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원 =구윤정 기자 ) 그동안 경기가 불황일 때 가장 그 영향을 크게 받는 곳이 여행업계였다 . 사람들이 씀씀이를 줄일 때 가장 필요가 없는 부분부터 줄이기 마련인데 , 여행은 ‘ 하지 않아도 그만 ‘ 이라는 생각이 강한 분야였기 때문 .
그런데 최근 여행업계 상황을 살펴보면 이전과는 다른 경향을 보이는 것 같다 . 올해 1 분기 여행업체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는데 , 이는 과거엔 불황이면 여행 경비부터 줄였지만 최근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소비는 줄여도 여행 소비는 줄이지 않기 때문이다 . 또 직장 내에서 휴가 문화를 많이 장려하는 분위기이다 보니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 역시 급속도로 늘고 있는 상황이다 . 아울러 여행 프로그램의 인기와 저가 항공사 노선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떠나려는 시민들의 지갑이 열리고 있다 . 국내 여행업계 호실적 현황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
경기불황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대형 여행사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올해 1 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
29 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 분기 (1 ∼ 3 월 ) 하나투어의 패키지 송출객은 61 만 296 명으로 작년 동기의 49 만 2385 명에 비해 23.9% 증가했다 . 항공권 판매량도 23 만 3524 명에서 32 만 7605 명으로 40.3% 성장했다 . 매출액도 937 억원에서 1182 억원으로 26.1% 늘어났고 , 영업이익도 91 억원에서 168 억원으로 84.9% 뛰어오르면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
이에 따라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1 분기 18.5% 에서 올해 1 분기 20.0% 로 높아지면서 부동의 1 위 자리를 지켰다 . 모두투어의 경우 패키지 송출객은 26 만 3081 명에서 33 만 4953 명으로 27.3%, 항공권 판매량도 9 만 7581 명에서 15 만 1967 명으로 55.7% 각각 뛰어올랐다 .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25.0% 증가한 505 억원을 나타냈고 , 영업이익도 30 억원에서 65 억원으로 115.2% 늘어났다 . 모두투어는 창사 이래 분기를 기준으로 해외송출객과 영업이익부문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
이처럼 국내 여행업계의 양대사인 하나투어 · 모두투어가 1 분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 것은 엔저영향으로 그동안 침체됐던 일본 여행객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다 , 원화강세와 유류할증료 폭락에 따라 해외여행경비가 많이 저렴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여기에 항공사의 취항 국제선 노선이 크게 증가하면서 항공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 것도 한 몫 했다 .
업계 관계자는 " 올해 해외여행객이 15 ∼ 2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여행업계가 연간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 고 말했다 .
커져가는 인바운드 시장을 잡기 위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호텔에 이어 면세점을 통해 인바운드 시장 공략에 나선다 . 두 회사가 각각 운영하는 인바운드 담당 자회사가 영세성을 벗어나 실적 개선을 이뤄나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인바운드 전문 자회사인 ‘ 하나투어아이티씨 ‘ 는 지난해 매출 60 억 8100 만원 , 영업손실은 4500 여만원의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 모두투어 인바운드 사업 계열사인 ‘ 모두투어인터내셔널 ‘ 은 지난해 매출 15 억원 , 당기순손실 35 억원을 기록했다 .
즉 , 중국 인바운드 실적에서 1·2 위를 다투는 업체지만 매출 규모도 작고 손해 보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
이는 해외여행사로부터 여행서비스 대행을 의뢰받는 단순 하청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인데 , 5 월 기준 국내 인바운드 여행사는 190 개에 달한다 .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체들은 해외여행사를 상대로 자체마진을 줄이는 출혈경쟁을 하고 있다 .
국내 여행사들이 제대로 된 수익원을 발굴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 국내를 찾는 외국인관광객은 증가를 거듭하고 있다 .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바운드 수는 1420 만명으로 전년 대비 16.6% 성장했다 . 2004 년 이후 11 년 연속 성장세다 .
이 같은 성장세에 맞춰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인바운드 시장으로 눈을 돌려 호텔사업에 이어 면세사업에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 인바운드 여행사 매출은 외국 현지 여행사가 보내오는 수탁금과 고객이 한국에서 쇼핑과 옵션을 통해 소비하는 금액의 수수료 수입에서 호텔 · 차량 · 입장료 등의 제반 경비를 뺀 금액이다 . 때문에 자회사의 호텔이나 면세점을 유리한 조건에 이용하면 매출이 증가할 수 있다 .
하나투어는 2012 년 서울 종로 인사동에 위치한 센터마크호텔을 시작으로 명동 티마크 호텔 등 2 개 관광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 면세사업에서는 ㈜ 에스엠이즈듀티프리를 설립해 인천공항면세점 사업권을 따냈다 . 하나투어는 에스엠이즈듀티프리의 지분 76.5% 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
모두투어는 ▲ 모두관광개발 ▲ 모두스테이 ▲ 모두투어자기관리부동산투자회사를 통해 호텔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 지난해 6 월 옛 써튼호텔 명동을 인수해 ‘ 호텔스타즈 ‘ 명동 1 호점을 연 데 이어 올해 1 월에는 명동에 2 호점을 오픈했다 .
이처럼 양사 모두 인바운드 공략을 나란히 강화하고 있지만 , 향후 호텔이나 면세점 공급과잉은 두 여행사에 부담이 될 수 있다 . 2011 년 이후 서울지역에서 사업계획을 승인받은 호텔만 169 개 , 2 만 5200 여실인데다 이중 건설중인 호텔이 110 개에 달하는 등 공급 과잉현상을 빚을 수 있어서다 .
현재 6 개인 서울시내 면세점은 연말이면 9 개로 늘어난다 .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세에 있어 당분간 성장이 예상되지만 , 증가세가 꺾이면 사업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
한편 , 여행 참가자 수 미달에 따라 여행사가 계약을 해제할 경우 고객에게 줘야 하는 위약금이 많아진다 .
공정거래위원회는 여행요금과 관련한 소비자의 권리를 강화하고 외국을 여행하는 국민의 안전을 높이는 방향으로 여행 분야 표준약관을 개정했다 . 공정위는 여행 상품 이용자 수 미달에 따라 여행사가 계약을 해제할 경우 , 고객에게 줘야 하는 위약금 비율을 여행요금의 20% 에서 30% 로 높였다 .
더불어 공정위는 여행요금 지급 방법과 관련한 표준약관 조항도 개정했다 . 지금까지 여행자는 여행사가 정한 방법대로 요금을 지급해야 됐지만 , 앞으로는 ▲ 신용카드 ▲ 계좌이체 ▲ 무통장입금 등 여행사와 여행자가 약정한 방법대로 지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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