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정인태 기자)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함에 따라 문화관광부 한국관광공사를 비롯한 정부 관련기관과 관련 산업의 중국인 관광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 3~4 년 내에 내한 중국관광객이 년 간 천만 명을 웃돌게 될 것이며 성형을 비롯한 의료관광객 역시 50 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으로 한국관광공사와 지방 관광공사는 중국 주요도시에서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펼치고 있다 .
그러나 중국인 관광의 증가에 대한 기대감과는 반대로 편법과 불법으로 얼룩진 중국인 관광에 대한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는 날로 커지고 있다 . 중국인의 한국관광이 우리 경제와 관광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국격을 떨어뜨리고 있는 현실을 관광업계의 전문가 이종순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알아보았다 .
먼저 대표님의 이력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
– 여행업 경력은 이제 20 년이 좀 넘었습니다 . 모 여행사의 관리책임자로 근무하던 중 무리한 확장을 시도하던 회사가 문을 닫게 되면서 중국 전문여행사를 작게나마 설립 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
중국인의 한국관광에 문제가 많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 대표적인 문제가 어떤 것인지요 ?
– 중국인의 한국관광의 근간은 인두세입니다 . 인두세는 한국의 여행사가 중국관광객을 유치하 기 위해서 중국여행사에 지급하는 돈을 일컫는 말입니다 . 일인당 얼마씩을 지불해야 관광객 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에 인두세 ( 人頭稅 ) 라고 부릅니다 .
인두세를 지불해야 중국인관광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중국인바운드업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 공공연한 비밀이지요 . 현재 인두세는 400 위안 ( 약 8 만원 ) 입니다 .
관광객 1 인당 8 만원을 지급하고 모셔 온다는 말씀인가요 ?
– 예 , 그런데 8 만원만 지급하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 원래 여행사의 요금은 항공요금과 현지 지상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지상비는 서울을 기준으로 할 때 최소 350 불 (3 박 4 일 기준 ) 이 되어야 중급호텔에서 숙박과 식사 및 교통편의 제공이 가능합니다 . 물론 여기에는 여행사의 수익은 계상 ( 計上 ) 되어 있지 않습니다 . 중국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과열되다 보니 , 지상비가 차츰 내려가기 시작하여 3 년 전에는 지상비를 받지 않는 ‘ 지상비 0 원 ’ 이 시장가가 되어 버렸습니다 . 이로 인해 많은 문제가 발생되어
전임 이대통령시절에는 지방 모텔에서 숙박을 하고 쇼핑센터를 전전하던 중국단체관광객들이 청와대 앞에서 항의소동을 벌인 일도 있습니다 .
북경 올림픽이 끝난 직후부터 , 지상비를 받지 않는 위에 인두세를 지급하는 여행사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중국 깃발단체는 전부 여기에 해당됩니다 .
중국관광객 한 분이 오면 40 만원이 넘는 돈이 사라지는 군요 ?
– 올해 한국관광공사의 예상대로 600 만 명이 들어온다면 2 조 가까운 국부가 유출되는 겁니다 . 저가 호텔 , 식당 등에서 올리는 매출은 여행사들의 인두세로 중국여행사에 선 지급이 되는 꼴입니다.
일인당 40 만원 가까운 돈을 지불하고 받은 단체로 수익은 어떻게 내고 있습니까 ?
– 얼마 전 은평경찰서에서 적발한 중국관광객 대상으로 한 범죄를 보시면 짐작하실 수 있습니 다 . 바가지쇼핑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
중국인의 해외관광은 2003 년에 홍콩 마카오를 대상으로 처음 개방되었습니다 . 해외여행의 역 사가 일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1989 년 해외여행자유화 당시 우리 해외여행객과 마찬가지 로 해외여행에 나선 중국관광객들은 친지 친구의 선물에 많은 시간과 돈을 씁니다 . 한국관광을 마친 중국관광객의 손에 예외 없이 들려있는 물건은 홍삼 김 그리고 한국 화장품 입니다 . 귀국하는 중국관광객에게 물어보았더니 15000 원하는 김 한 박스를 10 만원씩에 다섯 박스를 구입했다고 합니다 . 1 만원도 안될 홍삼도 한 뿌리에 10 만원씩 다섯 뿌리를 구입 했습 니다 .
인두세로 유인해서 저가 호텔에 숙박시키고 형편없는 식사를 제공한 후 쇼핑센터를 전전하면서 정상가격의 7 배 10 배의 가격으로 관광객의 등을 치는 것입니다 . 중국인전문여행사와 관광가이드가 엄청난 돈을 번다는 사실은 업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나요 ?
– 민간차원에서는 없습니다 . 몇 년 전부터 상장여행사들이 사업다각화를 위해서 중국인바운드 시장에 뛰어 들었습니다만 그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 인두세를 내지 않으면 관광단체를 받 을 수가 없으니 악습을 따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
– 방법은 정부가 나서는 것입니다 . 아주 간단합니다 . 문체부에 등록된 중국관광여행사 , 면세점 , 관광객전용쇼핑센터의 세무조사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 극성을 부리고 있는 환 치기까지 모두 적발할 수 있습니다 . 주고받을 것을 상계해 버리는 것이 환치기의 기본 입니다 .
문제는 정부 당국자들이 장밋빛 전망에 취해 실상을 전혀 알고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 수수방관만 하고 있는 사이 엄청난 국부가 유출되고 있고 나라의 위신까지 손상되고 있습니다 .
관광공사에서 역할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
– 관광공사의 관심사는 국부유출이나 관광객 유치에 의한 수익의 증가가 아닙니다 . 실적 보여 주기에 급급합니다 . 기대할 것이 없습니다 .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 작년 화웨이 그룹에서 임직원 만 명의 인센티브 그룹이 들어왔다고 난리법석이었던 일이 있습니다 . 불행히도 행사가 끝난 후 제주도에서 번 돈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관광공사에서 화웨이 그룹을 유치하면서 단체여행으로 발생되는 쇼핑커미션을 화웨이 그룹에 다 주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 중국인관광객을 유치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유일한 원천인 쇼핑커미션을 화웨이에 전부 양보한 것이지요 . 결국 우리는 장소만 제공하고 돈을 벌어간 것은 화웨이입니다 . 제가 듣기로는 참여했던 여행사는 전부 적자를 면하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 얻은 것은 실적 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것입니다.
요즘 관광공사에서 중국관광객 유치하겠다고 현지에서 펼친다는 홍보행사가 많습니다 . 아직도 어떤 실정인지 눈치도 채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 중국관광객을 유치하면 할수록 나라에는 손실이 된다는 것 말입니다 . 업계에서 관광공사에 역할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
사태가 심각합니다 . 다른 문제는 없습니까 ?
– 지난 중국국경절 연휴를 문체부가 무자격가이드 암행단속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
무자격 유자격을 따질 것 없이 현재 중국인바운드 가이드의 문제는 심각합니다 . 중국인관광객을 안내하는 가이드는 거의 대부분 대만화교이거나 중국교포입니다 . 대만에서는 현지 한국주재원이나 유학생들이 한국단체를 안내하다 적발이 되면 추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이 문제는 제가 언급할 내용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그쪽 현실은 그렇습니다 .
중국교포와 대만화교 일색인 가이드의 문제는 이들의 자질이 수준이하라는 것입니다 . 한국의 문화 역사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해서 생기는 일입니다 .
문체부에서 역사 문화를 왜곡하는 가이드를 암행단속으로 적발하겠다고 했는데 암행 단속할 것없이 인터뷰를 해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 기초적인 지식도 없는데 암행단속까지 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
이들이 하는 일은 관광객들을 모시고 관광지에 가서 “ 여기가 경복궁입니다 . 30 분 시간 드릴 테니 둘러보시고 사진찍고 제 시간에 모이십시오 .” 라는 안내가 전부입니다 . ‘ 북경의 자금성보다 20 년 전에 창건되었고 자금성의 형태가 북경의 담자사라는 사찰에서 모티브를 얻었듯이 우리 경복궁의 근정전도 담자사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역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습니다 . 관광은 스토리텔링이 전부입니다만 애초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
가이드 문제와 관련한 해결방안은 없나요 ?
–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대만화교와 중국교포 가이드의 자질 문제는 다시 검증해야 합니다 .
자격을 갖춘 사람만이 가이드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국적에 따른 차별정책을 실시하 자는 것이 아니라 가이드자격을 재평가해서 합당한 자질이 있는 자에게만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관광공사에서 단기 교육으로 중국교포에게 관광가이드 자격을 부여하는 것도 재고되어야 합 니다 . 일정수준 이상의 한국어 능력과 우리 역사 문화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소양을 갖추지 못했다면 자격증을 부여해서는 안 될 노릇입니다 . 국부는 유출되고 일자리는 사라집니다 .
중국관광객이 급증해서 일어나는 가이드 부족현상은 중국에서 공부한 주재원 자제 , 유학생들 을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겠습니다 . 유창한 중국어의 구사가 가능한 이들이 전문가이 드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입니다 .
이를 통해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으니 중국관광객 유치에 의한 실질적인 이득인 고 용창출로 직결될 것입니다 . 이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중국내 인맥들과 웨이보 , 위쳇 등을 통해서 한국관광에 대한 소개를 하게 될 것이며 비정상적인 중국 인바운드의 문제는 어렵지 않게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 참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만 아직 정부에서는 인식도 못하고 있군요 . 마지막으로 정리 말씀 부탁드립니다 .
– 우리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이 중국에 밀리기 시작한 지 오래입니다 .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 이 시점에서 우리는 제조업 일변도에서 탈피하는 노력을 시작해야 합니다 . 물론 이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되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의 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관광산업은 그 중심이 될 것입니다 . 홍콩과 싱가폴이 인바운드 관광산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실질수익은 우리와는 비교가 될 수 없습니다 . 정상적인 요금을 지불하고 떠나는 홍콩 싱가포르 여행과 인두세를 지불하고 모셔오는 중국인관광단체와는 그 근본부터 차이가 있습니다 .
관광산업은 민생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 먹을거리 볼거리 살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서민경제를 일으키는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 부가 각계각층에 골고루 스며들어서 빈부격차에 의한 사회갈등의 요소도 줄어들게 됩니다.
지난달 , 대통령께서 관광산업을 직접 챙기시겠노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관광정책회의도 개최하셨습니다 . 그런데 실태를 알려드리고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더 나아가 미래의 방향을 제시할 만 한 분은 안 계시더군요 . 오히려 불법 탈법을 일삼는 업계의 대표들이 정책회의에서 이런저런 요구 사항을 제시합니다 .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 부디 제대로 된 사람에게 제대로 들으셔서 ‘ 관광입국 ’ 의 길이 다시 열릴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