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원 =구윤정 기자 ) 지난 2013 년 말 세법이 개정되면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세제개편안이 시행됐다 . 작년부터 시행된 세재개편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기부금에 대한 비용처리인데 , 소득공제 대상이던 기부금을 세액공제로 전환시키면서 그간 이뤄졌던 기부문화가 큰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 특히 직장인 기부 , 기타법정기부단체의 기부가 감소추세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여행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부문화에 대해서도 재조명되고 있다 . 덩달아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기부 분위기는 ‘ 기부 신드롬 ’ 이라고 부를 정도다 . 최근 화두인 기부문제를 두고 여행업계 기부문화의 현 상황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점쳐봤다 .
우선 , 여행업계는 아직까지 세제개편안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은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 .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려 성숙한 기부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을거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
한 업계 관계자는 “ 여행업계는 해마다 늘 똑같은 패턴으로만 소극적인 수준의 기부문화가 정착돼있다 ” 며 “ 우리나라 1 만 7000 개 여행사 중 연중 흑자가 발생하는 곳이 상위 1% 여행사마저도 인색한 기부문화를 답습하고 있다 ” 고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 역시 “ 기부를 강제로 독려해서도 안 되지만 현재 여행업계에서 실시하고 있는 기부문화가 상당 부분 어긋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 고 말했다 .
여행업계에서 이뤄지고 있는 사회공헌활동에 대해 살펴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 현재 여행사는 산발적으로 연탄 나르기나 쓰레기 수거 , 김장담그기 등의 각종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업체의 재량에 따라 다양한 사회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
더불어 재난 등의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구호성금을 전달하는 능동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이를 온전히 능동적인 봉사활동으로만 치부하기가 어렵고 , 더 나아가서는 보여주기 식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
모 여행사 관계자는 “ 이러한 사회공헌활동의 취지는 충분히 좋지만 여행업의 특성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 남들 다 하는 ’ 수준에만 머물러 있다 ” 고 말했다 .
이러한 여행업계 기부문화는 사실 타 업종에 비해 상당히 인색한 수준으로 평가돼왔다 . 여행업계 1 위 기업인 하나투어만 하더라도 지난 2014 년 영업이익은 314 억 1900 원 인데 반해 기부금은 5 억 3600 만 원에 그쳐 전체 매출의 기부금 비율이 1.7% 에 불과했다 .
이는 타 산업군에 비하면 상당히 약소한 수준이다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식음료 업계만해도 지난해 상위 10 개 기부금 합계는 786 억 8900 만 원으로 집계됐다 . 이는 전년도 (686 억 400 만 원 ) 대비 14.6% 증가한 수치다 .
아웃도어 업체들의 기부금 역시 매출 상위 10 개 브랜드가 지출한 총 기부금은 약 54 억 5800 만에 달했으며 , 노스페이스를 전개하고 있는 영원아웃도어가 34 억 650 만원을 기부해 매출 상위 10 개 브랜드 기부금 총액의 62% 를 차지했다 .
이에 반해 호텔업계 또한 지극히 낮은 기부금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 호텔업계 1 위 호텔롯데는 지난해 4269 억 3200 만 원을 벌어들였지만 기부금은 27 억 4500 만에 불과했다 .
이는 전체 영업이익의 기부금 비율이 0.64% 에 그치는 수치로 , 타 산업군의 영업 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이 최대 6% 까지라고 가정한다면 전반적인 여행업계는 2% 에도 채 못 미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
여행업계 전체적인 기부문화 통이 변변치 못 한 수준이긴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절망적인 입장은 아니다 . 기존에 대기업에서 실시하던 선진국형 사회공헌기금 조성 프로그램인 ‘ 매칭그랜트 (Matching grant)’ 가 여행업계에서도 조성되고 있다 . 최근 A 여행사는 장애인 공식 후원업체를 시작으로 이러한 매칭그랜트 프로젝트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하고 있다 .
B 여행사 역시 올해 하반기부터 문화예술사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리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B 여행사 관계자는 “ 기부라는 개념 자체가 기부하려는 업체와 기부를 받으려는 기관의 목적이 부합해야 가장 이상적인 기부가 일어나는 것 같다 ” 며 “ 여행이라는 콘텐츠 자체가 문화코드이기 때문에 소극장 지원 등 사업에 전폭적인 지지를 할 예정이다 ” 고 귀띔했다 .
이처럼 일각에서 여행업계 기부문화가 기존보다 실질적이고 선행적인 움직임이 발현되고 있는 가운데 관계자들은 안정적인 고수익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진심어린 마인드와 여행이라는 문화코드를 잘 접목한 콘텐츠가 성숙한 기부문화의 당락을 좌우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