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구윤정 기자) 일본정부관광국은 올해 1 월부터 지난달까지 일본에 입국한 외국인 여행객이 1 년 전보다 26.0 % 늘어난 973 만여 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 일본 관광업계는 엔화 가치 하락과 하네다 공항을 오가는 항공편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 올해 외국인 관광객이 1200 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일본을 찾는 관광객의 증가는 엔화 가치하락과 하네다 공항의 활성화에 힘입은 바 크지만 동일본 대지진이후 극심한 침체에 빠진 관광산업을 살리기 위한 일본정부의 노력의 결실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
일본 정부는 동일본대지진 후 관광청을 신설하고 외국인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지방정부와 함께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전개했으며 이같은 노력은 아베정권의 엔저 정책과 맞물리면서 예상보다 빠른 결실을 얻을 수 있었다 .
일본정부가 외국인관광객의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 2 차대전 후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한 일본은 전 세계인의 동경의 대상이었고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언제나 아시아를 대표하는 , 관광대국으로 군림했다 .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전자제품을 사려는 외국인관광객들로 일본 최대의 전자상가 ‘아키하바라’는 언제나 활기 가득했고 일본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닛코 , 하코네 , 교토는 멀리 미국과 유럽에서 찾아온 관광객들로 붐볐다 . 일본인들의 친절함과 거리의 청결함은 일본을 찾은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더했다 .
1990 년대 중반이후의 경기침체와 일본정부의 무관심 속에 외래관광객의 숫자는 급감했지만 일본은 여전히 아시아 국가들 중 가장 방문하고 싶은 관광지로 손꼽혔다 .
이제 1200 만이라는 사상최대의 외국인관광객을 유치에 성공한 일본의 인바운드관광산업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
일본관광산업과 한국관광산업의 현재를 놓고 미래를 전망해 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
일본인바운드 관광산업의 경쟁력의 바탕은 전통적인 서비스 정신
일본의 관광산업은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 관광산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서비스마인드를 살펴보면 일본인의 서비스정신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예로부터 일본인의 서비스정신은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았으며 개인보다 집단을 중시하는 사회풍조는 관광산업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 개인주의가 확고히 자리 잡은 현재까지도 개별관광사업체에 종사하는 임직원들의 접객태도는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사업장의 청결도 , 전통 , 전문화 및 특화 등 각각의 관광사업체는 우리와 비교할 수 없는 역량과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 대도시의 음식점과 지방 소도시의 음식점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은 규모면에서의 크고 작음일 뿐이고 품질과 서비스 면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
서울 부산 등 대도시를 벗어나면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우리 현실과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
일본인의 정직성은 ‘ 바가지 상혼 ’ 을 용납하지 않는다 .
곧 있을 부산불꽃축제기간 동안 축제 행사장 주변의 바가지 상혼이 논란이 되고 있다 . 바가지 상혼은 우리 사회에서는 용인되고 있는 면이 없지 않다 . ‘ 메뚜기 한 철 ’ 이라는 말로 곧잘 합리화된다 . 4 만원이던 모텔 방값이 35 만원이 되고 두 사람의 커피 값이 자릿세를 얹으니 15 만원이 되는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지는 한국이다 . 중국관광객이 많이 찾는 신촌 일대의 포장마차조차 외국인관광객에게는 더 높은 가격을 받는다 .
일본인의 정직성은 서비스업에서도 마찬가지 . 성수기와 비수기 요금이 정해지면 그 요금을 준수한다 . 사람이 몰린다고 해서 바가지를 씌우거나 서비스를 달리 하지 않는다 . 일본 전국을 수십 차례 여행했지만 그런 못된 상인을 만나 본 일이 없다 .
낯선 곳을 여행하는 관광객에게 ‘ 일본은 안심하고 여행할 수 있는 곳 ’ 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
지역적인 특색 , 전통의 보존은 강력한 자산
일본은 산업화 현대화에도 불구하고 지역적인 특색과 전통이 잘 보존되어있다 . 100 년 200 년된 거리와 상점이 즐비한 곳이고 축제의 전통은 수백 년을 이어왔다 . 동네어귀의 양조장 마을 앞의 우물이 역사를 담고 문화를 간직한다 .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역사와 문화를 소멸시켜 온 우리와는 큰 차이가 있다 . 과장된 스토리텔링으로 관광객을 현혹시키거나 급조된 이름뿐인 축제로 관광객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 바로 인프라의 차이다 .
관광공무원의 전문성에서 미래를 볼 수 있다 .
개별사업자들의 서비스 정신과 정직성 위에 성실한 관광공무원들의 전문성이 덧씌워진다 .
대학에서 관광을 전공하고 관광분야에서 오랫동안 종사해 온 관광공무원들의 관광산업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순환보직제인 우리 관광담당 공무원들과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 관광사업자들과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관광공무원들은 체계적인 해외마케팅계획을 수립하고 지역의 관광발전을 위해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
일본관광산업의 미래는 밝다 .
부정과 비리로 얼룩진 한국의 관광산업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
호텔등급평가에서 부정한 돈이 오가고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이 국민의 혈세로 허울 좋은 연수에 나서고 관광산업을 지휘하는 공사의 사장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우리의 현실과 일본관광산업의 현재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
오늘을 보면 내일을 짐작할 수 있다 . 좋은 인프라 , 타고난 정직성과 서비스정신 , 그리고 관광담당 공무원들의 전문성과 책임감에서 일본관광산업의 내일이 쾌청함을 확신할 수 있다 .
우리 관광산업이 미래를 위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 일본관광산업의 오늘 ’ 에서 배우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