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페리’여행

(미디어원=정인태 기자) 한동안 침체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선사들이 조금씩 회복 단계를 보이고 있다 . 특히 상대적으로 짧은 거리고 많은 인원이 동시에 저렴한 가격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단체 ( 수학여행단 ), 대형 인센티브 단체 등의 수요가 많았던 한일 · 한중 페리 수요는 한순간에 중단됐었기에 그 충격이 상당했다 . 한동안 주춤했던 뱃길이 다시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긴 모객 기간을 보이는 선사들이 내년 상반기를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

– 국제선 , 국제안전관리규약 인증 필수
– 케이블에 3 분씩 일 24 회 ‘ 광고 ’ 진행
– 화동훼리 , ‘VIP 골프여행 ’ 으로 고급화

국제선은 국내선 안전기준부터 ‘ 달라 ’

“ 해외여행 시 그 어느 운송수단보다 안전한 것이 뱃길을 이용한 여행인데 그 인식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려 안타까웠다 . 배를 이용한 여행에 거부감이 있던 지난 6 개월 동안 국제선 페리가 안전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홍보를 진행하고 관련 체험을 진행하는 등 회복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시기로 삼았다 ”

지난 4 월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뱃길을 이용한 여행인 크루즈는 물론 중국 , 일본을 오가는 페리 역시 한동안 개점 폐업이나 다름없는 상태를 이어갔다 . 여행사에서는 관련 상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각종 광고 중단은 물론 예정돼 있던 홈쇼핑 역시 줄줄이 취소됐다 . 무엇보다도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것은 사람들의 ‘ 배 ’ 에 대한 인식이다 . 교통안전공단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태원 의원이 조사한 ‘ 대중교통분야 중 어느 분야가 가장 불안하다고 생각하는가 ’ 라는 설문조사에서 해양 · 수상 교통수단 (42.5%) 이 불명예 1 위를 한 것처럼 배에 대한 불신이 지속됐다 .

하지만 국제선을 운영하는 선사들은 국내선과 국제선은 엄연히 다른 기준으로 배를 운영하고 있으며 , 절대적으로 ‘ 안전 ’ 하다고 입을 모은다 . 국제협약에 따라 선박안전운항과 해양오염방지 등을 목적으로 운영 중인 국제안전관리규약 (ISM) 인증을 받아야 함은 물론 , 반드시 여권이 필요한 ‘ 해외여행 ’ 이기에 탑승자의 정원 체크 , 신원확인은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

안전관리 계열사 ‘ 팬스타트리 ’ 출범

중국 · 일본을 오가는 페리 수요가 주춤할 때 대부분의 업체가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 사내 조직 개편을 통해 선내 안전과 관련된 사항을 더욱 엄격하게 관리하는가 하면 , 색다른 홍보 채널을 찾아 소비자에게 가깝게 다가갈 새로운 시도를 준비했다 .

한국 – 오사카 페리와 부산 연안크루즈를 운항하는 팬스타라인닷컴은 지난 9 월 SM 사업부를 독립시켜 선박 안전관리에 힘을 쏟았다 . 계열사인 ‘ 팬스타트리 ’ 로 선원뿐만 아니라 선박안전 관련 사항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안전에 힘을 보태겠다는 움직임이다 . 팬스타 손한창 과장은 “ 기존에도 충분한 안전교육을 실시했지만 조직개편으로 직원들 뿐 아니라 선상에서도 보다 철저하고 체계적인 관리에 임하고 있다 ” 고 전했다 .

부관훼리도 지난 8 월 한국 청소년연맹과 함께 실제 선내 안전교육 방법과 운영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인 ‘2014 지도자 선진안전교육연수 프로그램 ’ 을 실시했다 . 한국 청소년연맹의 지도자들이 참석한 교육 연수 프로그램은 선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급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은 물론 안전 선진국으로 꼽히는 일본의 안전교육을 벤치마킹해 실제 국내 청소년들에게 알리기 위해 진행됐다 . 부관훼리 윤성중 차장은 “ 프로그램에 참석한 관계자 대부분이 지속적으로 진행하길 원해 내년 1 월에 추가로 계획하고 있다 ” 고 밝혔다 . 새로운 상품 홍보 루트도 개발하고 나섰다 . 저렴한 가격으로 홈쇼핑의 주 판매 상품이었던 페리지만 아직까지 소비자들의 거부감으로 홈쇼핑 진행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 때문에 장기적 · 지속적으로 상품을 노출하는 케이블 TV 광고를 지난 24 일부터 시작했다 . 윤 차장은 “ 상품 주 타깃층에 맞춘 케이블 채널을 통해 한 번에 3~5 분 , 하루 24 회 노출되는 형식의 새로운 ‘TV 광고 ’” 라며 “ 반복적으로 페리 상품의 장점을 인식하게 하는 광고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욱 효과적일 것 ” 이라고 기대했다 .

자전거 · 자동차 가져가는 ‘ 동호회 시장 ’

페리의 장점을 부각시킨 상품을 준비 중인 곳도 있다 . 기존 고정 고객으로 볼 수 있는 학생단체 , 트레킹 단체는 물론 페리만의 장점을 살려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것이다 .

한중 페리를 운항하는 화동훼리는 중국 옌타이 , 웨이하이 등의 골프장을 이용하는 VIP 고객을 대상으로 페리의 고급 시설 체험을 시범 운영 하고 있다 . 페리 내의 객실 시설 등을 고급스럽게 보강하고 인천항에서 직접 뜬 생선회를 식사로 제공하는 등 보다 엄선된 서비스를 제공해 새로운 모습의 페리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 화동훼리 양홍석 이사는 “VIP 대우를 받으며 페리를 이용한 고객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 며 “ 페리 역시 항공과 마찬가지로 고급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실제 이용을 통해 알리고 있다 ” 고 말했다 . 그밖에도 마라톤 , 걷기대회 등과 같은 한 · 중 친선 경기를 주로 삼은 대회를 주기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 중국의 불교 유적지를 돌아보는 순례상품도 시리즈로 진행한다 .

페리와 트레킹 · 사이클 등 레저와 관련된 상품 판매를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한다 . 페리를 이용한 트레킹 상품을 주로 판매하는 훼리투어는 산동성에 ‘ 구선산한국길 ’ 이라는 트레킹 코스를 개발하고 오는 27 일 오픈식을 진행 , 위동항운을 이용한 상품 판매를 하고 있다 . 훼리투어 양걸석 대표는 “ 모객의 70~80% 가 등산을 목적으로 가는 트레킹 손님 ” 이라며 “ 페리 이용 고객이 과거 노년층에서 스포츠 , 레저를 취미로 즐기는 중장년층으로 변해가고 있다 ” 고 강조했다 .

부관훼리도 자전거 동호회 , 자동차 동호회 등을 위한 상품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 일본의 자전거 도로는 국내 못지않게 잘 설비돼 있으며 , 최근 일본이 드라이빙 여행을 추천하고 있는 만큼 개인 소유의 자동차를 이용해 드라이빙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