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행시장의 미래- 아웃바운드 성장세 지속, 소셜호텔등장

세계 여행시장은 향후 20 년 , 30 년 , 50 년 뒤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까 ? 일본은 한국보다 한참 앞선 1964 년 해외여행자유화 조치가 이뤄졌다 . 올해로 해외여행자유화 50 주년을 맞은 일본 여행업계는 지나온 반세기를 짚고 앞으로의 또 다른 반세기에 대한 구상으로 분주하다 . 관광리서치 전문회사인 포커스라이트 우시바 하루오 (Ushiba Haruo) 일본대표가 전망한 글로벌 여행시장의 미래모습을 소개한다 .

20 년 뒤 아웃바운드 2.4 배로 확대

UN 세계관광기구 (UNWTO) 에 따르면 전 세계 아웃바운드 여객 수는 2012 년 기준 12 억명이다 . 여기에서 아웃바운드는 자국에서 타국으로 취업 이외의 목적으로 출국하는 사람 ( 여행자 ) 이 출국한 횟수로 정의하고 있다 . 한편 국제민간항공기구 (ICAO) 는 2012 년 전 세계 정기 국제선 여객수가 11 억 5,700 만명이라고 발표했다 . 여기서의 여객 수는 출발 · 도착을 각각 세기 때문에 UNWTO 의 단위와 맞추기 위해 출발횟수만을 반영하면 , 그 반수인 약 6 억명이 된다 . 즉 , 아웃바운드 총수 12 억명의 50% 가 항공을 이용하고 , 나머지 50% 인 6 억명은 육로 또는 해로를 이용해 출국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

세계 인구는 현재 72 억명 . 2030 년에는 84 억명 , 2050 년에는 96 억명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 인구가 증가하면 그에 비례해 아웃바운드 규모도 커진다 . 관광산업을 21 세기 최대 성장산업 중 하나로 보는 이유다 . 에어버스사는 연평균 4.7% 씩 증가해 20 년 후인 2032 년에는 국제항공여객 수요가 2.4 배가 될 것으로 예측했으며 , 보잉사는 연평균 증가율을 5% 로 내다봤다 . 에어버스사의 장기예측에 따라 계산하면 2032 년의 항공여객 수는 29 억명 ( 출발 · 도착 각각 반영 ) 에 달한다 . 성장세가 두드러진 아시아 · 태평양 지역의 구성비는 유럽 (42%) 에 이은 26% 로 확대된다 . 신흥국가의 새로운 중산층이 강력한 증가세를 보이며 아웃바운드 수요를 끌어올릴 것이다 .

환경수용력 기준과 인프라 정비 필요

과연 20 년 후의 급증하는 아웃바운드 여객 수 (2012 년의 2.4 배 , 29 억명 ) 에 여행목적지의 환경수용력은 대응할 수 있을까 . 세계무역기구 (WTO) 가 세계무역 질서를 만든 것처럼 UNWTO 도 전 세계 여행목적지의 환경수용력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어 보인다 . UNWTO 는 특정 여행목적지에 동시에 방문할 수 있는 최대 여행자 수를 그 여행지의 수용능력으로 하고 있다 . 여행목적지의 물리적 , 경제적 , 사회문화적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그 지역 주민 커뮤니티에도 악영향을 주지 않는 동시에 여행자의 만족도 역시 떨어뜨리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한 수용력을 환경수용력으로 보고 있다 .

사진: 차세대 항공기 보잉 797의 위용

항공기 제조사는 향후 20 년 동안 3 만기의 제트여객기 ( 연간 평균 1,500 기 ) 를 제조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 항공기 증가에 대응해 공항도 다수 정비되지 않으면 안 된다 . 현재 전 세계적으로 230 개의 공항 신설 계획이 수립돼 있으며 , 기존 공항에서는 활주로 증설과 터미널 확장 등의 개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이미 4,000 억 달러 이상이 투자돼 있다 . 이와 같은 하드인프라 정비와 병행해서 조종사와 항공정비사도 대량으로 공급돼야 한다 . 이른바 소프트인프라 정비가 필요한 상황으로 , 향후 20 년 동안 세계에서 조종사와 항공정비사 각각 50 만명 이상 새롭게 필요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

FSA 와 LCC 구분 의미 사라져

당연히 항공사의 비즈니스 모델도 크게 변할 것이다 . 저비용항공사 (LCC) 는 단거리에서 장거리 노선으로 진출해 버짓 투어리스트 (Budget Tourist) 의 ‘ 다리 ’ 가 된다 . 현재 세계 LCC 의 점유율은 약 25% 인데 2032 년에는 50% 를 넘어설 기세다 . 동남아시아 역내는 이미 60% 에 육박해 과연 어느 수준까지 오를지 흥미를 끌고 있다 . LCC 의 점유율 확대는 FSA(Full Service Airline) 에게 점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 LCC 와 FSA 와의 경쟁 결과 서로 상대의 장점을 받아들이게 되고 결국 양측의 경계선은 서서히 소멸될 것이다 . 20 년 후에는 LCC 와 FSA 를 구분하는 의미 자체가 사라지고 말 수도 있다 .

인기 여행지에서는 숙박시설 건설 러시가 시작될 것이다 . 이와는 별도로 현재 유행하고 있는 공유경제에 의해 개인이 보유한 주택 일부와 별장을 빌려주고 빌리는 사례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공유시장에서 온라인 예약 플랫폼을 제공하는 에어비앤비 등의 중개사업자가 증가해 기존 숙박시설의 비즈니스 환경에 큰 영향을 끼칠지도 모른다 . 항공운송업계와 마찬가지로 숙박업계에서도 신규 진입자가 전통적 사업자에 경쟁을 거는 형국이다 . 지상 숙박시설이 필요 없는 오션크루즈와 리버크루즈 시장도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소셜트래블 시대의 도래

기본적으로 영리목적의 숙박시설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VFR(Visit Friends and Relatives, 친구 및 친지 방문 ) 시장도 확대된다 . 세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국제유학생 ( 현재 약 400 만명 ) 과 국제노동자 ( 수 천 만명으로 추정 ) 증가가 VFR 시장 확대의 추진력이다 . 세계 각국의 사증 규제완화도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다 .

또 하나 잊어서는 안 될 현상은 의료관광과 다세대 가족여행의 부상이다 . 저렴하면서도 첨단인 해외의 의료서비스를 추구하는 환자가 이미 세계 각지를 이동하기 시작했다 . 건강진단과 가벼운 치료인 경우에는 동반자와 함께 여행까지 즐긴다 . 현재는 세계 아웃바운드 시장의 30% 가까이 점하고 있지만 20 년 뒤에도 더 큰 존재감을 갖게 될 것이다 .

또 인구증가와 함께 평균수명 ( 건강수명도 늘어난다 ) 도 늘어난 결과 , 세계는 서서히 장수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 , 조부모 + 양친 + 자녀 ( 손자 ) 로 구성된 3 세대 가족여행이 일반화된다 . 그리고 우주여행도 부유층 중심에서 점차 확산될 것이다 .

여행자도 변할 수밖에 없다 . 인터넷에 친숙한 밀레니엄세대 (1980~2000 년 탄생 세대 ) 가 2032 년경에는 30~50 세로 성장해 아웃바운드의 중핵을 구성할 것이다 . 디지털세대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스마트폰은 물론 웨어러블도 몸에 착용하고 네트워크에 상시 접속한다 . 자신의 개성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세대다 . 동료들과 상담해 여행계획을 짜고 , 여행지 숙박시설은 동료들과의 회합장소로 삼을 것이다 .

숙박객의 개인적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부티크호텔처럼 특정 소셜커뮤니티에 대응한 소셜호텔이 탄생할지도 모른다 . 그들은 공유경제 이용자의 중심이기도 하다 . 관광명소나 유적을 돌아보는 지금까지의 단순한 여행에서 이제부터는 체험을 중시하는 여행이 주류가 된다 . 소셜트래블의 개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