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간 강태공 [16] 석모도 편

산으로 간 강태공 [16] 석모도 편

不正 은 바다바람과 산바람에 모두 날리고
옳은 데도 질 수 있는 용기
다시 뛸 맑은 에너지
가득 채워
오늘도 산을 내려온다 .

초봄에 가지는 산행은 겨울 산행의 상고대와 눈꽃도 , 새싹 돋는 절정의 봄 풍경도 없는 달리 눈으로 느끼는 맛도 없고 딱히 감동을 가질만한 그런 풍광을 사진에 담기도 아쉬운 시간으로 채워지기 쉽다 .

어설프게 남아 있는 잔설이나 때 이른 봄비까지 남아 있는 날이면 몸은 더 힘들어 지는 계절의 산행이기도 하다 .

볼거리는 없는 대신 산행하는 몸은 더 힘들고 겨울산행 못지않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그래도 기쁨을 찾는다면 어느 때 못지않은 기쁨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

겨울 설산에서 추위에 벌벌 떨며 먹던 식사시간을 까맣게 잊어버릴 만큼은 아니라 하더라도 추위가 많이 누그러진 상태에서 점심을 먹는 기쁨을 찾을 수 있다 .
뿐인가 누구보다 먼저 봄을 준비하는 이른 새싹을 만날 수도 있고 오히려 남아 있는 잔설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은 폭풍한설을 추억하게도 해 준다 .

어느 때 , 어느 시간에 가도 아름답고 기쁘지 않은 산이 있겠냐마는 초봄의 산행 역시 내가 찾는 만큼 오래 남는 행복이 큰 산행이 될 수 있다 .

겨울 산행객들은 강원도와 전북 , 영동 등 눈이 많이 내리는 산행을 많이 선호 하는 반면 봄 산행객들은 서해와 남해의 섬 산행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
오늘 소개 할 산은 봄과 겨울을 동시에 느끼기에 적합한 석모도 종주 산행이다 .
석모도는 서울에서 한 시간여를 달려 강화도 외포리에 있는 선착장에서 다시 배를 타고 10 여분을 가면 있다 .

도선은 버스와 승용차를 가리지 않고 태울 수 있다 . 다만 , 요금은 탑승객 각각의 요금을 차량과 따로 받는다 . 현재 강화도에서 석모도로 이어지는 교량을 건설 중이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차량으로 직접 석모도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석모도로 향하는 도선에서는 새우 맛 나는 과자로 갈매기를 유인하고 갈매기들이 떼로 모이는 장면 또한 산행 못지않은 기쁨이다 .

주말이나 휴일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기 때문에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차와 사람을 동시에 싣는 도선이 수시로 운항하기 때문에 다소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는 있다 .
하지만 오전 늦은 시간에 입도를 하거나 오후 늦은 시간에 섬을 빠져 나올 경우에는 작게는 삼십 여분에서 길게는 한 두 시간 선착장입구에서 대기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

석모도 종주코스는 석포리 선착장에서 내려 도보 또는 섬을 운행하는 버스를 이용하여 2.7km 떨어진 전득이 고개에서 들머리를 잡는다 .

전득이 고개를 기점으로 해명산 보문사가 있는 낙가산과 새가리고개를 지나 절고개 상봉산까지 6.7km 의 구간이다 . 전득이고개를 들머리로 잡아 왕복하여도 되고 체력이 여유가 되는 사람이라면 석포리 선착장에서 총 19.8km 의 거리를 도보로 왕복하여도 좋은 코스다 .

물론 327 미터의 해명산이 최고봉으로 낮은 산이지만 결코 만만하게 생각할 것은 아니다 . 일반 적인 육지 산행과 달리 6 차례에 걸친 오르락내리락 하는 코스가 만만하게 석모도를 찾은 산행객들을 쉬이 지치게 만들기 때문이다 .

하지만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니다 . 도중에 중간 중간 탈출로가 있고 또 상시로 섬을 왕복하는 버스가 있다 .

석포리 선착장에서 버스를 타고 2.7km 거리를 10 여 분을 가면 전득이 고개에서 하차할 수 있다 .

전득이 고개에서 쉬엄쉬엄 1.6km 를 오르면 해명산이 탁 트인 시야와 아름다운 섬 풍광을 가지고 산행객을 맞이한다 .
해명산을 올랐다면 계속 능선을 가기 때문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코스가 힘들게는 하지만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걷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

즐기는 일만 남은 것이다 . 보문사 상봉인 낙가산에서는 정상 표지석이 따로 없기 때문에 보문사를 내려다보는 계단 즈음이 낙가산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 이 지점에서 산행이 힘들거나 상봉산까지 다녀와서 보문사로 내려갈 사람이 아니라면 처음 나오는 보문사 하산 표시 지점에서 내려가는 것이 좋다 . 두 번째 지점에서 하산을 하면 보문사 입구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입장료를 내고 보문사를 들어가야 하는 불편 (?) 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낙가산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보문사 하산 표지를 지나고 상봉산 까지 약 1.3km 의 거리다 . 시야에 잡히기도 하고 왕복을 하더라도 채 한 시간이 걸리지 않는 거리이기 때문에 상봉산 정상을 다녀와서 첫 번째 보문사 하산 표시지점으로 하산할 것을 권한다 .

꼭 작은 산 하나의 정상을 마주한다는 것 외에도 상봉산 정상에서 보는 풍광과 상봉산 정상 주변의 암릉이 오래도록 추억에 남을 사진을 찍기에도 참 좋은 곳이기에 더욱 그렇다 .

필자는 이번이 두 번째 석모도 산행이었다 . 서둘러 다시 찾은 석모도 종주산행 , 겨울의 끝자락과 봄의 출발을 동시에 느끼는 참 행복한 산행이었다 .

꽃피고 진달래 피는 계절이면 따스한 봄 햇살아래 시원한 바다 구경과 산행의 기쁨까지 함께 누리는 석모도 종주 산행 꼭 해볼 것을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