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원 = 김인철 기자 ) 본격적인 캠핑의 계절 . 불쑥 다가온 캠핑시즌에 캠핑 장비를 차리고 정리해야 하는 가장들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 장비 챙기기에 녹초가 된 이들의 눈에는 보다 편하게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캠핑카나 자동차 뒤에 연결해 끌고 다니는 카라반 (caravan) 이 들어올 수 밖에 없다 .
요즘 인기 뜨거운 캠핑카 ㆍ 카라반
국산 캠핑카의 지존은 트라버렉스다 . 현대자동차의 다목적차량 그랜드 스타렉스 (11 인승 ) 를 성우특장이 개조해 판매하는 캠핑카다 . 지붕에 설치된 팝업 텐트와 어닝 ( 캠핑용 차양 ) 을 제외하면 일반 스타렉스와 외관상 큰 차이가 없다 . 그렇다 보니 모양 때문에 캠핑카의 정체성이 부족하다는 불평도 있지만 운전이나 주차는 일반 캠핑카보다 편하다 .
내부에 냉장고 싱크대 인덕션레인지로 이뤄진 주방이 왼쪽에 설치됐다 . 팝업텐트는 운전석의 버튼으로 간단히 조작할 수 있다 . 4 인 가족이 넉넉하게 지낼 정도의 공간은 아니어도 기동성만큼은 높은 점수를 받는 차종이다 .
2013 년 첫 출시된 트라버렉스는 한정물량 120 대가 단기간에 판매됐고 지난해에도 150 대가 순식간에 동났다 . 올해는 물량을 늘려 188 대를 판매한다 . 가격은 부가가치세 포함 기본형이 4,875 만원이다 .
카라반 중 국내 베스트셀러는 독일 크나우스 타버트사의 ‘ 카라원 400LK’ 가 꼽힌다 . 2011 년부터 수입돼 300 대 가까이 팔렸다 . 3,100 만원의 가격 대비 우수한 품질이 인기 요인이다 .
400LK 차체는 고압 압축 패널로 제작돼 내구성이 좋고 단열과 방수 성능도 우수하다 . 소재 경량화로 무게를 줄여 견인 부담을 줄였다 . 실내는 2 층 침대와 화장실 , 소파 겸 침대 , 주방 등으로 구성됐다 . 조용한 수면을 위해 침실 구역은 실내 동선과 분리됐다 .
독일 본사와 정식 계약을 맺은 블루버드엔터프라이즈는 스모크창 , 자전거 수납공간 등이 반영된 한국 전용모델을 수입 ㆍ 판매한다 .
최근 ‘ 스터링 에클레스 SE 루비 ’ 의 인기가 높다 . 영국 카라반 시장의 40% 를 점유한 스위프트사의 제품으로 지난해 여름 수입돼 벌써 100 여대가 팔렸다 . 견고한 차체와 공기역학을 적용한 현대적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 특히 앞면은 고속열차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 블루버드엔터프라이즈가 국내 공식 판매하는 이 차의 가격은 1 년간 무상 애프터서비스 (AS) 를 포함해 4,870 만원이다 .
’ 착한 가격 ’ 을 앞세운 실속형 국산 카라반 ‘ 블루밴 미니 ’ 도 주목을 받는다 . 지난 2 월말 열린 ‘ 국제캠핑페어 ’ 에서 공개된 소형 카라반으로 , 앙증맞은 차체 안에 주방과 침대 겸용 테이블 , 소파가 들어 있다 . 이동식 사무실이나 푸드카 등으로 활용 가능하다 . 기본형은 1,320 만원 , 지붕에 팝업 텐트가 장착된 모델은 1,540 만원이다 .
캠핑카에 대한 오해와 진실
자동차 문화가 발달한 유럽과 북미 지역은 캠핑카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 우리가 캠핑카라 칭하는 차량들은 자체 동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 모터홈 ’ 으로 통한다 . 끌고 다니는 이동식 주택인 카라반도 유럽식 명칭이고 , 북미에서는 ‘ 트레블 트레일러 ’ 라고 부른다 . 접어서 이동한 뒤 캠핑장에 펼쳐서 사용하는 것은 ‘ 텐트 트레일러 ’ 나 ‘ 팝업 트레일러 ’, 캠핑장 등에 고정돼 비용을 주고 이용하는 카라반은 ‘ 모빌홈 ’ 이다 .
국내에는 외국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완성차 형태의 수입 캠핑카가 거의 없다 . 수입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무게가 워낙 많이 나가 국내 배출가스 기준을 통과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 반면 카라반은 차로 분류돼도 자체 동력이 없어 안전성 시험만 통과하면 수입할 수 있다 .
그래서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캠핑카는 대부분 수입 상용차나 국산차를 개조했다 . 국내에 캠핑카나 카라반 제조업체는 10 곳 정도로 추산되고 거의 소규모 기업이다 . 카라반 수입업체는 최근 10 년간 급격히 늘어 30 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캠핑카나 카라반 시장이 커지고 있어도 국내 시장 규모가 얼마인지는 아직까지 통계로 잡히지 않는다 . 오성식 블루버드엔터프라이즈 대표는 “ 정식으로 수입되는 카라반은 연간 500 대 정도로 파악되는데 수입량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 ” 라고 설명했다 .
캠핑카와 카라반은 신차 구매자가 지인 등과 1 대 1 로 거래해 중고차 시장에서 매물을 찾기 힘들다 . 최근 중고차 기업 동화엠파크에 등록된 혼다 ‘ 엘리먼트 ’ 가 관심을 모으는 것도 워낙 중고차가 귀하기 때문이다 . 캠핑카 콘셉트의 엘리먼트는 국내에 몇 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카라반은 구입 시 운전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 카라원 400LK 이나 블루밴 미니 등 총 중량 750 ㎏ 이하는 2 종 보통면허로 운전 할 수 있지만 스터링 에클레스 SE 루비처럼 750 ㎏ 이 넘는 카라반은 1 종 특수면허 중 트레일러 면허를 따야 한다 .
요즘은 힘 좋은 승용차가 많지만 비탈길 등에서 안전운전을 위해서는 배기량 2,000 ㏄ 이상 스포츠유틸리티차량 (SUV) 으로 견인하는 게 낫다 . 카라반 견인장치 ( 커넥터 ) 는 별도로 설치해야 한다 . 국산은 100 만원 이하 커넥터도 있지만 수입 제품은 수백 만원까지 나간다 . 김재민 캠핑 전문사이트 ‘ 캠프야 ’ 대표는 “ 캠핑카는 주차와 주행이 편한 반면 실내 공간이 좁고 , 카라반은 사용할 때 편하지만 주행과 보관이 어렵다 ” 며 “SUV 지붕에 얹어 사용하는 루프탑 텐트의 경우는 낙상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 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