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업계는 지금 ‘저가여행상품’으로 몸살

( 미디어원 = 정인태 기자 ) 5 월 들어 관광주간을 맞이하여 여행을 떠나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 . 우리처럼 5 월 1 일부터 시작된 중국의 노동절 황금연휴 동안 많은 중국인들이 국내로 해외로 저마다 여행을 떠났다 . 중국의 황금연휴기간 동안 주변국인 우리나라는 중국의 요우커 ( 여행객 ) 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 인천국제공항공사측은 1 일부터 이틀 동안 입국한 외국인수만 14 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

이렇듯 중국인들의 해외 여행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최근 중국에서는 나라망신 시키는 꼴불견 요우커들에 대한 비난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 이달 초 중국의 한 지역여행사 직원의 막말 동영상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퍼지면서 중국에서 저가여행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 지난달 12 일 중국의 최대 관광지인 쿤밍 일대를 여행하는 관광단을 이끈 여행가이드 천씨는 나흘 째 주요 관광지를 둘러 본 후 다음 관광지로 넘어가기 전에 보석과 진주 등을 판매하는 대형 쇼핑센터에 들렀다 . 그런데 관광객들이 물건은 사지 않고 빈손으로 쇼핑센터에서 빠져 나와 차량에 탔고 이 모습을 본 천씨는 화를 참지 못하고 막말을 퍼붓기 시작한 것이다 . 관광객 중 한 명이 직접 촬영한 이 동영상에는 여행 가이드 천씨가 약 5 분 동안 마이크를 잡고 어떻게 물건을 하나도 사지 않을 수 있냐며 다음 여행 일정을 취소한다는 둥 , 알아서 집에 돌아가라는 등 협박까지 하는 장면이 녹화 되어 있었다 .

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인터넷 상에는 천씨를 비난하는 댓글이 폭주했다 . 윈난성 여행 집행본부와 쿤밍시 여행 집행 감찰반이 합동으로 조사에 나서 여행가이드 천 씨의 모욕적인 언사와 쇼핑 강요 사실을 밝혀내고 행정제재를 내렸다 . 해당 여행사는 사과와 함께 관광객 1 인당 500 위안 ( 약 9 만원 ) 씩을 보상해줬고 , 천 씨에 대해서는 여행 가이드 면허를 정지시켰다 . 이로써 이 사건이 마무리 되는 듯 했으나 천 씨가 이 여행상품은 애초에 1 일당 말도 안 되는 금액인 1 위안 ( 약 180 원 ) 의 저가여행상품이었고 여행계약서상에도 ‘ 쇼핑관광 ‘ 이라는 필수조건이 명시된 여행상품이라고 주장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

이번 사건을 통해 중국 여행업계에서는 공공연하게 지속되어오던 상술인 저가여행의 실체가 다시 한 번 여실히 드러나게 되었다 . 여행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터무니없는 저가여행을 선택하면서 대신 관광객들의 쇼핑과 거기에서 발생하는 리베이트를 통해서 수익을 충당한다 . 따라서 관광객들의 씀씀이가 적으면 가이드들의 쇼핑 강요 행위는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생리인 것이다 .

중국의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12 년 10 월부터 2014 년 10 월까지 발생한 168 건의 관광 분규를 조사한 결과 관광객 동의 없이 쇼핑가를 데려가는 쇼핑 강요 비율이 모두 60 건 전체의 35.7% 로 가장 많았다 . 실제로 지난 2013 년 7 월 베이징의 한 여행가이드가 승객들이 자신의 지시에 따라 쇼핑에 나서지 않자 흉기를 들고 폭언을 퍼붓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

국내 해외 할 것 없이 저가여행상품이 기승을 부리자 중국 정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지난 2013 년 10 월 1 일 관광질서 회복을 위한 ‘ 여유법 ( 여행법 )’ 을 만들어 시행하였다 .
여유법의 핵심내용은 저가여행을 금지시키는 것에 있다 . 하지만 이 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최근까지 여행사들은 더욱 교묘한 수법을 통해 법망을 피해가며 저가여행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 저가여행상품이 쉽게 근절될 수 없는 이유는 첫째로 중국인들은 가격이 싼 ‘ 저가여행상품 ‘ 을 좋아하고 두 번째로 상품 값을 깎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다 . 그래서 이는 동일한 관광 코스와 같은 유명 관광지 여행 상품을 접하면 어느 여행사가 상품 가격이 낮은 지부터 보는 중국인들의 오래된 소비습관과 관련되어 있다고 중국 관광업계 관련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

한편 , 여전히 근절되지 않는 저가여행상품들은 과거에 비해 중국의 요우커들이 국내로 해외로 쉽게 여행을 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 하지만 해외에서 중국 요우커들의 수준 낮은 행동들이 문제가 되면서 최근 중국 국가여유국 ( 관광청 ) 은 관광객이 지켜야 하는 에티켓을 제시하는 관광규범 ( 관광 가이드라인 ) 을 새로 만들어 이번 노동절 황금연휴를 맞아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지킬 수 있도록 당부했다 .

여유국이 내 놓은 관광규범에는 ‘ 수영장에서 소변을 보지 말 것 ‘, ‘ 비행기에서 구명조끼를 입지 말 것 ‘, ‘ 공중 화장실을 장시간 점유하지 말 것 ‘, ‘ 의자를 밟지 말 것 ‘, ‘ 탕류를 먹으며 소리를 내지 말라 ‘ 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

또한 공중 화장실의 화장지 등 공공용품을 아끼고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며 장애인 시설을 사용하지 말도록 하는 내용도 있다 . 여행사나 여행 가이드들이 지켜야 할 규범도 있다 . 물건을 강매하거나 불합리한 저가 관광 , 무질서를 조장하는 행위를 금하고 , 여행 도중 규범을 어기고 추태를 부리는 관광객을 기록해 당국에 신고하도록 했다 .

중국정부가 이번에 내 놓은 웃지못할 관광규범으로 요우커들의 관광 수준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 해마다 전세계 각지로 여행을 떠나는 요우커들이 급증하면서 중국 정부가 중국의 이미지 제고에 대한 근심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물임은 분명해 보인다 .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의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우커들이 보다 수준 높은 관광 매너를 지킬 수 있는 날이 머지않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