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원 = 구윤정 기자 ) 메르스로 인한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기피가 현실화되면서 관광산업활성화로 지역경기를 살리기에 나섰던 지자체에서는 울상이다 . 특히 강원도는 메르스 여파에 역대 최악의 가뭄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
“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메르스로 인해 6 월 13 일 개최 예정이던 설악산 국제트레킹대회 참가계획을 취소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 … 비록 이번 방문은 취소됐으나 대표님을 비롯한 회원분들과 강원도와의 친분 관계는 앞으로도 지속되길 희망합니다 . 차후 강원도를 방문해 주신다면 더욱 따듯한 서비스로 환대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 .”
위 글은 최문순 강원지사가 지난 11 일 중국 베이징매일걷기운동센터 진챠오 대표에게 보낸 서한문의 일부다 . 최 지사는 최근 강원도 내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국제 행사와 여행 프로그램이 메르스 여파로 인해 잇따라 취소되자 방문을 계획했던 일본여행업협회 , 니혼니시여행사 등 국외 여행사와 단체 25 곳에 일일이 서한문을 발송했다 .
그가 보낸 서한문 속엔 ‘ 빠른 시일 내에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 는 등 메르스 여파로 발길을 돌린 외국인 관광객을 다시 불러 모으기 위한 간절한 마음이 곳곳에 담겨 있다 . 이처럼 현직 도지사가 이례적으로 외국여행사 등에 서한문까지 발송하게 된 것은 메르스 여파로 인해 지역경제의 가장 큰 축인 여름철 관광분야가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
6 월 이후 강원도를 찾을 예정에 있다가 예약을 취소한 외국인 단체관광객은 현재까지 8641 명 (96 건 ) 으로 이달 말이면 1 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메르스 여파가 본격화된 5 월 21 일부터 지난 21 일까지 양양공항의 국제선 외국인 입국자수도 9621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 만 1915 명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
최 지사는 “ 세월호 참사와 구제역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봄부터 도내 관광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또다시 메르스란 악재가 겹쳐 걱정이 크다 ” 며 “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외국 청소년 교류단체 및 기업체 인센티브단체 모객 여행사 등에도 서한문을 추가로 보낼 예정 ” 이라고 말했다 .
여름철 특수를 계획하고 있는 강릉 , 속초 , 동해 , 삼척 , 양양 , 고성 등 강원 동해안 6 개 시 · 군은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 강원도 내에서는 메르스 확진환자 4 명 (2 명은 서울지역병원 입원 치료 중 ) 이 발생한 이후 열흘째 추가감염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전국 상황이 조기에 종식되지 않을 경우 인파가 많이 몰리는 해수욕장을 기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2013 년 여름철 강원도 내 90 여개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2567 만 명에 달했으나 지난해엔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2430 만명으로 137 만 명가량 줄어들었다 . 이 중 매년 800 만 ~900 만명가량의 피서객을 유치했던 강릉시는 오는 26 일까지 국내 여행사에 해수욕장 운영 프로그램과 메르스 관련 방역활동을 안내하는 서한문을 발송키로 했다 .
속초시는 지역의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에게 공영주차장 주차료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최명희 강릉시장은 “ 이 지역에선 여름 한 철 벌어서 1 년 먹고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해수욕장 운영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 며 “ 해수욕장의 방역인력을 2 배로 늘리고 , 의료봉사실에도 마스크와 체온계를 비치토록 할 계획 ” 이라고 말했다 .
한국여행업협회는 메르스의 여파로 해외 여행객이 한국 여행을 자제해 7~8 월 성수기에 해외 여행객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2% 정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 이에 따른 손실액은 약 1085 억원으로 추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