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미디어원=홍정우 여행가) 미국 북서부 워싱턴 주에 위치한 시애틀은 한국에서 미국 본토로 가는 가장 단거리에 위치한 도시이다 . 톰 행크스와 맥 라이언 주연의 영화 ‘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 이라는 영화와 한국 사람들에게 선풍적 인기가 있는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의 1 호점이 있는 도시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 아마존 ‘ 과 ‘ 보잉 ‘ 같은 기업들의 본사가 있는 도시라는 것은 이번 여행을 통해 알게 되었다 .

서울보다 높은 북위 49 도에 위치하지만 기후는 온화하여 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거의 없는 곳이며 비 오는 날은 많아도 강수량이 적은 지역인 시애틀 … 10 월의 마지막 주 가을이 깊어간 시애틀로 투어리더로서가 아닌 여행객의 입장에서 짧게나마 여행을 다녀왔다 .
시애틀 터코마 국제공항은 시애틀과 터코마 사이에 위치해 있는 국제공항으로 인천공항에서 약 9 시간 반 ( 귀국편은 11 시간 20 분 )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교통수단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요금도 저렴하고 빠른 Link Light Rail 을 이용하기로 했다 . 짐을 찾고 나오면 위의 표지판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냥 화살표만 따라서 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

티켓은 기계에 현금 또는 신용카드를 이용해서 발권할 수 있다 . 요금은 편도 $3. 화면에 터치를 하면 목적지가 뜨는데 왼쪽 끝에서 보듯 시애틀 다운타운인 Westlake 역까지 티켓을 끊었다 . 시애틀의 역사가 시작된 Pioneer Square 역에서 내리는 것도 추천한다 . 공항에서 Westlake 역까지는 약 30 여분 소요 .

편도 $3 짜리 티켓 . 열차를 탑승할때 따로 표를 검사하는 사람이 없어서 공짜로 탑승해도 될 뻔 (?)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불시에 검표원이 타는 경우가 있고 , 실제로 귀국할때 공항으로 가는 열차 안에 경찰 두명이 갑자기 타서 티켓을 검사하기도 했다 . 괜히 무임승차 했다가 $3 의 수십배에 해당하는 벌금을 감수하느니 깔끔하게 티켓을 구매하는게 현명한 방법이다 .

Link Light Rail 겉모습과 내부 모습... 아주 깔끔하고 깨끗하다.


30 여분을 달려 도착한 종점 Westlake 역은 시애틀의 다운타운으로 백화점과 여러 쇼핑몰들이 밀집해 있는 가장 번화가라 할 수 있다 .

시애틀 올드타운 ‘ 퍼블릭 마켓 ‘ 에 있는 스타벅스 1 호점 … 전 세계 스타벅스 중에서 오리지널 로고 ( 가슴을 드러낸 갈색의 인어 ) 를 달고 있는 유일한 가게다 .

시애틀을 특징짓는 가장 명료한 단어는 ‘ 커피 ’ 다 . 사시사철 안개와 비에 덮여 있는 스산한 날씨 , IT 직업군 등 꽤나 지적인 인구 구성 , 국경 너머 밴쿠버와의 교류 등이 이 도시의 막대한 커피 소비량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 그리고 이제는 스타벅스 , 시애틀스 베스트 커피 등을 통해 세계의 커피 문화를 좌지우지하는 도시가 되었다 .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스타벅스는 1971 년 시애틀의 웨스턴 애비뉴에 처음 문을 열었다 .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로운 커피 문화를 만들고 있던 피츠커피 (Peet’s Coffee ) 에 영향을 받아 싸구려 아메리칸 커피의 나라를 뒤집기 위한 첫 발을 내디딘 것이다 . 이 원조점은 1977 년에 자리를 옮겨 지금은 퍼블릭 마켓에 자리잡고 있다 . 다른 지역에서도 느낀거지만 스타벅스 커피값은 한국이 가장 비싼듯 했다 .

시애틀 올드타운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퍼블릭 마켓 … 건물 안과 밖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넘쳐나는 활기찬 곳이다 . 어느나라 어느도시든 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사람 사는 냄새와 정겨움이 묻어나는 곳 , 그래서 시애틀 여행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었다 .

퍼블릭 마켓 실내쪽에 들어가면 영화 ‘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 ‘ 에 배경으로 나왔던 식당이 있고 주연배우의 사진도 벽에 걸려있다 .




퍼블릭 마켓 바로 옆 마켓 씨어터 건물 외벽의 ‘ 껌 벽 ‘(Gum Wall).

스타벅스와 함께 시애틀의 명물이라 불리는 곳으로 씹던 껌을 벽에 붙여 놓아서 세상에서 가장 더럽고 꼴불견 관광지 중 하나라고 하는데 1993 년 마켓 씨어터를 찾던 관광객들이 입장을 기다리는 동안 장난삼아 붙이기 시작하면서 현재의 껌벽이 되었다고 한다 . 극장측에선 첨에는 대대적인 제거작업을 했지만 껌을 붙이는 더욱 많아지고 그 속도도 엄청나게 빨라서 1999 년 부터 시 당국과 극장측에서 이곳을 관광 명소로 관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 하지만 조만간 철거될꺼란 소식이 들려 오면서 앞으로의 변화가 주목된다 .
시애틀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스페이스 니들' 타워 전경... 1962년 세계 박람회를 위해 지어졌고 높이 184m로 현재 시애틀에서 가장 높은 상징적인 건물이라 할 수 있다.

스페이스 니들 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애틀 전경. 눈 앞에 보이는 곳이 유니온 호수

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애틀 고층빌딩들

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애틀 앞 바다

멀리 해발 2,429m의 올림퍼스 산이 있는 올림픽 내셔널 파크(Olympic national park)와 산 주변을 둘러싼 운무가 보인다... 구름이 바다에 맞닿아 깔려 있는 환상적인 풍경

서울 광화문 흥국생명 본사 빌딩 앞에 있는 거대한 망치질 하는 조형물의 원조가 바로 이곳 시애틀 예술 박물관 앞에 있다.

시애틀의 역사가 시작된 곳 ‘ 파이오니아 스퀘어 ‘… 서울의 인사동 처럼 오래된 가게들도 많고 거리 공연도 열리는 정말 예쁜 동네인데 요즘들어 노숙인들과 부랑아들이 몰려서 아쉽게도 치안이 많이 불안해졌다고 한다 .

파이오니아 스퀘어 거리

파이오니아 스퀘어에 있는 인디언 흉상 … 이 분이 바로 지금 이 도시의 이름과 같은 시애틀 추장이라고 한다 .. 도시의 이름은 시애틀 역사가 시작될때 마지막으로 이 지역을 다스렸던 인디언 추장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

파이오니아 광장 근처에 위치한 1914 년에 완공된 시애틀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 스미스 타워 ‘… 1962 년 스페이스 니들이 세워지기 전까지 시애틀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 건물의 꼭대기에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산 마르코 광장 종탑에서 영감을 얻은 하얀색 삼각 지붕이 있다 . 세척을 하지 않아도 깨끗하게 유지되는 외벽으로 건축 후 1976 년에 단 한번 세척을 하였다고 한다 .

시애틀 66번 부둣가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시애틀의 전체적인 야경을 담는데 최적의 장소인 ‘ 케리 파크 ‘ 에서 바라본 시애틀 전경 … 해 질때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벌써 카메라를 곳곳에 설치하면서 자리를 잡고 있던 곳 … 대중교통으로는 다소 찾아가기 힘든 곳이긴 해도 그래도 조금만 투자하면 시애틀의 야경을 담아내기엔 최적의 장소가 아닌가 싶다 .

케리 파크에서 바라본 ‘ 레이니어 산 ‘… 여행하던 당일날 하루종일 날씨가 맑고 화창해서 저 산의 모습이 비교적 잘 보였다 . 해발 4,392m 의 만년설이 있고 화산이 활동하는 활화산이다.

케리파크에서 도심에 불이 들어올때 바라본 시애틀 야경

시애틀 워터파크로 내려와서 바라본 야경

차를 타고 외곽인 웨스트 시애틀로 나가서 바라본 야경... 도시의 전체적인 모습이 보이면서 보름달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흔히들 한국의 여러 여행사에서 내놓은 상품들을 보면 시애틀은 캐나다 벤쿠버와 로키산맥을 포함한 여행지로 묶어서 나오지만 실질적으론 국적기 비행기들의 인아웃 역할을 하는 일정으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기껏해야 도착 당일 잠시 시내 관광을 하고 바로 국경을 넘어 벤쿠로로 이동하는 코스가 대부분인 상품들이다 .
물론 시애틀은 뉴욕이나 시카고 같은 대도시들과 비교하면 규모가 매우 작은건 사실이다 . 하지만 올드타운의 퍼블릭 마켓에서 그들이 살아가는 생활상을 좀 더 가까이서 느껴보고 도시의 역사가 시작된 파이오니아 광장에서 거리 공연도 감상해보고 스타벅스 1 호점에서 아메리카노 한잔 테이크아웃 해서 시애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그러하듯 야외 벤취에 앉아 이 도시를 만끽해보다보면 하루건 이틀이건 그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여행가 Roman Hong ( 홍정우 )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러시아학과
인바운드 러시아어 관광 가이드와
아웃바운드해외여행 인솔자로 활동 중
유럽과 아시아 , 북미 , 중남미 , 중동 등 약 60 여개국 인솔
https://www.facebook.com/roma.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