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원 = 구윤정 기자 ) 메르스 사태로 인해 관련산업의 주가도 타격이 크다 . 화장품 , 여행업 등 관련기업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시총 6 조가 날아갔다 .
화장품 업계의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와 올해 초 국내 증시에서 ‘ 신데렐라 ’ 였다 . 한류에 이끌려 국내 화장품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 유커 ( 遊客 )’ 가 이 크게 늘고 있다는 소식에 이 회사 실적이 올랐고 주가도 덩달아 뛰었다 . 지난해 말 시가총액이 12 조 9700 억원으로 상위 16 위에 불과했지만 올 들어 거침없이 질주했다 . 포스코에 이어 삼성생명 , 현대모비스를 차례로 앞지르며 지난달 19 일에는 25 조원을 돌파해 시총 5 위에 오르기도 했다 . 이 덕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도 지분가치가 10 조원이 넘는 ‘ 주식 부호 ’ 가 됐다 .
그러나 중동호흡기증후군 ( 메르스 ) 환자가 처음 발생한 지난달 20 일 이후 이 회사 주가는 약세를 보이더니 한 달 새 8.8% 나 떨어졌다 . 시가총액도 23 조원대로 움츠러들었다 .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 메르스 확산이 5 주째 이어지며 내수 소비와 외국인 관광 위축이 현실화되고 있다 ” 며 “ 전년보다 3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던 중국인 입국자 수가 2%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아모레퍼시픽과 LG 생활건강의 순이익 전망치를 각각 10% 하향 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고 말했다 .
지난달 20 일 메르스 첫 환자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됐다 . 이 기간 메르스는 경기 침체 속에도 저금리 ㆍ 저유가에 힘입어 조금씩 반등 기미를 보이던 국내 증시에 직격탄을 날렸다 . 개인이 외출을 꺼리고 소비가 위축된데다 관광객마저 급감하자 내수주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 이 여파로 내수 기업의 2 분기 실적 전망치가 줄줄이 하향 조정되는가 하면 주가도 급락했다 . 18 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224 곳의 영업이익 전망치 (17 일 기준 ) 가 5 월 20 일보다 0.36% 하락했다 . 특히 유통 ㆍ 생활용품 ㆍ 의류 ㆍ 음식료 ㆍ 통신 등 내수 관련 기업 64 개 가운데 한 달 새 영업이익이 하향조정 된 기업은 절반인 32 개에 달했다 . 화장품회사인 에이블씨엔씨는 32% 나 줄었고 대한항공도 6.18% 감소했다 .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자 주가도 급락하고 있다 . 화장품 ㆍ 백화점 ㆍ 여행 ㆍ 레저 관련주에서 시가총액이 6 조원 이상 감소했다 . 한국화장품 (-18.60%), 산성앨엔에스 (-16.01%) 등 화장품 업체와 하나투어 (-15.27%), 모두투어 (-10.31%) 등 여행사의 주가가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 백화점업계에선 롯데쇼핑 (-17.04%), 현대백화점 (-14.11%), 신세계 (-8.69%) 등이 하락하며 한 달간 시총이 2 조 3000 억원 허공으로 사라졌다 .
모건스탠리는 메르스가 한 달 내에 진정되면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 (GDP) 성장률이 0.15% 포인트 , 3 개월간 지속하면 0.8%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 중국 관광객 소비가 10% 감소하면 국내 수요는 1 조 5000 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고 이는 GDP 성장률을 0.1% 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 ” 이라며 “ 메르스 확산이 장기화하면 GDP 성장률이 0.3~0.5% 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 ” 고 말했다 .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 전염병이기 때문에 세월호보다 경제에 미치는 실질적인 파급력은 메르스가 조금 더 클 것 ” 이라고 진단했다 .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 전염병이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지만 사스 사례에서 보듯 질병이 유행의 정점을 지나면 증시는 하락 이전의 수준으로 회귀하는 경향을 보인다 ” 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