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의 으뜸, 한 폭의 풍경화 ‘변산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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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 .
바다를 향해 불쑥 튀어나온 변산반도가 그곳이다 . 너른 곰소염전을 지나면 층층의 해안절벽과 기괴한 바위들이 파도와 춤을 춘다 . 그리고 더욱 아름다운 육지 위 보석이 곳곳에 숨어있다 . 이제 숨어있는 보석을 찾는 여행이 시작된다 .

고색창연 내변산 진주
석포 삼거리에서 내륙쪽으로 들어서면 푸근한 내변산에 자리잡은 내소사에 다다른다 . 무려 1 천년간 우뚝 서있는 느티나무와 300 년을 넘어선 보리수 나무가 방문객을 환영한다 .
조개가 품고 있는 진주가 마침내 은은한 빛을 뿜어내듯 내소산의 정기는 내소사를 빛나게 한다 . 게다가 그 빛은 반짝거리는 영롱함이 아니라 오랜 세월이 묻어있는 침묵의 반짝임이다 . 흘러가는 시간은 한 자 한 자 짜여있는 대웅전 꽃문살에 누런 나무의 색감만을 남겼지만 , 그 어디서도 만들어 낼 수 없는 시간의 넉넉함이 배어 더 멋스럽다 .

세계 최고의 소금을 생산하는 전북 부안은 더 많은 보석을 숨기고 있다.

곰소의 다양한 젓갈은 향긋한 바다내음을 제각각 보존하고 있다.

허기를 달래는 곰소의 맛
줄포 북쪽에는 바둑판처럼 가지런히 정리된 천일염전이 펼쳐져 있다 . 이곳 염전은 한때 번성하던 줄포항이 없어지자 바다를 막아 곰소항을 새로 만들면서 생긴 것이다 . 모항에서 염전 지대가 있는 곰소까지 15 ㎞ 가량 이어지는 이곳은 햇살에 반짝이는 염전도 포인트지만 , 특히 곰소만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쌍계재가 해안길의 백미라 할만하다 . 곰소는 일찍이 젓갈산지로 이름을 날렸던 곳이다 .
지금도 마을 왼쪽 편 곰소항 뒤쪽에 젓갈단지가 있다 . 가게마다 명란젓 , 오징어젓 , 낙지젓과 같은 익숙한 젓갈부터 청어알젓 , 황석어젓 , 개불젓 , 토하젓 등등 생전 처음 들어보는 젓갈까지 약 30 여 가지의 다양한 젓갈들을 내세운다 . 특히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곰소 천일염은 다른 소금에 비해 짠맛보다 단맛이 강한 게 특징 . 이러한 맛이 싱싱한 해산물을 만나 만들어내는 다양한 젓갈들은 보기만 해도 입맛이 살아난다 .

채석강에 걸린 낙조는 한폭의 풍경화다.

채석강 끝에 사로잡힌 석양

누구나 다 아는 부안의 명소 채석강은 여전히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 오랜 세월 바람과 파도가 만나 합작품을 만들어 낸 듯 하다 . 저녁 무렵 기기묘묘하게 쌓이고 깍여나간 채석강 절벽에 걸려있는 낙조를 바라보면 수만 권의 책을 쌓아 올린 오래된 도서관 같기도 하고 , 혹은 독백을 쏟아내는 배우가 서있는 연극 무대와도 닮았다 .
절벽을 돌아 격포항 방파제 옆으로 가면 커다란 해식동굴이 있다 . 안으로 들어서 밖을 보니 한반도 지형 같기도 하고 횃불이 타오르는 것 같기도 한 형상이 신비롭기만 하다 .

가는 길
변산 여행은 두 가지 코스가 있다 . 하나는 부안읍내에서 30 번 도로를 타고 변산해수욕장을 거쳐 적벽강 – 채석강 – 곰소항 – 내소사를 찾는 것이고 , 다른 하나는 서해안고속도로 줄포 나들목에서 710 번 도로를 타고 곰소항을 지나 내소사와 채석강으로 가는 시계 방향 코스다 .
글 사진: 박예슬 기자/미디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