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원 = 구윤정 기자 ) 작년 10 월 파리모터쇼 , 르노는 대표적인 미니밴 ‘ 에스파스 (Espace)’ 5 세대 모델을 공개했다 . 이 차는 지난 30 여 년간 꾸준한 인기를 유지해온 르노의 대표 차종 중 하나였지만 국내 에소개된 적은 없었다 .
하지만 가까운 시일에 르노가 에스파스의 국내도입을 결정할지 모르겠다 . 국내 미니밴 시장의 성장성을 확인한 박동훈 르노삼성차 부사장이 본사에 국내 도입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 르노삼성 사장을 지낸 ‘ 한국통 ’ 제롬 스톨 르노 부회장은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
에스파스의 한국 시장 진출 검토 소식은 국내 미니밴 시장이 그만큼 ‘ 핫 ’ 해졌다는 증거다 . 여가 활동을 중시하는 30~40 대 젊은 아빠가 적극적으로 구매에 나서며 성장 속도가 가팔라졌다 .
자동차업계에선 미니밴이 올 1 분기 인기를 불러모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 (SUV) 의 바통을 이어받지 않을까 기대한다 . 판매 실적을 보면 장밋빛 전망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 올 1 분기 미니밴 판매대수는 2 만 619 대로 전년 동기 (1 만 1691 대 )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 특히 소형 다목적 밴이 아닌 덩치가 큰 중대형 미니밴 (CDV·Car Derived Van) 이 돋보인다 . 1 분기 국내 판매량은 1 만 4642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4321 대보다 3 배 이상 늘었다 . 같은 기간 판매량이 3 배 넘게 증가한 소형 SUV 상승세와 맞먹는 수치다 .
본격적인 캠핑 시즌이 다가오면 앞으로 판매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지난해 중대형 미니밴 월별 판매량 추이를 보면 , 1~5 월까지 판매량은 1300~1400 여대 수준에 그쳤다 . 그러다 6 월 4300 여대로 급등하더니 7 월 들어 9300 여대로 대폭 뛰었다 . 올해도 비슷하게 6 월 이후 중대형 미니밴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 특히 올해 1~3 월 , 중대형 미니밴 판매량이 지난해 전체 판매량의 3 분의 1 을 넘어 올해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급등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
7~11 인승으로 두 가족까지 탑승가능
가솔린 · 디젤 다양
개성파는 그랜드 C4 피카소 주목
국내 미니밴 시장 성장에 발맞춰 자동차 브랜드들은 색깔 뚜렷한 모델로 승부를 띄우고 있다 . 현재 미니밴의 최강자는 누가 뭐래도 기아차 신형 모델인 올 뉴 카니발이다 .
한마디로 카니발은 딱히 흠잡을 곳을 찾기 어려운 ‘ 팔방미인 ’ 으로 인정받고 있다 . 지난해 9 인승과 11 인승 디젤 모델을 내놨는데 6 명 이상 타면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다 . 힘이 좋은 디젤 모델이면서도 특유의 디젤 소음을 잘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 11 ㎞ / ℓ 가 넘는 고효율 연비나 세계 최초로 4 열 팝업 싱킹시트를 적용해 적재공간을 546 ℓ 나 확보한 점 등도 높은 점수를 얻었다 . 52% 초고장력 강판을 적용해 안정성을 높인 점도 구매 포인트다 . 가격은 2735 만 ~3650 만원으로 높지 않다 . 기아차는 올해 7 인승 리무진을 내놓으며 미니밴 시장의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
실제 기아차 내부에서는 ‘ 카니발 때문에 버틴다 ’ 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 지난 1 분기 1 만 4642 대가 팔려나가며 미니밴 성장세를 주도했다 . 지난해 같은 기간 뉴 카니발 (1749 대 ) 과 그랜드 카니발 (2540 대 ) 의 판매대수를 합친 것보다도 4 배가량 더 팔렸다 .
일본 메이커의 미니밴들도 ‘ 한 방 ’ 이 있다 . 안락함이다 . 토요타 시에나에는 ‘ 럭셔리 ’ ‘ 퍼스트클래스 ’ 등의 수식어가 붙는다 . 그만큼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에는 자신 있는 차다 . 2011 년 3 세대 모델로 한국 시장에 진출했고 , 지난 2 월 부분변경 모델을 내놨다 . 국내에는 전륜과 사륜구동 2 가지 모델이 팔린다 . 동급 미니밴에서 네 바퀴 굴림은 시에나가 유일하다 . 5m(5085 ㎜ ) 가 넘는 전장에도 디자인이 날렵하게 잘 빠졌다는 평가다 . 실내공간은 널찍하다 . 시에나의 안락함은 2 열 오토만 시트 ( 종아리 받침까지 쭉 펴지는 시트 ) 에서 시작된다 . 등받이 각도 조절뿐 아니라 다리 받침을 올릴 수 있고 앞뒤 슬라이딩으로 리무진보다 넓은 공간을 낸다 . 대시보드가 작다는 지적에 따라 7 인치 터치스크린형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 가솔린 3500 ㏄ 엔진으로 최대 266 마력까지 끌어올린다 .
가격은 5270 만원 ( 전륜 ) 과 5610 만원 ( 사륜 ) 으로 기아차 카니발에 비하면 비싸다 . 공인 복합연비는 8.1 ㎞ / ℓ 수준이다 . 시에나의 올 1 분기 판매량은 200 대로 전년 동기 (118 대 ) 보다 2 배 가까이 늘었다 .
혼다 오딧세이는 밴의 본고장 미국에서 검증받은 차다 . 1994 년 출시돼 2000 년부터 연간 10 만대 이상 꾸준히 팔렸다 . 지난해 미국 소비자 월간지 컨슈머리포트는 ‘ 적재공간과 연비가 가장 훌륭한 미니밴 ’ 으로 혼다 오딧세이를 선정했다 . 토요타 시에나 (7 인승 ) 와 달리 8 인승으로 , 2+3+3 배열로 구성됐다 . 파워 슬라이딩 도어가 열리면 속 시원히 넓은 2 열 공간이 들어온다 .
오딧세이의 차별화 포인트는 뒷자리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다 . 2 열 천장에 배치된 9 인치 스크린을 통해 DVD 플레이어와 라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게 만들었다 . 장거리 주행 때 뒷자리 승객이 DVD 영화나 DMB 실시간 방송을 보도록 배려한 것 . 모니터 조작은 무선리모컨으로 가능하다 . 1 열 내비게이션 모니터와는 별개로 운행 중 무선헤드폰 사용 시 2~3 열에만 적용돼 안전 운행을 돕는다 . 아이들과 장거리 여행을 할 때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부모님도 휴식을 취할 수 있어 호평받는다 .
미니밴에서 언급해주지 않으면 서운해할 브랜드가 크라이슬러다 . 미니밴의 원조가 바로 크라이슬러기 때문이다 . 1970 년대 개발된 덩치 큰 화물용 밴을 가족용으로 바꾼 주역이 크라이슬러다 . 크라이슬러가 내놓은 그랜드 보이저는 ‘VIP 비즈니스용 ’ 이라는 타이틀이 따라붙는다 . 물론 가족용으로도 문제없다 . 가죽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했고 2 열과 3 열에서 볼 수 있도록 9 인치 블루레이듀얼 LCD 모니터를 달았다 . 2 열에서는 열고 닫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어 업무를 볼 수도 , 음료나 간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기도 좋다 . 3600 ㏄ 가솔린 엔진으로 가격은 6070 만원이다 .
개성파에겐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가 적당하다 . 국내 수입차 시장 유일의 디젤 7 인승 모델이다 . 아치형 앞 유리 덕분에 시야가 무척 넓다 . 파노라마 윈드 스크린과 대형 유리로 마치 유리하우스에서 야외를 바라보는 느낌까지 준다 . 그랜드 C4 피카소의 파격적인 디자인은 실내에서도 예외 없다 . 대시보드 중앙에 계기판이 위치한다거나 , 스티어링휠 우측 뒷면에 칼럼식 기어 레버를 넣은 점은 다른 모델에서도 볼 수 있지만 프랑스식 감성이 얹어져 신선함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