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바운드여행업계 초대형여행사의 ‘슈퍼갑질’과 주가등락

아웃바운드여행업계 초대형여행사의 ‘슈퍼갑질’과 주가등락
(미디어원=김주현 관광칼럼니스트) 여행업계에서 최초의 주식 상장은 2000년도 이였다. 당시는 IMF를 막 지나고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할 즈음이었는데 설립 수십 년 지난 A사, 대기업 계열사인 B사, 이름이 널리 알려진 C사도 아닌 설립 수년이 지난 D여행사가 코스닥에 당당하게(?) 입성하였다. 여타 여행사와 다른 점이 있었다면 간판패키지여행사에서 출발하였다는 것인데 일반소비자들은 직판패키지와 간판패키지의 차이를 잘 모르실 것이다. 랜드사를 모르는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겠다.
아웃바운드여행업계가 덤핑판매를 한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영업 방식으로써 특히 패키지여행사끼리의 덤핑판매는 치열한 생존경쟁으로 수많은 패키지여행사들이 명멸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씨에프랑스여행사, 삼홍여행사, 온누리여행사(현재의 온누리여행사의 전신이나 현재 오너 및 운영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회사임)가 대표적이었다. 이러한 회사들이 IMF를 기점으로 사라지고 아웃바운드여행업계의 판도는 간판패키지여행사 주도로 변모해 왔다. 물론 아직도 직판패키지여행사들이 나름 존재하고는 있다.
여행업계에 도, 소매업이 있고 하도급거래가 있는 것은 명백하나 이를 법으로 제대로 규정하고 있지 않는 현실이 소위 말하는 ‘갑질’의 원인이 되어왔음은 아웃바운드여행업계 경력자 웬만한 사람이라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대리점들이나 중소여행사에 대한 ‘갑질’은 여기서는 논외로 함.) 그 동안 언론에서도 수차례 보도된 바 있지만 일반소비자들은 해외여행지에서 현지여행사나 가이드에게서 수도 없이 옵션 강요, 쇼핑 강요, 팁 강제 등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나 그 원인이 특정 패키지여행사들의 ‘갑질’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은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직판패키지여행사는 랜드사나 현지여행업체와 동업자 정신에 입각한 ‘갑질’이라 그 정도가 약하지만 간판패키지여행사는 소위 ‘슈퍼갑질’로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시장을 장악해오고 있는 것이다. 포괄적 표현이지만 단가후려치기, 노 투어피, 현지호텔 디포짓 대납, BD적용, 여행경비정산 지연, 사고 시 책임전가, 환차손 전가, 불평등계약, 전시박람회 직원파견, 협찬 강요 등 등 수십 가지에 달한다. 일반 국민소비자들이 패키지여행을 외면하고 개별여행으로 비싼 돈을 지불하며 여행하는 이유도 여러 가지 이겠으나 여행업계의 고질적 관행에 희생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슈퍼갑질’하는 여행사는 정해져있고 여행업계 내에서 회자되는 그 원인을 살펴보면 의외로 간단하다. 기본적으로 여행사는여행상품 판매에 따른 여행알선업이므로 주가상승의 기본은 매출과 수익외에는 달리 평가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원천기술이나 자산가치, 브랜드가치가 주가에 반영될 부분은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를 예측하는 자료를 수시로 내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안정적인 기조 하에서 수년 동안 아웃바운드여행업의 년 평균 실적상승률이 10%인데 K사의 년 평균 주가 상승률이 35%에 달했다면 이는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다른 여행사들의 영업이 저조하였거나 K사가 특별히 영업을 잘했거나 아니면 덤핑판매로 실적을 끌어 모았을 것이고 수익을 내기 위해 랜드사나 현지업체를 매조졌을 것이다. 그럴 이유는 없겠지만 만일 K사가 주식상장을 안하고 내부적으로 회사를 살찌웠다면 덩치를 키우기도 어려웠겠지만 여행업계 대부분 종사자들을 피눈물 나게 하는 ‘슈퍼갑질’은 하지 않았을 지도 모를 일이다.
K사의 노동조합은 회사의 ‘갑질’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을까? 요즘 사회적 이슈가 되는 노동자 시위에 참가해 본 적 있는가? 주가 상승과는 별개로 얼마 전에 언론에 보도된 상장 40개 업종 중 여행업의 평균 연봉이 최하위라는 소식은 우리 모두를 슬프고도 우울하게 한다.

글: 김주현
관광칼럼니스트 전 랜드업협회 회장 현 월드비젼 대표

본 칼럼의 내용은 본지의 기사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미디어원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