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 시대, 실현가능한 목표인가?

수도 서울 관광의 중심 '경복궁', 수문장 교대식 행사는 경복궁관광의 백미로 꼽힌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7 년 방한 외국인은 2000 만 명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 그러나 이런 희망 섞인 전망과는 달리 쇼핑을 제외하면 ‘ 볼거리 ’ ‘ 구경거리 ’ 가 없다는 지적도 많다 .

한류 드라마를 즐겨 보는 중국인 왕차오밍 씨 (28) 는 단체관광이 아니라 스스로 일정을 짜 2 박 3 일로 서울에 왔다 . 하지만 첫날 명동 화장품 로드숍에서 시진핑 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가 산 비비크림을 사고 한류 드라마 촬영지인 쁘띠프랑스를 둘러보고 나니 마땅히 가볼 만한 곳이 없었다 .

둘째 날과 셋째 날도 쇼핑으로 시간을 보낸 그는 “ 한국에는 만리장성이나 에펠탑처럼 한국만의 볼거리가 부족하다 . 다시 한국에 오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 며 아쉬움에 고개를 저었다 .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400 만 명을 돌파했다 . 인천 아시아경기와 중국인 관광객 증가세의 지속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
올해 관광공사의 목표인 1500 만명 유치 역시 중국관광객의 증가세가 지속되는 한 무난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 ‘ 이 같은 증가세가 계속되면 ’ 이란 전제하에 2017 년에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2000 만 명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 그러나 이런 전제 자체가 틀릴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현장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

외래 관광객 2000 만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점은 무엇이고 ,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지 시리즈 2 회에 걸쳐 알아보고자 한다 .

■ “ 쇼핑하러 한국 찾아 ” 61%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는 부족한 관광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다 .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3 외래 관광객 실태 ’ 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한 외국인의 61%( 중복응답 ) 가 한국을 찾은 이유로 ‘ 쇼핑 ’ 을 꼽았다 . ‘ 역사 · 문화 유적 ’ 을 목적으로 꼽은 응답자는 17.7% 에 불과했고 ‘ 패션 등 세련된 문화 체험 ’ 은 14.8%, ‘ 길거리 관광 ’ 은 11.7%, ‘ 유흥 · 놀이시설 이용 ’ 은 9.8% 에 그쳤다 .

‘ 살거리 ’ 는 많은데 ‘ 볼거리 ’ ‘ 할거리 ’ ‘ 먹을거리 ’ 는 태부족이다 . 재방문 요인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
이에 대해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 지역에서 개최되는 수준 높은 축제를 잘 홍보해 서울 중심의 쇼핑 관광에서 외연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 고 지적했다 .

■ 통역지원 프로그램 늘려야
백인에게는 상냥하지만 아시아권 관광객들을 차별하는 한국인의 ‘ 반쪽 친절 ’ 도 여전히 문제로 꼽힌다 .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여행 시 좋았던 점으로 ‘ 친절함 ’ 을 1 위로 꼽은 외국인은 대부분 영국 (79.3%), 독일 (78.1%), 프랑스 (73.4%), 미국 (73.4%) 관광객이었다 . 반면 ‘ 친절함 ’ 을 1 위로 꼽은 대만 , 태국 관광객은 각각 31.5%, 22.2% 수준에 불과했다 .
지난달 한국에 여행차 방문했던 태국인 차 로엔 피 야싱 씨 (23) 는 “ 택시에서 내리기 전 가방을 챙기고 있었는데 택시기사가 요금을 빨리 내라며 소리를 질렀다 . 식당이나 관광지에서도 무시하고 차별당하는 느낌을 받았다 ” 고 말했다 .
서울만 벗어나면 언어 소통이 잘 안 되는 문제도 여전히 걸림돌이다 .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불편사항으로 꼽은 1 위 ( 중복응답 ) 는 ‘ 언어 소통 ’(45.2%) 이었다 . 특히 말레이시아 (79.9%), 인도 (76%), 싱가포르 (71.2%), 태국 (64.1%) 등 아시아 관광객의 불만이 높았다 .

한국방문위원회의 한경아 사무국장은 “ 외국 관광객 2000 만 명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처음 방문했을 때 느낀 문제점을 해결해 재방문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 며 “ 관광객 통역 지원 프로그램을 늘리고 , 서비스 개선 캠페인 등을 통해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 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