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권호준 기자)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 ( 관장 직무대리 김성배 ) 은 광복 70 주년을 기념하여 독립된 황제국의 상징인 환구단 ( 사적 제 157 호 ) 과 이곳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환구제를 재조명하는 ‘ 황제국의 상징 , 환구단과 환구제 ‘ 테마전시를 오는 5 일부터 12 월 말까지 개최하고 이를 통해 환구단과 환구제에서 사용한 유물을 최초로 공개한다 .
유교적 세계관에서는 황제국만이 하늘에 제사를 지낼 수 있었으므로 조선은 1464 년 ( 세조 10) 을 마지막으로 제사를 중단하였다 . 이후 고종이 대한제국의 수립을 준비하면서 1897 년 현재의 웨스틴 조선호텔 일대에 환구단을 세우고 이곳에서 황제 즉위식을 거행하였다 . 따라서 고종의 환구단 건설과 환구제 복원은 중국과의 단절과 자주독립국의 수립을 상징한다 .
국립고궁박물관은 소장 유물 중 황천상제 ( 皇天上帝 , 하늘 신 ), 황지기 ( 皇地祇 , 땅 신 ), 태조고황제 ( 太祖高皇帝 ) 등의 신위를 황궁우 ( 皇穹宇 ) 에 봉안할 때 사용한 ‘ 신위병풍 ( 신의 , 사진 )’ 을 비롯해 각종 제기 등의 유물이 환구단과 환구제에서 사용되었던 의례용품임을 밝혀내고 국민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인다 .
‘ 신위병풍 ‘ 은 대한제국을 수립하면서 만든 의례서인 ‘ 대한예전 ( 大韓禮典 )’ 에 실린 ‘ 신의 ‘ 도설 내용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 주목된다 . 나무에 붉은 칠을 한 곡병 ( 曲屛 ) 으로 용 · 봉황 · 모란 등의 무늬를 새겼으며 각 모서리의 용머리 장식과 맞물린 부분을 보강하는 쇠붙이인 장석 ( 裝錫 ) 은 도금을 하여 품격을 높였다 .
아울러 ‘ 환구축판 ‘ 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으며 환구제의 축문을 올려놓는 나무판인 ‘ 축판 ( 祝板 )’ 과 붉은색으로 ‘ 구 ( 丘 )’ 자를 적어 넣은 제기들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제천의식 ( 祭天儀式 ) 을 행할 때 사용된 다양한 그릇과 도구의 일면을 보여준다 . 또한 19 세기 말에서 20 세기 초에 촬영된 환구단의 사진과 현재의 사진을 비교해 보면서 일제강점기 때 황궁우와 삼문 등을 제외한 시설 대부분이 헐린 환구단의 참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이번 전시는 일반에 최초로 공개되는 유물들과 훼손되기 전의 환구단이 담긴 사진 , 관련 의궤에 실린 그림과 설명을 통해 환구단의 원형과 대한제국기 최고의 위상을 지닌 국가의례인 환구제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 더불어 당시의 시대적 혼란 속에서 환구단의 설치와 환구제의 재개가 의미하는 바를 되새겨보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
국립고궁박물관 1 층 ‘ 왕실의 의례실 ‘ 에서 진행되는 ‘ 황제국의 상징 , 환구단과 환구제 ‘ 전시는 무료로 운영되며 국립고궁박물관 야간 특별관람 기간 (5.2. ∼ 14./ 휴무일인 매주 월요일 제외 ) 에는 밤 10 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