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업계 1위 영원, 20년 고수 대리점 전략 바꿨다, 아웃도어시장 불황 탓

( 미디어원 = 구윤정 기자 ) 국내 아웃도어 업계 1 위 브랜드 노스페이스가 20 년 가까이 지켜온 영업 전략을 버리는 ‘ 초강수 ’ 를 뒀다 . 대리점 영업 방식을 기존 ‘ 사입제 ‘ 에서 ‘ 위탁판매제 ‘ 로 전환키로 한 것 . 이는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세가 정체되고 여러 브랜드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불리한 시장환경 속 대리점들의 재고부담과 자금난이 가중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결정이다 .

27 일 업계에 따르면 노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영원아웃도어는 오는 7 월 1 일자로 전국 150 여 개 대리점의 영업방식을 위탁판매로 일괄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 위탁판매제는 노스페이스 브랜드로 판매되는 의류 , 신발 제품에 적용된다 .

영원아웃도어는 노스페이스 브랜드를 론칭한 1997 년부터 사입제로 대리점을 운영했다 .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중 사입제로 대리점을 운영하는 곳은 노스페이스가 유일하다 . 패션 브랜드까지 넓혀도 나이키 ,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갖춘 기업을 빼면 일괄 사입제를 운용하는 곳은 없다 .

사입제는 대리점주가 본사로부터 직접 매입한 물량을 판매하는 영업방식이다 . 대리점 마진율이 45% 안팎으로 위탁판매제에 비해 높은 대신 재고물량을 대리점주가 부담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

반면 위탁판매제는 대리점주가 본사로부터 물량을 공급받아 이를 판매한 금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 ( 아웃도어 업계 평균 마진율 30~33%) 로 받는 방식이다 . 마진율이 낮은 대신 반품이 가능해 대리점주의 재고 부담이 없다 . 경기가 좋을 때는 사입제가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반면 , 재고가 늘어나는 불경기에는 위탁판매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 영업이 가능한 셈이다 .

노스페이스는 기존 사입제로는 업계 불황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 18 년간 지켜온 영업 방식에 변화를 줬다 .

노스페이스 A 대리점 점주는 " 아웃도어 시장이 급성장할 때는 사입제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 며 " 하지만 시장 성장세가 둔화된 지난해부터 영업방식 전환에 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 고 말했다 . 재고부담과 자금난으로 올해 폐점한 노스페이스 대리점이 최소 4 개 이상으로 파악됐다 .

노스페이스 대리점 점주들은 영업방식 전환으로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다 . 노스페이스 B 대리점 점주는 " 재고 부담이 줄어드는 동시에 물량 매입에 따른 자금 압박도 덜 할 것 " 이라며 " 전체 대리점주의 70% 가량이 영원아웃도어의 영업방식 전환에 찬성했다 " 고 말했다 .

영원아웃도어 입장에선 기존에 대리점들이 자체 처리하던 재고 부담을 안게 된 점이 부담이다 . 하지만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창출하는 대리점 영업난 해소가 회사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위탁판매제로의 전환을 결정했다 . 대리점은 국내 노스페이스 전체 매장 ( 대리점 150 개 , 백화점 91 개 , 직영점 5 개 ) 의 61% 를 차지한다 .

영원아웃도어 관계자는 " 위탁판매 방식으로의 전환에 따라 상품기획과 생산 및 유통 과정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 " 이라며 " 이를 통해제 2 의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 " 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