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여행 그리고 맛 집] 여명양평해장국, 그린식당 장평방앗간에서의 시간과 평창의 자랑 ‘모릿재산양산삼’
평창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게다 . 감자와 옥수수 많이 나는 동네 , 국내에서 가장 많은 스키리조트가 있는 곳 , 소설 ‘ 메밀꽃 필 무렵 ’ 의 배경이었고 작가 이효석이 태어난 봉평면 흥정계곡이 있는 곳이다 . 2011 년에는 사전오기의 노력으로 불가능해 보일 것 같던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나라 안팎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 .
평창의 역사를 되짚어 본다면 , 불과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두메산골의 표본이었다 . 정도전이나 이중환의 말을 빌자면 ‘ 문 앞의 땅이 좁아 수레 두 채를 용납할 만하고 하늘이 낮아 재 위는 겨우 석자 높이 ’ 이거나 ‘ 한때 난리를 피하기에는 좋은 곳이나 오래 대를 이어 가며 살기에는 적당하지 못한 ’ 척박한 곳이었다 .
평창군의 상징과도 같은 이효석의 소설 ‘ 메밀꽃 필 무렵 ’ 에서도 평창은 산이 높고 계곡이 깊으며 그저 드문드문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산골오지로 묘사되었다 . 몰락한 시골 양반 허생원이 늙고 지친 나귀와 함께 메밀꽃 핀 가득 핀 평창군 이곳저곳의 장마당을 휘적휘적 다니는 모습에서는 끝 모를 가난과 곤궁함만이 보일 뿐이다 .
오늘날의 평창은 행복한 곳이다 . 평창군의 브랜드인 ‘Happy 700’ 은 평창군의 많은 지역들이 인간과 동물이 살기에 가장 적합한 고도로 알려진 해발 700 미터에 위치하고 있음에서 비롯되었다 . 고기압과 저기압이 만나는 지역인 해발 700 미터에서 우리 인체는 멜라토닌을 활발히 생성시킴으로써 숙면을 취할 수 있게 하고 , 충분한 혈류공급으로 젖산과 노폐물을 제거함으로써 피로회복이 빠르다고 한다 . 고지대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무공해 농축산물까지 더해지니 평창군의 브랜드 ‘ 행복 700’ 이 딱 들어맞는다 해도 과하지 않을 것이다 .
행복한 평창군을 여행하노라면 기대하지 않은 맛집들을 만날 수 있다 . 여행길에 나서면 웬만한 음식이 다 맛있다고 느껴지지만 정말 운 좋은 날에는 특별히 맛난 집을 만나게 된다 .
휘닉스파크 초입의 여명양평해장국
굳이 스키매니아가 아니더라도 휘팍이라 불리는 휘닉스파크를 찾는 사람은 많다 . 여명양평해장국은 휘팍을 올라가면서 찾아온 시장기를 달랠 요량으로 들어서게 된 곳이다 .
혼자 식사하기에 적당한 자그마한 식당을 살피다가 우연히 들어선 여명양평해장국은 밖에서 보기와는 달리 제법 너른 공간으로 40 여명 정도는 너끈히 술과 음식을 함께 나눌 수 있다 .
해장국을 중심으로 한 메뉴들이 복잡하지 않으니 선택이 어렵지 않으면서도 나름의 맛을 느낄 수 있다 . 몇 리 떨어지지 않은 장평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가장 알아주는 식당을 운영했었다는 여명양평해장국 주인 심상희씨는 ‘ 더운밥과 따뜻한 국 그리고 정성으로 만든 반찬들을 사람들에게 대접하는 것이 좋아 평생 식당을 하고 산다 .’ 고 말했다 .
장평을 떠나 휘팍 인근에서 음식점을 시작한 것은 다섯 해 전으로 이런저런 메뉴를 해보며 사람들의 입맛을 살펴보다가 해장국이 가장 잘 맞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 여명양평해장국은 매운 맛과 짠맛이 과하지 않고 부드러운 맛 속에서 시원하다고 느낄 정도로 간을 맞추었다 . 가장 보편적인 메뉴를 시키는 습관대로 주문한 얼큰양평해장국은 간단한 아침식사 후 적잖은 거리를 이동한 여행자의 미각을 만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 막 시합을 끝내고 온 듯 골프복 차림의 손님의 해내탕 , 점심식사를 위해 찾아온 가족여행객의 곱창전골도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 일 년 내 많은 분들이 찾아 주시고 있습니다 . 공간이 그리 넓지 않으니 스키시즌과 골프시즌에는 미리 예약을 해주시편이 낫습니다 . 특별한 것도 없는데 먼 곳에서 일부러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 주인 심상희씨의 말이다 .
여명양평해장국: 033-333-2401 심상희대표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태기로 104번지
장평방앗간에서 만나는 옛 시간
낯선 동네를 찾아가면 시장과 방앗간을 둘러보는 것을 빼놓지 않는다 . 사람 사는 동네마다 크던 작던 시장은 있게 마련이고 시장은 그 곳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숨김없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 시장 한 켠의 방앗간을 들러보는 것 역시 그들의 삶을 조금 더 느끼고 싶어서이며 어린 시절의 추억을 가끔 되새겨 보고 싶음에서이다 .
장평에서는 장평 떡방앗간을 만났다 . 장평시외터미널에서 차 시간을 확인하고 느린 걸음으로 동네를 한 바퀴 돌다보니 아담한 방앗간이 눈에 들어온다 . 아침내 바삐 움직인 탓에 시장기를 느끼던 참이라 더 반갑다 . 방앗간은 잘 정돈되어 있고 갓 쪄낸 술떡과 찰옥수수 인절미가 김을 내뿜고 있다 . 인심 좋은 주인이 권하는 데로 몇 개 집어 먹어보니 역시 ‘ 우리 것은 좋은 것이다 .’
쌀 자급이 우리사회의 대명제였던 시절 , 찹쌀대신 찰옥수수를 곱게 갈아 인절미를 만들었다 . 찰옥수수 한 알 한 알을 모두 껍질을 벗겨 하루 정도 물에 불린 후 갈아야 한다 . 정성으로 만들어지는 찰옥수수 인절미는 입 안 가득 고소함으로 채운다 . 술떡 기정 증편 기지떡 등 동네마다 제각각의 이름으로 불리는 술떡 역시 정성과 수고가 필요하다 . 쌀 반죽을 효모로 불리는 과정은 제법 시간을 요하는 작업이다 .
장평방앗간은 떡을 만들 때 색소를 넣어 멋을 내거나 오랫동안 굳게 하지 않기 위해 전분 등 다른 첨가물을 섞지 않는다고 한다 . 우리 전통방식대로만 떡을 만든다는 주인의 말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
장평방앗간: 033-332-4494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금송길 15-9
평창의 자랑거리 ‘모릿재 산양산삼’
모릿재는 평창군 대화면에서 진부면으로 넘어가는 고개이며 몰잇재 혹은 모노치라고 불린다 .
장평에서 자동차로 15 분 거리에 위치한 모릿재는 해발고도가 800 여 미터에 이른다 . 해발 1141 미터의 백적산을 오르다 만나는 곳이기도 하며 주변 경관이 수려하고 맑은 물과 바람을 만나는 곳이다 ., ‘ 모릿재산양산삼 ’ 은 모릿재에서 100 미터 남짓 거리에 자리 잡았다 .
‘모릿재산양산삼 ’ 은 해발 800m 의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직접 씨를 뿌려 자연 상태에서 자라게 하는 ‘ 직파재배 ’ 방식으로 산양산삼을 재배한다 . 해발 700 미터 이상에서 키우는 산양산삼은 산삼 중에서 최고로 치는 천종 ( 天種 ) 산삼의 70% 이상의 효과를 가진다 .
‘모릿재산양산삼 ’ 에서는 주로 10 년 근 이상의 산양산삼을 상품으로 판매하는데 산양산삼은 7 년이 지나면서 약효를 얻기 시작하여 10 년이 넘으면 산삼에 버금가는 최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
산양산삼의 효능은 다양하여 풍부히 함유된 사포닌의 작용으로 장 건강에 좋으며 혈액을 타고 우리 몸 곳곳으로 퍼지며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 치매예방과 중년과 노년의 활력증진에 크게 효과가 있다고 한다 .
산양산삼을 복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어 뇌두를 제거하고 잔뿌리부터 씹어 삼키는 것이며 먹기 불편한 경우 우유에 갈아 꿀과 함께 복용해도 좋다 . 주로 오전이나 취침전 공복에 먹는 것이 바람직하며 복용후에는 땀을 내는 운동이나 사우나 등은 피한다 .
모릿재산양산삼: 033-642-2225 김계남 대표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모릿재로 704-19
평창 장평의 맛집 ‘그린 식당’
장평시외버스터미널 인근의 그린식당은 장평에서는 꽤나 소문난 곳이다 . 평일에도 예약을 필요로 할 만큼 유명세를 얻고 있는 이곳에서는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 오삼불고기와 동태찌개를 시키니 감자조림 , 곰취저림과 각종 나물들로 가득한 상차림이 준비된다 . 그린식당의 숨은 한 수인 가자미식해까지 나오니 고개가 끄덕여질 수밖에 없다 .
좋은 쌀로 잘 지어진 더운밥이 나오니 찌개와 불고기가 나오기도 전에 연신 숟가락을 움직이게 된다 .
단맛 매운맛 짠맛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입맛은 순하고 부드러운 맛을 맛 집의 기본으로 삼는 기자의 평가를 달가워하지 않겠지만 그린식당의 음식들은 자극적이지 않은 맛으로 식객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여 조리 후에도 원재료의 식감을 느낄 수 있고 각자의 기호에 맞게 조리를 달리하니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
적당히 매콤한 동태찌개는 속 풀이에 적당하고 오징어와 한우소고기가 잘 조화된 오삼불고기로 장평 인근에서 명품막걸리로 소문났다는 메밀막걸리 ‘허생원’을 한 잔 청할 수밖에 없다 .
식사 내내 평창 음식 소개에 여념이 없던 김명자여사는 40 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손님을 맞는 것에 큰 기쁨을 느낀다고 했다 . 일에 대한 보람과 자부심으로 자신의 얼굴을 간판으로 내걸었다는 7 순 .. 여사의 열정이 그린식당의 성공비결일 것이다 .
짧은 일정의 평창여행을 소문난 맛 집에서 마감하며 다시 찾을 날을 기대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
장평 그린식당: 033-334-1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