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환율 ‘800원’ 시대…여행시장 희비 엇갈려

( 미디어원 = 정현철 기자 ) 지난달 4 월 29 일 , 원 · 엔 환율이 7 년여 만에 최저치인 895 원까지 떨어졌다 . 지난해 10 월 심리적 마지노선인 1000 원이 무너지고 900 원대로 진입한 지 6 개월 만에 다시 900 원대마저 무너지면서 일본 여행시장은 전에 없던 호황기를 보내고 있다 . 하지만 한편으로는 일본 현지 수배 문제 및 인 · 아웃바운드 시장 불균형 등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아베 집권 이후 과거사 문제와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피해 우려 , 그리고 높은 소비물가 등으로 주춤했던 일본 여행 시장은 최근 몇 년새 이어진 엔저현상으로 살아나는 분위기다 . 지난 1 월에는 방일 한국 관광객이 단일 월 단위의 방문객 최고 기록인 35 만 8,093 명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 2~3 월도 전년 동기대비 40% 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며 각각 32 만 1,600 명 , 26 만 8,200 명이 방문했다 .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이 늘어난 데는 여러 이유를 꼽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여행경비가 저렴해진 것이 가장 큰 이유다 . 최근 엔화가 800 원대에 진입하는 등 환율이 하향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앞으로도 일본 여행시장에는 당분간 현재의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

그러나 지속된 엔저의 영향이 한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어서 여행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제 3 국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그 단적인 예가 호텔 수배 경쟁이다 . 한국 뿐 아니라 중국 , 동남아 , 미국 등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이 일본으로 몰리면서 방일여행객을 위한 호텔 객실을 구하기 힘들어졌다 . 객실 공급 부족으로 지상비가 오르는 것에 반해 늘어나는 일본 상품가는 경쟁적으로 내리는 상황이어서 각 여행사에서는 송출인원 대비 수익이 좋지 못한 상황이다 .

반대로 일본 인바운드 시장은 지속되는 엔저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 엔저현상에 해외여행 부담이 커지자 자국 여행으로 발길을 돌리는 일본 여행객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 현재 일본 인바운드 여행사는 여행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최근 한 일본 인바운드 전문 여행사가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부도를 맞기도 하는 등 아웃바운드와는 상반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 한 일본 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는 “ 실제로 유치하는 인원이 너무 적어 실적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하다 ” 고 전하기도 했다 .

한편 , 러시아 루블화 폭락도 여행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 최근 소폭씩 상승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폭락한 루블화에 러시아인들의 해외여행이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 동남아에서 중국인의 뒤를 이어 많은 비중을 차지하던 것이 러시아인이었는데 , 이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한국 등 다른 시장으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