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원 = 강정호 기자 ) 지난 29 일 ( 현지시간 ) 국내 메르스 환자와 밀접접촉 후 중국출장길에 올라 중국 당국으로부터 중동호흡기증후군 ( 메르스 ) 감염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 남성 K(44) 씨가 홍콩 공항에서 메르스 환자 접촉 여부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강 상태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여행자를 처벌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2003 년 사스 발병 때 명성을 얻은 미생물학자 호팍렁 ( 何柏良 ) 홍콩대 교수는 31 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SCMP) 에 " 자신의 건강 상태를 허위신고 하는 이는 기소돼야 한다고 제안한다 " 고 주장했다 .
홍콩 언론에 따르면 홍콩 위생방호센터 렁팅훙 ( 梁挺雄 ) 총감은 K 씨가 26 일 홍콩에 도착했을 때 열이 있고 기침을 해 간호사가 메르스 환자와 접촉했는지와 메르스 환자가 있는 의료 시설에 갔는지 등을 물었지만 , 모두 부인했다고 밝혔다 .
그는 한국에서 발생한 세 번째 메르스 환자 C(76) 씨의 아들이자 네 번째 환자 D(40 대 중반 · 여 ) 씨의 동생으로 , 16 일 아버지 C 씨와 첫 환자 A 씨가 입원한 병실에 4 시간가량 머물렀다 . K 씨는 국내에서 발열 증세 등을 보인 후 국내 병원 응급실에 두 차례 방문했으며 , 중국출장을 만류하는 의료진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 출장길에 올랐다 .
호 교수는 " 건강 상태를 속인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 라며 " 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 (H7N9) 에 감염된 것으로 판명 난 두 명이 이전 중국 본토에서 재래시장과 닭에 노출된 사실을 부인한 적 있다 " 고 말했다 .
호 교수는 국경 검문소 등의 일선 직원이 질병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들을 억류하기 어려운 것과 관련 , " 절차를 재검토해야 한다 " 고 강조했다 .
홍콩 보안국장을 지낸 레지나 입 ( 葉劉淑儀 ) 입법회 ( 국회격 ) 의원은 " 더 많은 사람을 검진해야 한다 " 며 국경 검문소에서 입국 여행객에 대한 검사 강화를 촉구했다 .
26 일 한국발 홍콩행 아시아나항공 OZ723 편에서 K 씨 주변에 앉았다가 격리 대상자로 선정된 한국인 여성 여행객 2 명이 한때 격리 치료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에 대한 반감도 커지는 양상이다 .
일부 누리꾼은 " 중국에서는 사람들이 격리를 원하지 않으면 격리 ( 조치 ) 가 그들을 찾아간다 ", " 한국인을 감옥에 가두라 " 등 격한 반응의 글을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
한때 홍콩 당국의 격리치료 요구를 거부하던 한국인 여성 여행객 2 명은 홍콩주재 한국총영사관의 설득 후 격리 치료에 동의하고서 30 일 오후 4 시께 격리 장소인 사이쿵 ( 西貢 ) 의 맥리호스부인 ( 麥理浩夫人 ) 휴양촌으로 이동했다 . 현지 언론은 이들의 사진을 대서특필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
이들은 질병 예방과 관리 규정에 따라 5 천 홍콩달러 ( 약 72 만 원 ) 의 벌금과 6 개월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지만 , 홍콩 당국이 이들이 법적 처분을 받을지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고 SCMP 가 전했다 .
한편 , 홍콩 보건당국은 OZ723 편에서 K 씨 주변에 앉았던 승객 29 명 외에 K 씨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17 명의 신원을 확인하고서 검사한 결과 메르스 바이러스 음성 판정을 받거나 증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