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전 세계 16 억 명 , 관광 지출 2020 년 220 조 원 예측
-신흥시장 방한 입국객 지속 증가하지만 인프라는 변화 없어
(미디어원=정인태 기자) 지난해 방한 중국관광객은 4,326,869 만 명으로 국내 인바운드 시장 1 위였던 일본 (2,747,750 명 ) 을 제치고 당당히 1 위에 등극했다 . 특히 중국인 입국객이 2012 년 대비 52% 급증하며 국내 여행업계는 일명 ‘ 요우커 ’ 모시기에 열중했다 . 그러나 문제는 장기적인 안목 없이 현재 상황에 급급해 국내 여행시장이 중국 시장만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 전 세계가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여념이 없고 이제 막 해외여행에 재미를 붙인 중국인들이 장거리 지역으로 눈을 돌리게 될 미래에 대한 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다 . 오는 2020 년 전 세계로 향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1 억 명 이상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이들 중 한국을 여행목적지로 선택할 중국인은 얼마나 될까 . 국 내 여행업계가 등한시하고 있는 신흥시장들의 영향력에 대해 소개한다 .
소리 없이 강한 신흥시장 열전
세계 1 위 인구를 보유한 중국의 인구수는 약 13 억 명 , 그야말로 엄청난 규모이다. 그러나 우리가 모르는 한 가지 . 전 세계 인구수 약 16 억 명 . ‘ 무슬림 ’ 이라 불리는 이슬람교도들의 수는 자그마치 16 억 명으로 대부분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터를 잡고 있다 . 세계 2 위 인구를 보유한 인도 (1,236,344,631 명 ) 의 국민 13.4% 가 이슬람을 믿고 있으며 세계 4 위 인구를 보유한 인도네시아 (253,609,643 명 ) 는 국민 87% 가 이슬람교도이다 . 특히 터키 (81,619,392 명 ) 는 국민 99% 가 이슬람교를 믿고 있다 .
아울러 방한 국가 중 8 위에 랭크된 말레이시아 (2013 년 1~12 월 기준 207,727 명 ) 는 모든 종교를 허용하고 있지만 국민 중 과반수이상이 믿고 있는 이슬람교가 국교로 지정돼 있다 . 때문에 한국을 찾은 외국관광객들을 보면 히잡을 두른 동남아시아 여성들이 많이 눈에 띈다 . 남성 무슬림의 경우 여타의 동남아시아 관광객들과 차별성을 보이지 않아 구분하기 쉽지 않지만 여성 무슬림들의 경우 히잡을 통해 그들의 종교를 파악할 수 있다 . 지난해 한국을 찾은 인도 입국객 수는 123,235 명으로 2012 년보다 3 만 1 천여 명 증가했고 인도네시아 역시 전전년 대비 4 만여 명 가까이 한국을 찾았다 . 한국을 찾은 각국의 국민들이 모두 무슬림은 아니지만 이슬람교를 믿는 국민이 다수를 차지하는 국가들의 성장속도는 더 이상 ‘ 무슬림 ’ 을 무시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님을 보여준다 .
한편 이들과 더불어 방한 여행객이 늘고 있는 국가가 있다 . 바로 러시아 . 지난 1 월 1 일 한 – 러시아 비자면제 시행으로 입국절차가 보다 편리해지면서 지난 2 월 한국을 찾은 러시아 입국객 수는 전년 동월대비 1 만 2 천여 명 증가했다 . 한 – 러시아 비자면제 시행과 더불어 올해와 내년은 한 – 러 상호 방문의해인 만큼 양 국가의 지원도 관광시장 활성화에 한 몫 할 것으로 예상된다 .
차세대 요우커 가능성 높은 무슬림 시장
한국관광공사 ( 사장 변추석 ) 에 따르면 무슬림 아웃바운드 시장은 2011 년 약 144 조원이었던 무슬림 관광객 지출이 오는 2020 년 약 220 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무슬림 국가 관광객은 전 세계 해외여행 규모의 12.3% 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무슬림 국가 중 상당수의 해외여행 비중은 급격한 경제 발전을 바탕으로 2020 년까지 연평균 약 4.7% 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무슬림 국가와 인접한 태국 , 싱가포르 , 일본 , 중국 등은 이들 나라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 일 무슬림 관광객을 위한 식당 가이드북 ‘Restaurant Guide for Muslim Visitors’ 를 발간했다 . 본 가이드북은 지난 2012 년 발간책자의 개정판으로 무슬림 관광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할랄 식당 및 할랄 대체 식당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 뿐만 아니라 상기 식당들이 위치한 지역의 주요 관광지들에 대한 정보도 함께 실어 한국의 볼거리와 먹거리를 동시에 소개하는 가이드북 출시와 동남아 무슬림 관광시장 마케팅조사를 통해 이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시장활성화를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
이는 국내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 CJ 제일제당과 풀무원은 할랄 식품을 제조해 인증 품목으로 인정받는 등 할랄 인증 식품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 그러나 한국관광공사가 방한 경험이 있는 말레이시아인과 인도네시아인을 대상으로 한국 여행상품에 대해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테마와 가격적인 면에서 장점으로 꼽힌 반면 무슬림이 즐길 수 있는 나이트라이프가 부족하고 할랄 음식이나 기도시간 등의 부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 무슬림 관광객들이 해외여행 시 할랄 음식 섭취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응답이 89.8% 를 보였다는 점에서 할랄 음식점의 부재가 무슬림 여행시장 활성화에 제약이 됨을 알 수 있다 .
아울러 무슬림들의 하루 평균 기도 횟수는 4.9 회이나 한국 여행 시 4.3 회로 감소한다 . 기도시설 부재와 여행형태가 주로 단체 일정이다 보니 기도시간을 제 시간에 지킬 수 없어 기도시간이 감소되면서 한국 여행에 불편을 느끼는 사례가 늘고 있다 . 반면 무슬림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타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태국은 호텔과 같은 공공시설에 무슬림 관광객들이 종교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도시설뿐만 아니라 남녀가 엄격히 구분돼 있는 할랄 스파 등 이들의 편의를 위한 시설들을 설치했다 . 중국과 홍콩은 항공사 , 지자체 , 여행사 , 정부의 협력 아래 무슬림 국가와 투어 관련 업체 / 기관들을 초청해 홍보 , 세미나 , 워크숍을 개최하며 자국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 싱가포르는 이슬람 명절을 기념하는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뉴질랜드는 할랄 가이드북을 발간 후 세미나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홍보를 펼쳐 적극적인 무슬림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
비자면제 러시아 시장 움직임 적극적
2014/15 한 – 러시아 상호 방문의해와 지난 1 월 1 일 한 – 러시아 비자면제 협정이 시행되면서 양 정부 및 유관기관은 두 국가의 교류와 관광시장 활성화에 공격적인 활동들을 보였다 . 세계에서 9 번째로 많은 국민을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 인구는 142,470,272 명 . 비자면제가 시행되면서 이들을 한국으로 유치할 수 있는 메리트가 생긴 셈이다 .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 월 방한 러시아인은 14,173 명으로 전년 동월 방한 러시아인 (12,223 명 ) 보다 2 천여 명 더 증가했다 . 비자면제로 양 국가 이동이 편리해지면서 한국을 찾는 러시아인들의 발걸음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
이에 정부를 비롯해 유관기관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 국내 지역기관 중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단연 대전마케팅공사 ( 사장 채훈 ) 다 . 대전공사는 국토교통부 내륙권 시범사업의 하나로 의료관광객 유치거점 구축을 위해 모스크바에 해외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이전부터 러시아 현지에서 지속적인 홍보마케팅 활동을 펼쳐온 바 있다 . 또한 지난해 3 월 모스크바 국제관광박람회에 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한국의료관광 홍보관을 운영했으며 8 월에는 사할린 지역에서 내륙권의료관광 설명회를 개최했다 .
이밖에 러시아 아에로플로트항공사 기내잡지 12 월호에 의료관광 광고를 게재하는 등 비자 면제에 따른 러시아 의료관광객 유치에 심혈을 기울였다 . 또한 비자면제가 시행된 지난 1 월에는 올해 러시아 의료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정부는 지난 2 월 제 2 차 관광진흥확대회의를 통해 러시아를 비롯해 동남아 시장 확대에 대한 전략을 발표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 ( 장관 유진룡 ) 는 2011 년 기준 전 세계 5 위 아웃바운드 관광시장이자 2012 년 관광지출액 세계 5 위인 러시아 관광객을 오는 2017 년까지 약 35 만 명 유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러시아 관광객 유치 전략을 발표했다 .
문관부에 따르면 방한 러시아 관광객은 2010 년 이후 지속 증가 추세로 지난해는 2012 년 대비 5% 성장한 17.5 만 명을 기록했다 . 문관부의 러시아 관광객 유치 키워드는 ▲ 고부가가치 특화 의료관광 활성화 ▲ 대규모 마이스 (MICE) 및 개별관광객 유치 촉진 ▲ 지방관광 육성 및 러시아 관광객 안내 서비스 개선 ▲ 한 – 러 상호 교류 협력 확대 및 홍보 마케팅 강화 등이다 .
특히 올해 안에 러시아 현지 최초의 ‘ 한국의료관광박람회 (KIMTC)’ 개최를 추진할 방침이다 .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3 월 19 일부터 22 일까지 러시아 최대 박람회인 MITT( 모스크바 국제관광박람회 ) 에 참가 , 러시아 전역 및 CIS( 구소련 독립국가연합 ) 관광업계와 일반 소비자 등을 대상으로 한국 관광을 홍보했다 . 문관부와 공사 , 대한항공 및 러시아 관광객 유치 전문 여행사와 의료관광을 홍보할 국내 병원 등 총 29 개 업체가 참여해 비즈니스 상담과 관광 홍보를 병행했다 . 아울러 오는 6 월에는 모스크바에서 한 – 러 관광교류 포럼과 한국문화관광대전 그리고 문관부가 추진했던 KIMTC 등이 잇따라 개최함으로써 러시아 관광객 방문을 촉진할 계획이다 .
“ 무사태평 국내 여행업계 이제라도 신흥시장 유치에 가담해야 ”
지난해 10 월 기자는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의 시각으로 4 대궁을 둘러본 적이 있었다 . 덕수궁의 수문장교대의식과 경복궁에서 한 편의 연극을 보듯 펼쳐지던 궁궐 호위군 사열의식인 ‘ 첩종 ’ 행사와 전통의상입기 체험은 국내외 관광객 모두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듯 보였다 . 그러나 실상 내막은 그렇지 않았다 .
철저한 무시로도 비춰질 수 있을 만큼 국내 인바운드는 4 개국 ( 한국어 / 중국어 / 일본어 / 영어 ) 언어권 국가들에만 편의를 제공하고 있었다 . 사실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 있다 . 기자 또한 외국을 나가보면 한국어로 제작된 브로슈어나 메뉴를 찾아보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님을 몸소 겪기도 했다 .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을 비롯해 현지 국가 관광산업에 한국시장이 중요한 시장이라면 그러한 인프라는 갖춰져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쉽지 않다 . 그럼에도 기자가 느낀 한국 관광 인프라나 시스템이 4 개국 언어권 국가를 제외한 타 국가들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은 이들 국가의 영향력 때문이다 .
말레이시아의 경우 국내 인바운드 8 위 국가이고 본지에 언급되진 않았지만 태국 역시 국내 인바운드 7 위에 랭크돼 있다 . 하지만 이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찾기는 쉽지 않다 . 특히 무슬림 시장은 언어적인 인프라 외에도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많지만 어느 것 하나 준비되지 않은 그리고 준비하지 않는 국내 여행업계의 현 시점은 씁쓸하다 . 최근 국내 여행객들의 트렌드를 보면 맛 집 테마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 외국인 관광객들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 .
서울시내에서 무슬림들을 위한 음식점을 찾기는 쉽지 않고 호텔들 역시 그네들을 맞을 준비가 돼 있지 않다 . 늦었다고 생각할 땐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늦은 것인 지도 모른다 . 싱가포르 , 태국 , 뉴질랜드 , 호주 등 타 국가들은 중국 외에도 무슬림들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프라를 갖추고 경쟁태세에 돌입했는데 한국은 너무 무사태평이지 않나 . 더 늦지 않게 이제부터라도 여행시장의 신흥세력들을 유치하기 위한 움직임에 국내 여행업계 모두 적극 나서야 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