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선 정동영, 국민모임의 계획도 수정 불가피
( 미디어원 = 강정호 기자 ) 이번 4 ㆍ 29 재보선에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함께 ‘ 위기의 남자 ’ 가 된 정동영 전 의원 . 그가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서 3 등으로 낙선하면서 , 본인의 정치적 운명뿐 아니라 관악을 선전을 기반으로 정의당 · 노동당과의 진보 재편을 주도하려던 국민모임의 구상은 순식간에 짙은 안개 속에 빠지고 말았다 . 9 월을 목표로 했던 국민모임의 계획은상당부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정 전 의원은 지난 29 일 밤 패배가 확실시되자 “ 기득권 정치의 벽을 깨보려고 했던 시도가 벽을 넘지 못했다 . 제 한계와 부족함을 자인하면서 자숙하겠다 ” 고 말했다 . 당분간 정치적 휴지기를 갖고 재기를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정치적 재기를 시도한다면 내년 총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 애초 정 전 의원은 관악을 출마 전까지는 내년 총선에서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전북 전주를 중심으로 진보의 세력화를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 그러나 관악을 출마라는 ‘ 무리수 ’ 로 아껴둔 카드 하나를 미리 써먹은 모양새인데다 게다가 3 등 탈락에 , 야권 분열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이미지까지 덧입혀져 정치적 재기 여부가 의심스러울 정도의 타격을 입었다 . 일각에서는 정동영 전 의원의 정치적 생명에 ‘ 사망 ’ 선고를 내리기도 했다 .
새로운 신당의 간판으로 내세우려 했던 정동영 전 의원의 패배로 국민모임의 날개가 꺾이면서 6~7 월 정의당과 노동당 당대회를 전후로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진보정당 재편은 유일한 원내 진보정당인 정의당이 주도하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 이 때문에 심상정 의원과 노회찬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옛 진보신당계와 친노 세력을 중심으로 한 참여당계가 앞으로의 진보통합에서 얼마나 유기적으로 협조하느냐에 통합 성사 여부가 달려 있다 . 노동당의 한 관계자는 “ 앞으로 진보 재편의 주도권은 정의당이 쥐겠지만 , 당을 구성하는 세력 간 이해관계가 복잡해 통합 추진 과정에서 당내 균열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고 밝혔다 .
정의당 일부에서는 통합 과정에서 호남을 기반으로 한 진보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 진보정당이 독자생존을 위해선 지역에 근거한 안정적 지지 기반 , 좀더 구체적으로는 호남 유권자층의 20~30% 정도로 추산되는 반새누리당 – 비새정치연합 성향의 20~40 대 유권자층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
광주 전남 지역의 옛 통합진보당 관계자는 “2012 년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이 10% 대의 정당득표율로 2012 년 총선에서 13 석을 얻은 것도 ‘ 진보 ’ 와 ‘ 호남 ’ 을 묶는 ‘2008 년 이후 민주노동당 프로젝트 ’ 가 주효했기 때문 ” 이라며 “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무주공산이 된 호남은 정의당 등 진보정당에도 가장 매력적인 지역일 것 ” 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