– 막대한 비용과 시간 · 인력 투자로 6 개월 … ‘ 국내는 3 개월 ’
-TV 방송 이후 다른 정보 업데이트 없어
[미디어원=이정찬 기자] 최근 들어 여행을 주제로 한 예능 TV 프로그램이 여행업계의 판세를 뒤흔들 만큼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 특히 아웃바운드 시장을 중심으로 한 외국 관광청과 항공사 , 관련 여행사들이 TV 방송매체의 파급력 있는 홍보 효과를 기대하며 TV 프로그램 협찬사로 뛰어들고 있다 .
대표적으로 지난해 9 월 방영된 tvN ‘ 꽃보다 할배 _ 대만편 ‘ 의 경우 방송이 끝난 직후 대만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숙박시설과 현지 가이드 부족 등 급작스런 쏠림현상으로 인한 역효과까지 발생했었다 .
한국관광공사와 인천공항공사 집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 월 한달간 대만을 찾은 여객수는 크게 늘어 여름 휴가철 최대 성수기였던 7 월 ~8 월 대비 12.6% 나 증가한데 이어 전년 동월 대비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또한 지난해 12 월부터 올해 1 월까지 방영된 tvN ‘ 꽃보다 누나 ‘ 는 한국인에게 익숙치 않은 동유럽과 터키를 생생한 영상과 감동으로 담아내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 ‘ 꽃보다 누나 ‘ 가 방영되고 다음달 (2 월 ) 에는 터키를 찾는 한국 관광객의 수가 전년 동월 대비 24% 이상 상승하는 기록을 세웠다 .
뿐만 아니라 ‘ 꽃보다 할배 ‘ _ 대만편 때와 마찬가지로 프로그램 방영 후 4~5 개월이 지나면서 올해 4 월과 6 월에는 인천공항을 통해 터키를 찾는 여객수가 전년 동월대비 각각 38%, 44%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
크로아티아의 경우 지난 1 월 ~6 월까지 인천공항을 통해 출발한 여객수가 전년 동기 대비 14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
아웃바운드 여행업 관계자들이 TV 예능프로그램을 홍보 수단으로 활용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에도 이렇듯 TV 방송매체의 파급력이 어느 때보다 크고 강하게 나타나는 것은 우리나라 해외여행 시장이 일반화되었기 때문이다 . 연예인이나 일부 인사들만이 갈 수 있던 시대가 아니고 누구나 실행으로 옮겨 떠날 수 있는 여행 문화가 조성되면서 TV 방송매체가 날개를 단 격이다 .
TV 방송매체를 이용한 마케팅과 홍보가 오랜 시간과 엄청난 비용 그리고 많은 인력 등이 동원되는 대대적인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여행업 관계자들이 앞 다투어 TV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투자 대비 효과가 확실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그렇다면 이러한 TV 방송매체를 통해 얻는 효과의 지속력은 어떠할까 . TV 라는 영상매체의 특성상 즉각적인 반향이 예측 가능한 결과라면 효과의 지속성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도 한번쯤은 생각해 볼 문제이다 .
# 매일 매일 새롭게 등장하는 방송 프로그램 배경지
-TV 속 여행지 매주 5~6 곳 소개 ‘ 한 달 30 여곳 ’
– 과다 경쟁으로 프로그램 과장 연출 … 시청자 피해로 이어져
사회전반에 걸쳐 여행을 비롯한 다양한 야외활동을 통해 여가를 즐기고자 하는 인구가 점차 늘어나면서 여행을 모티브로 한 TV 연예오락프로그램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
특히 주말 연예오락프로그램인 KBS2 ‘ 해피선데이 _1 박 2 일 ’ 은 지난 2007 년 8 월 5 일 첫 방송을 탄 이후 시청자들의 국내여행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며 지역 관광 활성화에 지대한 역할을 담당했다 .
매주 방송에서 소개되는 관광지에는 지역 관광에 나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 지역 상권 역시 때 아닌 호황으로 큰 수익을 거뒀다 . 또 일부 유명 관광지나 해변 외에도 사람들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관광지에 대한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졌다 .
작게는 국민 여가생활의 건전성과 함께 지역 간의 소통이 이루어지고 , 크게는 관광산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민간소비 경제를 뒷받침할 중요 산업으로 인식됨에 따라 국내관광 활성화의 필요성이 인지되었다 .
하지만 KBS2 ‘ 해피선데이 _1 박 2 일 ’ 의 인기는 타 방송의 유사 프로그램 제작으로 이어졌고, 방송사 간 출혈경쟁으로 매주 5~6 곳에 이르는 여행지가 소개되며 과장된 연출과 흥미 위주로 여행의 의미가 변질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매주 방송되는 여행지로의 관광객 쏠림현상은 TV 방송 프로그램을 따라 옮겨가며 지역관광의 반짝 현상으로 나타났다 . 여행객들의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어지지 못한 지역관광은 몰려든 여행객들이 버린 각종 쓰레기와 자연 문화 훼손으로 지역민의 삶에 혼란만 야기 시키는 결과를 초래 했다 .
그렇다면 매주 TV 방송매체를 통해 소개되는 수많은 여행지 중 가장 관심이 높았던 지역의 관광특수 효과는 얼마나 지속되었을까 .
# 인기 연예인 등장하는 TV 방송 , 효과는 얼마나 …
– 국내여행 , TV 방송 3 개월 정점으로 점차 감소
– 해외여행 , TV 방송 4~6 개월째 최고 인기 … 6 개월 이후에는 점차 감소 보여
– 지속적이고 다면화된 홍보 전략으로 손쉽게 정보 접해야
TV 방송을 통해 소개된 국내 · 외 여행지에 대한 예비 여행객들의 관심은 지리적 거리와도 깊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국내여행은 TV 방송 직후부터 즉각적인 반향을 일으키는가하면 단체여행객 ( 패키지 ) 의 비중이 큰 해외여행은 방송이 끝난 3 개월 후부터 본격적인 상승 시그널을 보였다 .
또한 해외여행 해당 지역의 여행객 증가 추이를 살펴보면 상승구간을 잇는 기간은 방송이 나간 후부터 점차적으로 증가해 방송 4~6 개월까지 여행객이 집중되는 최고치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 이후에는 다시 점차적인 하향구간으로 진입하며 특정 지역 여행객 쏠림현상이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
공항공사 등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 tvN ‘ 꽃보다 누나 _ 터키편 ‘ 이 방송된 지난 1 월 인천공항을 통해 터키로 출국한 여객 수는 15,943 명 ( 전년 동월 대비 12.8% ↑ ) 으로 집계됐다 . 2 월에는 14,518 명 ( 전년 동월 대비 24.7% ↑ ), 3 월 16,650 명 ( 전년 동월 대비 22.5% ↑ ), 4 월 20,203 명 ( 전년 동월 대비 38.5% ↑ ), 5 월 22.087 명 ( 전년 동월 대비 47% ↑ ), 6 월 19,809 명 ( 전년 동월 대비 45% ↑ ) 으로 집계됐다 . 공항공사는 현재 (29 일 기준 ) 7 월 추정 여객 수가 17,000 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
또 한동안 tvN ‘ 꽃보다 할배 _ 대만편 ‘ 방송효과로 몸살을 앓았던 대만은 지난해 9 월 방송이 나간 직후부터 관광객이 몰려들며 지난해 9 월 대만 항공 여객 수가 60,522 명이던 것이 10 월에는 67,740 명으로 늘었고 , 11 월 66,508 명 , 12 월 67,237 명 , 올 1 월 73,113 명 , 2 월 70,088 명 , 3 월 69,063 명으로 늘었다 . 이후 방송 7 개월째인 지난 4 월에는 66,946 명으로 줄었고 , 황금연휴가 있었던 지난 5 월에도 66,949 명으로 소강상태를 유지했다 .
대만의 경우 지리적으로 같은 동북아에 위치해 근거리에 있다는 점에서 방송의 영향이 다소 빠르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 대만은 단체여행객 뿐만 아니라 개별 자유여행객 (FIT) 이나 가족단위 여행객의 비중이 많아 방송에 의한 반향이 빠르고 쏠림현상 역시 심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
이어 스페인편 역시 지난 4 월 방송이 나간 직후인 5 월에는 항공 여객 수 5,371 명을 기록하며 전월 (2,529 명 ) 대비 11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방송의 효과를 실감케 했다 .
이와 같이 TV 방송을 통해 소개된 해외 여행지와 관련해 해당 지역의 여행객 및 기타 여객 수 추이를 분석한 결과 , TV 방송 프로그램에 의한 홍보 및 여행객 쏠림현상은 방송 직후에서부터 4~6 개월 사이 정점에 다다르고 이후에는 점차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이는 엄청난 비용과 인력 , 시간 등의 막대한 투자로 얻게 되는 TV 방송 효과가 눈에 띄는 확실한 파급력 뒤에 6 개월이란 기간제에 그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TV 방송의 이러한 단기적 효과는 국내 관광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 문제점이다 . 해외와 다른 점이 있다면 지역 관광의 경우 방송 효과의 즉각적인 반응과 쏠림현상이 해외보다 더욱 심해 방송 직후부터 3 개월까지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
강원 지자체 문화관광 담당자는 “2 년에 걸쳐 TV 연예오락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명소가 소개된 이후 방송 다음날부터 관광객이 대거 몰리며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 ” 며 “ 방송의 효과를 확실히 볼 수 있었다 . 하지만 3 개월까지 북적이던 지역관광은 4 개월이 되면서 많이 축소되었고 6 개월이 지나면서는 예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왔다 ” 고 전했다 .
또 그는 “ 지역 관광을 알리는데 TV 방송이 획기적인 수단이 될 수는 있으나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미래지향적 홍보를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한 데이터가 충분히 시장에 공급되어야 한다 ” 며 “ 인기 연예인을 동원한 TV 방송의 파급력이 일반인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 만큼 빨리 소진된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 ” 고 지적한다 .
이어 “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꾸준하고 지속적인 지역 관광에 대한 정보 제공과 홍보의 다면화로 시도되는 새로운 정보 업데이트가 이루어져야 한다 ” 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