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간 강태공 [20] 가야산, 해인사

상아덤에서 내려다 본 만물상/사진:강상훈기자
[미디어원=강상훈 기자] 부처님 오신 날도 되었다는 핑계로 가야산과 해인사를 찾기로 했다 .
지난 23 일 산악회 버스를 이용 3 호선 신사역에서 아침 7 시에 출발을 했다 . 출발하고 채 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늦은 출발을 후회를 했다 .
연휴를 맞아 명절처럼 도로에 버스가 가득했다 . 언제 뚫릴지 모르는 상황이 발생했다 . 산을 가는 이유가 무엇인가 ? 참고 이기고 배우기 위함 아닌가 ? 이 또한 배움이라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책을 보며 잠을 청했다 .
예정대로라면 10 시 30 분부터 산행시작이 가능하리라 보았는데 예정보다 한 시간 늦은 12 시부터 산행을 시작했다 .

가야산은 가야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서 출발 한다 . 가야산 관광호텔과 가야산식물원을 지나면 백운동탐방지원센터가 나온다 . 여기서 고민과 결정을 잘해야 한다 .
상아덤에서 올려다 본 칠불봉과 상왕봉/사진:강상훈기자
좌측으로 만물상과 상아덤을 지나 서성재까지 오르는 길은 3km 이고 우측으로 용기폭포와 백운사지를 지나 서성재까지 가는 길은 2.9km 의 거리로 거의 비슷하다 . 하지만 좌측길이 경사가 심해 시간상으로는 우측 등산로보다 약 40 여 분 정도의 시간 소요가 더 있다고 보면 맞을 듯하다 .

만약 만물상을 볼 욕심 때문이라면 우측의 등산로를 거쳐 가도 된다 . 서성재에서 약 200 미터만 오르면 상아덤에서 만물상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기자는 지난 산행에서 햇빛을 무시하고 산행을 해 팔의 피부가 벗겨지는 쾌거(?)를 겪은 터라 이번에는 우측 길로 오르기로 했다 .
상아덤의 아름다운 바위
우측 산행로는 완만한 경사가 계속 이어지고 등산로가 대부분이 나무에 덮여 있어 여름날 가야산을 찾는 분들께는 권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오르는 내내 함께 하는 물소리도 참 좋다 .

하산길이 아니라 하더라도 계곡에 발 한 번 담근다면 더 없이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 여름날 딱히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연인들이 해인사와 연계하여 데이트하기에도 참 좋을 듯 했다 . 2.9km 를 한 시간 30 여분 만에 쉬엄쉬엄 즐기며 오른 끝에 서성재에 도착했다 .

만물상을 보지 않고 가기는 아쉬워 상아덤까지 올라 만물상을 사진에 담고 풍광을 가슴에 담았다 . 다시 돌아 내려와 서성재를 조금 지난 그늘 아래서 혼자 늦은 점심을 먹었다 .

서성재에서 1.2km 를 오르면 가야산 최고봉인 칠불봉 (1,433 미터 ) 이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 어느 산이 아름답지 않고 멋지지 않겠는가마는 국립공원이라는 이름표가 붙은 값을 톡톡히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칠불봉에서 풍광을 보며 아직은 시원한 바람에 소금기 가득한 땀을 다 식혔다 . 칠불봉에서 3 미터 차이로 2 등이 되어 버린 마주 보이는 상왕봉 (1,430 미터 표지석에는 옛 명칭인 우두봉으로 표시 ) 이 불과 300 미터 거리를 두고 또 다른 자태를 뽐내며 기다리고 있다 .

약 1km 의 거리에 중봉이 있고 이후 다소 평탄한 길을 3.1km 가량 내려가면 용탑 선원을 거쳐 해인사에 다다른다 .
오랜만에 해인사에 들렀다 .

해인사는 부처님 오신 날을 준비하느라 색색의 등이 매달려 있었다 . 그 사이로 어린 꼬마들이 술래잡기를 하는 모습이 이채로웠고 평화로워 보였다 .

해인사에 와서 팔만대장경을 만나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보관상태 등의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더니 아니나 다를까 직접 볼 수는 없었다 . 다만 , 옛 전각 안에 우리 자랑스러운 문화재가 있다는 사실과 창살 사이로 보이는 것에 만족을 하고 돌아섰다 .

해인사라는 명성에 걸맞게 참 많은 산행객들과 불자들이 찾고 있었다 . 매 번 산행에만 쫓겨 산행만 하고 인근의 사찰들은 지나치기만 했었는데 한 바퀴 휘돌아 나오니 산행에서 받은 기쁨과 사찰의 온화함까지 더하는 듯 했다 . 명산과 이름난 사찰을 동시에 누리고 즐겼다 .

그렇게 아름다운 산과 사찰을 가슴에 눈에 담고 품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