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허니문 시장의 보릿고개가 유독 심하다 . 윤달이라는 커다란 장애물이 성수기여야 할 하반기 허니문 시즌에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 가을 윤달 탓에 지난 봄 시즌 허니문 시장이 활개를 필 것이란 예상이 빗나가면서 허니문 여행업계의 앓는 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
올 하반기 허니문 시장은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달 중순부터 윤달이 시작되기 전인 이달 중순까지 한 달 간이 피크시즌이 됐다 . 한철 장사인 허니문 여행사들은 한 달 간의 이익창출로 남은 두 달의 겨울을 보내야 하는 셈 . 때문에 영세 허니문 전문사들이 올해를 넘기지 못하고 줄지어 도산할 것이라는 핏빛 예측들이 쏟아지고 있다 .
취재결과 여행사들의 보릿고개 타개방안은 타깃 변경과 내년 얼리버드 허니문 여행상품 판매 두 가닥으로 모아졌다 .
여행사들은 11, 12 월은 윤달이 걸림돌로 작용되지 않는 리마인드 허니무너 , 커플 , 가족여행객을 메인 타깃으로 변경해 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 △ KRT 여행사는 ‘ 괜찮아 커플여행이야 ’ 기획전을 통해 리조트부터 풀빌라까지 다양한 숙소 선택의 폭을 넓혔다 . 단 , 지역은 푸껫 , 보라카이 , 발리 지역으로 한정돼 있다 . △ 하나투어는 기존 허니문 테마상품인 ‘ 부부 행복을 기원하는 결혼기념여행 ’ 을 이 시기 판매하는데 더욱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
쌍춘년인 내년 허니문 시장이 낙관적인 가운데 올 하반기보다 내년 봄 성수기를 미리 준비하는 업체들도 눈에 띈다 . △ 노랑풍선은 조기예약 프로모션으로 하와이 허니문 여행상품을 이달 31 일까지 예약하는 고객들에 한해 최대 400,000 원 할인 기획전을 펼치고 있다 . △ 모두투어 역시 ‘2015 S/S 허니문 얼리버드 ’ 를 통해 내년 3 월 1 일부터 8 월 31 일까지 출발하는 고객 대상 다양한 특전을 선보인다 . 단 , 예약 기간은 이달 20 일까지다 .
피하지 못하면 즐기라는 말처럼 윤달이라는 단점을 강점으로 보완한 기획전도 눈에 띈다 . △ 롯데관광은 ‘ 윤달에 더욱 특별해지는 허니문 ’ 을 통해 윤달 기간 출발 고객에 한해 최대 400,000 원 할인과 다양한 사은품을 추가 제공한다 . △ 하나투어 역시 ‘ 윤달 ! 극복하으리 ~’ 기획전을 선봬 윤달임에도 결혼하는 고객들에게 상품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
허니무너 FIT 넘어 DIY 현지호텔 직구족 늘어
“ 올해만 지나면 허니문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을까 ?” 이에 대한 답변은 “No” 다 . 허니무너들의 여행상품 구매 패턴은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 그저 올해가 유독 어려웠던 이유를 ‘ 윤달 ’ 이라고 집착할 순 없다 .
허니문 상품은 특성상 여행일정이나 관광지 , 상품가격 심지어는 항공사보다 숙소가 더욱 중요한 요소다 . 허니무너들이 여행사를 통해 상품 구매 시 호텔 허니문 특전을 제공받을 수 있고 OTA( 온라인여행사 ) 를 통할 경우 허니문 특전 혜택을 받기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허니무너들은 여행사를 이용했다 . 허니문 여행 또한 FIT 로 추세가 바뀌었지만 호텔 예약관련 여행사를 이탈하는 허니무너의 숫자는 미미했다 .
최근 항공과 더불어 현지호텔마저 직접 구매하는 DIY(Do It Your Self) 허니무너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 이들은 현지호텔 관계자와의 직접 계약을 진행해 허니문 특전이 포함되도록 하고 있다 . DIY 허니무너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요인은 단연 인터넷 커뮤니티다 . 허니무너들은 네이버 , 다음 , 네이트 등의 커뮤니티 채널을 통해 사소한 지역정보부터 여행사별 상품 견적과 현지호텔 직구 방법에 이르기까지 세세한 정보들을 공유하고 있다 .
한 여행사 관계자는 “ 허니문 관련 정보들이 넘쳐나는 것은 물론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해 현지호텔과의 계약 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기술들까지 전파하고 있다 ” 며 “ 허니무너를 타깃으로 한 여행사들은 호텔만큼은 OTA 보다 우위에 있었다 . 그러나 ‘ 뛰는 여행사 위에 나는 허니무너 ’ 격이다 . 현지호텔 직구족이 증가할수록 여행사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질 것 ” 이라고 허니문 여행시장의 미래를 우려했다 .
한편 패키지여행사들의 허니문 팀 색채 또한 옅어지고 있다 . 다수의 패키지여행사들 또한 허니문 팀과 FIT 팀을 따로 운영하고 있지만 허니무너들이 상담문의 시 FIT 팀과 연결하는 경향이 높다는 것 . 이는 허니문 여행이 ‘ 고가 ’ 라는 이미지가 강한 반면 FIT 여행은 ‘ 저가 , 알뜰 ’ 이라는 인식을 다수의 여행객들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이에 패키지여행사들이 허니문 팀을 존속하기 위해서는 고객들의 인식변화와 함께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군을 보유함으로써 FIT 팀이 아닌 허니문 팀으로의 유입을 증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허니문 시장의 향후 전망
허니문 여행시장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암울하다. 년 말이면 도산하는 업체들의 소식이 줄을 잇고 또 그만큼의 새로운 허니문 여행사들이 문을 연다 . 지난해 이맘때쯤 방영된 tvN < 꽃보다 누나 > 로 불거진 크로아티아에 대한 국내 여행객들의 높은 관심은 올봄 성수기 크로아티아 전문 허니문 여행사들을 대거 양성했다 . 문제는 거품수요가 대부분이었다는 것 . 때문에 봄 성수기가 시작이자 마지막이 된 업체들이 수두룩했다는 점은 뼈아프다 . 동 상황은 허니문 여행업계의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
여행사를 이탈하는 허니무너들의 수가 매년 증가하면서 여행사들은 새로운 지역 창출에 고군분투다 . 온라인을 통해 여행정보가 많지 않은 신규 지역을 통해 모객 증대를 꿈꾸는 것 . 그러나 실상은 수년간 동남아와 하와이로 허니문 지역이 굳어졌고 최근에는 몰디브와 칸쿤이 대세를 입증하고 있을 뿐 신규 지역이나 이색 지역의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