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룡사 남쪽 우물서 청동접시 출토 … 촌주 ( 村主 ) 실명 기재 첫 사례
-고대도로 등 도시시설 함께 확인
-17 일 발굴현장 설명회 개최
(미디어원=정인태 기자) 문화재청 ( 청장 나선화 ) 의 허가를 받아 ( 재 )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조사 중인 경주 황룡사 남쪽담장 외곽 정비사업 부지에서 ‘ 달온심촌주 ( 達溫心村主 )’ 라는 촌주 ( 村主 ) 이름이 새겨진 청동접시가 출토되었다 . 또한 , 신라 시대 도로 , 배수로 등의 도시시설과 황룡사의 대지 축조방법을 알 수 있는 자료도 확인되었다 .
황룡사는 553 년 ( 진흥왕 14) 창건된 신라 최대 규모의 사찰로 , 신라왕경 핵심권역에 해당된다 . 이번 조사에서는 통일신라 말기에 폐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우물이 황룡사의 서남쪽 경계부에서 확인되었는데 , 이 우물에서는 촌주의 이름이 새겨진 자료로는 처음으로 ‘ 달온심촌주 ( 達溫心村主 )’ 가 적힌 청동접시가 출토되었다 . 이 청동접시는 제사 때 사용한 토기 등과 함께 묻혔던 것으로 보아 황룡사의 의례행위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
아울러 우물 내부에서는 편평하고 납작한 편병 ( 扁甁 ) 등의 토기류 , 중국백자편 , 평기와 , 청동제 손칼 등이 출토되었고 , 당시 사람들의 식생활을 짐작할 수 있는 밤 , 복숭아 , 잣 등의 씨앗껍질과 생선뼈 등도 함께 발견되었다 .
그리고 조사지역에서는 황룡사와 동궁 간 연결되는 동서도로와 황룡사 동쪽에서 분황사로 연결되는 남북도로가 확인되었다 . 도로면에는 20 ∼ 30cm 정도의 굵은 돌을 깔아 기초를 만들고 , 그 위에 잔자갈을 깔아 노면으로 사용하였다 . 도로의 한쪽에는 너비 100cm, 깊이 40~100cm 의 배수로를 설치하였으며 , 그 이후에는 배수로를 메워 도로를 확장하여 사용하기도 하였다 .
이번 발굴조사는 일부 지역에 한해 이루어진 관계로 도로 전체와 도로에 맞닿아 있는 광장의 전모는 드러나지 않은 상태이나 , 향후 단계별 조사를 통해 도로와 광장에 대한 윤곽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
한편 , 황룡사의 대지는 습지를 매립하여 조성된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졌다 . 남쪽에서 북쪽 , 동쪽에서 서쪽 방향으로 30 〫 정도 경사지도록 흙을 교대로 다지면서 쌓았다 . 또한 , 바닥에는 굵은 돌을 깔았고 , 일정한 간격으로 자갈층을 반복하여 다져 놓아 배수처리를 하는 등 신라 시대 토목기술의 진수를 잘 보여준다 . 흙을 쌓은 성토층 아래의 습지에서는 6 세기 무렵의 토기편이 출토되고 있어 진흥왕 시기의 황룡사 창건 기록과도 일치함을 알 수 있다 .
이번 발굴조사 성과는 오는 17 일 오후 2 시 개최되는 발굴현장 설명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보다 자세한 내용은 신라문화유산연구원으로 문의하면 된다 .
발굴현장 : 경상북도 경주시 구황동 420-1 번지 황룡사 남쪽 담장 외곽 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