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만명 여행객 시대..’꽃보다..’,’힐링’바람 타고 여행판도 바뀐다

( 미디어원 = 정현철 기자 ) 지난 2014 년 한해동안 해외여행을 떠난 국민은 1,600 만 명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 해외여행 자유화 시대가 열린 25 년 동안 여행객은 꾸준히 증가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 해외여행객들이 늘어난 만큼 여행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 지난해 11 월 한국관광공사가 실시한 설문조사 ( 성인남녀 1,000 명 대상 ) 결과에 따르면 , 해외여행 형태에서 ‘ 개별 자유여행 ’ 이 36.3% 로 ‘ 패키지여행 (28.4%)’ 을 웃돌았다 . 트렌드 ( 흐름 , 경향 ) 가 이렇다보니 가이드가 정해진 코스대로 여행객들을 통솔하는 패키지여행 상품을 주로 취급하던 여행사들도 최근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여행하되 해당 지역의 항공편 , 호텔이나 렌트카 서비스 등을 묶어 제공하는 자유여행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

자유여행 , 나홀로 여행 등 새로운 여행 형태가 늘어나면서 한국인들이 찾는 여행지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 과거부터 인기 있던 지역을 방문하는 이들도 있지만 , ‘ 힐링 ’ 이나 ‘ 색다른 경험 ’ 을 목적으로 여행지를 선택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 다만 전통적인 인기 지역이나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지역을 찾을 경우 발을 디디는 곳마다 한국인을 자주 만날 수 있어 남들과 다른 경험을 하고 싶었던 여행객들이라면 아쉬울 수 있다 . 실제 최근 일본 오사카를 다녀왔다는 김모 씨 (28) 는 “ 한국인들이 많아 여행지에서의 두려움은 적었지만 , 내가 있는 곳이 한국인지 일본인지 헷갈리더라 ” 고 말했다 .

‘ 방송 ‘ ‘ 힐링 ‘ 이 최근 핫한 여행지 키워드
최근에는 예능프로그램 ‘ 꽃보다 할배 ’ 시리즈 등 방송의 영향으로 독특한 추억 찾기에 목마른 여행객들의 수요가 맞물리면서 새로운 여행지들이 떠오르고 있는 추세다 . 인터파크투어가 2013 년 대비 지난해 방문객 수가 급증한 곳을 조사한 결과 ,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가 308% 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지역으로 집계됐다 . 대만 또한 짧은 비행 시간과 저렴한 물가로 지난해부터 꾸준한 인기 고공행진을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 가오슝 방문객은 LCC(Low Cost Carrier, 저가 항공사 ) 신규 취항으로 261% 증가했고 , 타이페이 방문객도 201% 방문객이 증가했다 . 일본에서는 기존 인기 지역인 도쿄 , 오사카 외에 나가사키 (260% 성장 ), 오키나와 (144% 성장 ), 타카마츠 (91% 성장 ) 가 신규 여행지로 주목 받고 있다 . 오키나와는 공중파 예능프로그램 ‘ 슈퍼맨이 떴다 ’ 와 드라마 ‘ 괜찮아 사랑이야 ’ 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등 최근 방송에서 꾸준히 노출돼 인기를 끌었다 .

또 다른 급부상 여행지로 주목할 만한 곳은 신규 휴양지에 목말랐던 여행객들에게 베트남 속 하와이로 알려지기 시작한 다낭 (138% 성장 ) 과 나트랑 (161% 성장 ) 이 있고 , 러시아 비자 면제로 전년 대비 139% 방문객이 증가한 상트페테르부르크도 꼽을 수 있다 . 이 밖에 예능프로그램 ‘ 꽃보다 청춘 ’ 에 등장한 페루의 리마 , 라오스 방비엥 등도 새롭게 떠오르는 여행지다 .

▲ ‘ 꽃보다 누나 ’ 의 위엄 …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1 위 )

크로아티아는 tvN 예능 ‘ 꽃보다 누나 ’ 의 배경지로 등장하면서 지난해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여행지다 . 크로아티아 관광부는 지난 2013 년만 해도 7 만 5,000 명 수준이던 한국 관광객이 지난해 3 배 이상인 24 만 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한다 . 상황이 이렇다보니 도시 곳곳 호텔에서는 크로아티아인들이 한국어로 간단한 인사를 전하는 풍경이 생겨났다 . 심지어는 한국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모토분이라는 작은 마을에도 한국어 간판이 등장했다 . 모토분은 미야자키 하야오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의 만화 영화 ‘ 천공의 성 라퓨타 ‘ 의 배경으로 일본인들에게 이름이 많이 알려진 곳이다 .

최근 크로아티아 내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지역은 ‘ 꽃보다 누나 ‘ 에 등장했던 두브로브니크다 . 두보르브니크에는 오노프리오 분수 , 프란시스코 수도원 등 주요 관광지가 밀집된 ‘ 두브로브니크 올드타운 ’ 이 있어서 중세의 동유럽을 느껴보기에 적합하다 . 또한 초록빛 푸른 바다인 아드리안 해변과 해안가 마을인 ‘ 바빈쿡 지구 ’, ‘ 라파드 지구 ’ 를 방문하면 평화롭고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만끽할 수 있다 .

이와 함께 최근 ‘ 꽃보다 할배 ’ 의 새로운 여행지로 방영된 그리스 아테네도 유럽 지역에서 각광받고 있다 . 특히 그리스 고대 유적지이자 인류 문명의 위대한 유산으로 평가 받고 있는 ‘ 아크로폴리스 ’ 와 아테네인들이 아테네의 수호여신 아테나 파르테노스에게 바친 ‘ 파르테논 신전 ’ 등이 여행객들의 관심이 높은 관광지다 .

▲ 대만의 대표 항구 도시 , 가오슝 (2 위 )

수출입 물동량 세계 4 위의 대표적인 항구 도시인 대만 가오슝은 가까운 거리와 비교적 저렴한 물가 , 저가항공 신규 취항 등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여행지다 . ‘ 꽃보다 할배 ’ 대만편이 방영된 영향도 컸다 . 주요 관광지로는 등불축제나 드래곤 보트축제의 주 무대로 더 잘 알려진 ‘ 아이허허삔공원 ’ 과 공자의 청동 부조가 있는 대만에서 가장 큰 유교사원 ‘ 공자묘 ’, 저수지에 거대한 탑과 건축물을 세워 인위적으로 조성한 ‘ 리엔츠탄 풍경구 ’, 용의 입으로 들어가 호랑이 입으로 나오면 행운이 온다는 설이 있는 ‘ 용호탑 ’ 등이 있다 .

▲ ‘ 동양의 하와이 ‘, 베트남 나트랑과 다낭 (5 위 , 9 위 )

‘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10 대 휴양지 ’ 에 뽑힐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가진 베트남 최고의 미항 나트랑 (Nha Trang) 과 ‘ 베트남의 하와이 ‘ 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다낭도 여행객들 사이에서 신규 휴양지로 인기를 얻고 있다 . 특히 다낭의 경우 과거에는 베트남 후에나 호이안을 가기 위해 거쳐 가는 도시에 불과했지만 , 최근 고급 리조트 등 다양한 숙박시설이 늘어나면서 비교적 가까운 해외휴양지를 찾으려는 한국 여행객들의 수요를 만족시키고 있다 . 다낭 내에서도 산호군락 단지에 위치해 스노쿨링 , 바다낚시 , 씨푸드 바비큐 등을 즐길 수 있는 ‘ 해상국립 공원 ’ 부터 다낭과 후에 지역의 경계를 가리는 고개로 세계 10 대 비경이라고 불리는 ‘ 하이반 절경 ’, ‘157 개의 돌계단 ’ 등이 대표적인 관광 명소다 . 우리나라에서는 업계 관계자들이 최근 신혼여행지로 급부상한 곳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

▲ 남들이 몰랐던 숨겨진 곳으로 … 두바이 · 노르웨이

하나투어는 최근 급부상하는 여행지로 그리스 , 대만과 더불어 두바이와 노르웨이를 꼽았다 . 두바이는 그 지역 해변가에 세워진 7 성급 호텔인 버즈 알 아랍 호텔이 인터넷 등을 타고 전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자연스럽게 유명해졌다 . 이 곳을 찾는 한국 관광객들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 특히 최근에는 ‘ 꽃보다 할배 ’ 그리스편에서 함께 다뤄지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 두바이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가장 활기찬 도시로 , 세계 최고층 타워인 부르즈 할리파와 4 륜구동 차량으로 사막을 질주하는 사막 사파리 등으로 유명하다 . 노르웨이도 피요르드 ( 빙하로 인한 침식 부분에 바닷물이 스며들어 만들어진 해안선 ), 오로라 등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휴가를 보내기에 적합한 곳으로 알려지면서 한국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

인터파크투어 기획실 왕희순 실장은 “2015 년은 보다 저렴해진 항공료로 인해 같은 지역을 재방문하려는 수요와 새로운 여행지에 도전하려는 수요 모두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 고 말했다 . 더불어 “ 지난해는 여행을 테마로 한 방송이 범람하면서 뜨는 여행지들도 미디어의 영향을 크게 받은 해였다 ” 면서 “ 올해도 미디어의 영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 장기 불황 속에 가족을 중시하는 분위기와 1 인 가구의 증가 , 갈수록 치열한 직장과 도시 생활의 영향으로 대자연의 기운을 받거나 감성을 충전할 수 있는 힐링 여행지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측된다 ” 고 전망했다 .

▣ 최근 한국인들이 많이 찾은 해외 여행지 ( 한국관광공사 조사 기준 )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은 해외 여행지는 예상대로 일본과 중국이다 . 한국관광공사 조사 결과 , 한국인들이 가장 최근에 다녀온 해외여행 국가는 일본 (22.8%), 중국 (17.4%), 홍콩 / 마카오 (11.0%), 태국 (7.0%), 괌 / 사이판 (4.9%), 미국 (4.8%), 싱가포르 (4.5%), 필리핀 (3.4%), 대만 (2.7%), 베트남 (2.6%) 순으로 집계됐다 . 특히 일본의 경우 전년도 17.9% 에서 22.8% 로 약 5% 포인트 가까운 방문 비율 증가가 나타났는데 , 엔저 현상으로 인한 여행 경비 감소 효과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

▲ 1 위 , 가까우면서 매력적인 일본 … 도쿄 · 오사카 인기

일본은 지리적으로 한국과 가깝고 ,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다양해 한국인들이 즐겨 가는 여행지다 . 업계 관계자는 “ 일본은 항공료 부담이 적고 우리나라와 문화적인 차이도 많지 않아 자유여행을 하기에도 편한 나라 ” 라면서 “ 일각에서는 과거 방사능 유출 사태에 대해 우려하기도 하지만 , 여행객들의 일본 방문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은 상황 ” 이라고 설명했다 . 일본 내에서도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대표적인 도시로는 도쿄와 오사카가 꼽힌다 . 특히 도쿄의 경우 남녀노소 구분 없이 선호하는 편인데 , 디즈니랜드와 도쿄 유일의 온천 테마파크인 오다이바 ‘ 오오에도 온천 ’ 등이 인기다 . 오사카도 도쿄만큼이나 한국인 여행객들을 만나기 쉬운 곳이다 . 특히 최근에는 ‘ 맛집 탐방 ’ 을 목적으로 오사카를 찾는 이들이 많다 . 다양한 종류의 맛집이 모인 도톤보리 거리는 오사카 최고의 번화가로 , 1615 년에 완성된 인공천 도톤보리강이 흐르고 주변에 수많은 식당과 술집이 즐비해 오사카를 상징하는 장소로 손꼽힌다 .

▲ 2 위 , 역사와 대자연 만날 수 있는 중국 … 영화 ‘ 아바타 ‘ 의 배경 장가계

중국도 한국인들이 해외여행 계획을 세울 때 자주 언급되는 나라이다 . 만리장성으로 유명한 북경을 비롯해 수려한 대자연 경관을 갖춘 장가계 ( 장자제 ) 가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여행지다 . 장가계는 수려한 봉우리와 동굴로 유명하며 , 인적이 드문 자연 지리 조건으로 원시상태에 가깝게 보존된 아열대 경치 및 생태 환경을 지니고 있다 . 이곳은 최근에는 영화 ‘ 아바타 ’ 의 배경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여행지 중 한 곳이 됐다 . 특히 중장년층 사이에서는 여행사 패키지를 통해 장가계 여행을 한 번씩 다녀오곤 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 또 중국의 경제 발전과 전통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상하이를 찾는 관광객들도 늘고 있다 .

▲ 3 위 , 쇼핑과 야경의 도시 홍콩 · 마카오

홍콩은 ‘ 쇼핑의 도시 ’ 로도 알려졌지만 , 야경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해 한국인들에게 사랑받는 여행지다 . 도시 내 가장 높은 산인 ‘ 빅토리아 피크 ’ 타워를 통해 야경을 보는 코스가 특히 많이 알려졌다 . 산악 케이블카인 피크트램을 통해 이동할 수 있고 , 정상에서는 아래의 전경을 볼 수 있는 피크 타워와 중국품의 정자가 있다 . 또한 홍콩 최대 번화가인 ‘ 침사추이 ’ 를 방문하면 다양한 쇼핑 · 휴양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 카지노로 유명한 동양의 라스베가스 ‘ 마카오 ’ 는 아시아의 작은 유럽이라고 불리며 세나도 광장 , 성바울성당 등 아기자기한 여행지가 많아 여성 여행객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

▲ 4 위 , 이색 풍경과 먹거리가 있는 태국

태국은 패키지여행과 자유여행을 불문하고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여행지이다 . 방콕의 ‘ 왓프라케오 ‘( 에메랄드 사원 ) 와 ‘ 왓포 ’ 가 필수 여행 코스로 꼽힌다 . 왓프라케오는 태국 왕조의 상징적인 왕궁으로 내부에 75cm 의 에메랄드 불상이 있다 . 200 년의 역사를 지닌 ‘ 왓포 ’ 내부의 금동좌상 부처 394 개도 볼거리다 . 태국을 대표하는 수상시장인 ‘ 담넌사두억 ’ 과 시장 사이로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이 특징인 ‘ 위험한 시장 ’ 도 방콕에서 느낄 수 있는 이색적인 풍경으로 꼽힌다 .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는 태국식 볶음면인 팟 타이 등 본토의 태국 요리를 맛보기 위해 일본 오사카와 마찬가지로 태국으로 ‘ 먹방 여행 ’ 을 떠나는 경우도 많다 .

한편 , 하나투어가 집계한 지난해 순위에서는 동남아가 지난해 가장 많이 찾은 여행지로 꼽혔다 . 중국과 일본이 각각 2, 3 위를 차지했다 . 이어 유럽 , 대양주 , 미주를 찾은 여행객들이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 인터파크투어의 순위에서도 하나투어와 마찬가지로 동남아가 1 위를 차지했으며 유럽과 일본 , 중국 , 미주 , 인도 , 네팔 , 아시아 , 대양주 순으로 나타났다 .

더불어 연령대 별로 인기 지역을 분석한 결과 선호도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났다는 점이 흥미롭다 . 인터파크투어 분석 결과 방학 기간을 이용해 장거리 배낭여행이 가능한 20 대 초반에서는 지난해 유럽을 방문한 비중이 31.7% 로 동남아나 일본보다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 25 세 ~34 세 연령대에서도 유럽의 선호도 ( 약 25%) 가 높게 나타났고 , 35 세 ~44 세 까지는 일본의 선호도 ( 약 19%) 가 높았다 . 45 세 ~59 세는 중국을 , 60 세 이상은 일본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

여행 유형별로도 선호 여행지에 차이가 있었다 . 하나투어 조사 결과 지난해 패키지 여행의 경우 베트남 / 캄보디아 , 필리핀 , 일본 북규슈 , 태국 ( 푸껫 제외 ), 중국 화중의 순으로 인기가 많았다 . 자유개별 여행의 경우에는 필리핀 , 홍콩 , 대만 , 태국 ( 푸껫 제외 ), 괌의 순으로 가까운 동남아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았다 . 여행자들이 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거나 개별적으로 여행하기에 비교적 무리 없는 휴양 · 재충전 위주의 지역을 선택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