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원 = 권호준 기자 )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골프에도 시력은 상당히 중요하다 . 특히 골퍼는 시력이 나쁘면 공의 속력을 눈으로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에 근시는 경기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 타이거 우즈는 지난 1999 년 라이더컵을 마친 후 첫 번째 라식수술을 받은 지 8 년여 만에 두 번째 수술을 받았다 . 이는 근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
좋은 시력은 훌륭한 골프의 ‘ 충분조건 ’ 은 아니지만 ‘ 필요조건 ’ 임에는 틀림없다 . 정확한 샷을 하기 위해서는 눈으로 공의 궤적을 정확히 잡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 하지만 생각지 못한 질환으로 시력에 문제가 있다면 골프는 즐거움이 아니라 오히려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
과거에 비해 골프가 대중화돼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 중엔 젊은 층도 많지만 그래도 아직 골프를 즐기는 이들은 40 대 이상 중장년 층이 대부분이다 . 이 연령대는 노안이 시작되거나 안구건조증을 비롯해 백내장 , 녹내장이 찾아오는 시기이기도 하다 . 필드에서 정확한 샷을 해야 하는 골프에서 시력이 조금만 떨어지거나 초점이 흔들려도 골퍼는 큰 불편을 느낀다 . 특히 여성 골퍼들은 조그만 시력 변화에도 민감하다 .
김무연 GS 안과 원장은 “ 시력이 좋지 않은 골퍼들은 퍼팅의 정확도가 떨어져 스코어가 나빠지기 때문에 시력에 민감해진다 ” 며 “ 골프를 치다 평소에 느끼지 못한 작은 이상을 발견하여 안과를 찾는 사람도 많은 편 ” 이라고 말했다 .
눈이 침침하다면 안경보다 렌즈 착용이 낫다
노안이 오면 처음에는 먼 곳과 가까운 곳을 교대로 볼 때 잘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 근시인 상태에서 노안이 오면 처음엔 차라리 안경을 벗는 것이 더 잘 보일 수도 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흐려지게 된다 . 이런 증상은 조명이 어두운 곳이나 이른 아침 , 몸이 피곤할 때 더욱 심해진다 . 또 멀리 날아가는 공의 위치를 정확히 확인하기 힘들다 .
그렇다고 안경을 쓰는 것은 매우 불편하다 . 땀으로 인해 안경이 흘러내릴 수 있고 샷 순간 몸 이동시 안경의 흔들림으로 실수할 수 있다 . 이런 문제로 프로 골퍼들은 대부분 안경 대신 시력교정 수술을 하거나 교정렌즈를 착용한다 . 프로 골퍼들 중에 안경 착용자가 거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안경이 불편하다면 렌즈를 착용하는 것도 좋다 . 노안용 산소투과성 (RGP) 렌즈는 젊었을 때부터 RGP 렌즈를 착용했던 사람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 건조안이 없는 건강한 눈에 노안이 왔다면 노안용 다초점 소프트 렌즈를 착용해 보는 것도 괜찮다 .
백내장이나 녹내장 있다면 선글라스 착용을
골퍼들의 시력에 가장 큰 훼방꾼은 백내장 , 녹내장 등 노인성 질환이다 . 백내장은 수정체 섬유의 단백 분자량이 증가하면서 서서히 투명성을 잃게 되어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이다 . 골프칠 때 시야가 뿌옇게 보이거나 물체가 겹쳐 보이는 증세가 나타난다면 백내장을 의심해 볼 수 있다 .
또 백내장은 노화로 인한 것 외에 오랜 기간 자외선 노출도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 김무연 원장은 “ 자외선을 많이 쬔 사람일수록 백내장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 며 “ 하루 중 자외선 노출이 가장 많은 오전 10 시부터 2 시 사이에 골프를 친다면 꼭 선글라스나 창이 넓은 모자 등을 착용해 눈을 보호하는 것이 좋다 ” 고 충고했다 .
녹내장에 걸린 사람은 시야가 좁아 보일 수 있다 . 녹내장은 평소 증세로 병세를 파악하기 어려운 질환으로 자각증세를 느낀 정도라면 이미 많이 진행되어 시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 필드에 섰을 때 주변의 나무가 보이지 않고 시야가 좁아짐을 느낀다면 녹내장 위험이 있을 수 있으므로 신속하게 검사를 받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