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주와 시가의 나라 . 헤밍웨이와 체게바라가 사랑한 국가 쿠바
쿠바가 위치한 중남미 동남부 일대 카리브 해는 예전부터 해적의 노략질로 유명한 곳이었다 . 캐리비안의 해적이라 하면 떠오를까 ? 거친 바다사나이들의 더 거친 생활상은 바로 럼주로 통한다 . 해골기가 그려진 거대한 선박에서 애꾸눈 잭과 갈고리 손 골 D 로져의 한손에 들려진 럼 , 그리고 이를 병째 콸콸 쏟아 붓는 장면이 그 의미를 말해준다 .
더욱이 함께하는 바다가 있다 . ‘ 생명의 어머니 ’ 라 불리면서도 거친 사나이들을 벌벌 떨게 만드는 격랑의 바다는 바로 럼주를 닮았다 . 호박빛깔의 럼주가 에메랄드 같은 카리브 해와 무엇이 닮았느냐고 물어본다면 애주가로서 당신의 센스는 빵점이다 .
럼주가 주는 처음의 감미로운 향과 부드러운 맛은 햇살에 반짝이는 하얀 수면과 춤추듯 살랑거리는 카리브 해의 평온을 닮았다 . 그 뒤에 찾아오는 럼의 강렬한 뒷맛과 취기는 적도를 뜨겁게 달구는 태양과 카리브해안 사람들의 뜨거운 정열을 닮았다 .
카리브 해의 낭만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럼주 한모금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생명수나 다름없다 .
쿠바인들과 함께 성장해온 럼주
럼주는 사탕수수 즙과 당밀을 원료로 해 약 40 도수 정도로 증류한 술로 맛과 색상에 따라 헤비 럼 , 미디엄 럼 , 라이트 럼이 있다 . 쿠바산 럼이 주로 밝은 색을 띠는 라이트 럼이다 . 드라이한 맛이 칵테일에도 잘 어울려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쿠바산 럼주는 사탕수수 당밀을 주원료로 오크통에서 자연 숙성 , 발효시켜 강렬하고 독특한 맛과 부드럽고 , 산뜻한 향을 지녀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
그런데 럼주는 왜 해적의 술이라고 불릴까 ? 그 이유는 신대륙이 개척된 후 신대륙과 유럽을 잇는 교통수단과 물자수송 수단인 선박이 카리브해를 중심으로 서인도제도 , 바하마제도 , 쿠바 , 멕시코 등지에서 주로 오고갔기 때문이다 .
여기에 해상무역에서 약탈을 일삼는 해적들이 가세했고 , 럼주가 이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다보니 선원과 해적들은 럼주를 즐겨 마시는 것처럼 인식된 것 .
아프리카 흑인 노예의 유입은 럼주의 확산에 크게 기여를 한다 . 아프리카의 흑인 노예들이 서인도 제도의 사탕수수 밭으로 끌려가 그곳의 당밀을 아메리카나 영국 등지로 운반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럼의 시대가 열렸다 .
럼의 역사는 노예로부터 시작되었고 , 피비린내 나는 해적들의 전투와 함께 성장하며 위상을 높였다 . 이러한 점에서 럼주는 비극적인 과거의 상징이었고 , 하층계급의 동반자였다 .
그리고 그 기구했던 역사는 이제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낳았다 .
럼주를 이용한 칵테일만 무려 100 여 가지에 이르게 된 것이다 . 헤밍웨이가 즐겨 찾았다던 ‘ 엘 플로리디타 ’ 라는 바를 찾으면 럼주와 쿠베이라는 앵두술 , 레몬주스 , 잘게 부순 얼음을 넣고 흔든 ‘ 다이 퀴리 ’ 를 만들어준다 .
럼과 어울리는 쿠바음식은 그리 다양하지 않다 . 패권대국 미국의 코앞에 위치한 공산주의 국가라는 쿠바의 신분은 서방세계와 교역을 힘들게 했고 , 음식 재료마저 자급자족해야 했기 때문이다 .
그나마 쿠바인들이 가장 즐겨먹는 음식은 ‘ 로파 비에하 ’ 다 . 흰 쌀밥 위에 검은 콩 소스를 얹고 , 다시 그 위에 매콤한 야채 양념과 한참 끓여 부드럽게 만든 쇠고기를 다시 얹은 요리다 . ‘ 로파 비에하 ’ 는 ‘ 낡은 옷 ’ 이라는 뜻인데 , 옷이 낡으면 섬유가 가닥가닥 풀어지듯이 쇠고기의 육질이 부드럽게 풀릴 때 까지 끓여서 만들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 .
매콤하면서도 부드러운 고기와 밥을 함께 먹는 이 음식은 일종의 볶음밥이라고 할 수 있는데 럼주의 독한 목넘김을 부드럽게 중화하는 서민들의 음식이다 .
럼주는 따로 안주가 필요 없을 정도로 맛 자체가 자극적이지만 , 굳이 안주를 곁들인다면 간이 거의 되어 있지 않은 크래커나 입 안의 맛을 중화시킬 수 있는 가벼운 카나페가 어울린다 .
카리브해의 흑진주 쿠바
북회귀선 바로 밑에 위치한 쿠바는 문화적 , 지리적으로 우리나라와는 너무도 동떨어진 먼 나라다 . 직항편이 없어 미국 캐나다 등을 경유해야 하고 , 멕시코에서 하룻밤을 머물러야 하는 등 비행시간만 꼬박 하루가 걸린다 .
그러나 열정을 품은 수많은 이들에게 쿠바는 일종의 환상의 섬과 같은 이미지로 기억되고 있다 . 과연 그 이유가 뭘까 ? 카리브 해에서 가장 크고 , 가장 인간적인 섬 . 끊임없는 혁명의 연속에서 오는 쿠바의 정치적인 고립은 과거 관광객들의 유입마저 막았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아오는 다양한 피부색의 사람들에게 쿠바인들은 따뜻함과 친절함을 잃지 않는다 . 심지어 오랫동안 적대관계였던 미국인에게 마저 따뜻하다 .
어쩌면 적도 하늘에 떠 있는 강렬한 태양이 쿠바인들에게 내일에 대한 희망과 낙천적 여유를 선물했을지도 모른다 .
세계 최고수준의 해변 관광지 중 하나인 ‘ 바라데로 ’ 는 쿠바 제 1 의 휴양지로 길게 뻗은 해변이 매력적이다 . 희고 고운 모래가 인상적인 바라데로는 하바나에서 동쪽으로 16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 바라데로는 폭이 300~500m, 길이 26km 정도인 반도로 가늘고 긴 길의 한 가운데에서는 좌우로 푸른 카리브 해를 모두 볼 수 있는 독특한 지형을 지니고 있다 .
해안을 따라 다양한 호텔이 자리 잡고 있는데 , 유럽관광객들이 특히 많이 찾는다고 한다 . 인근에 위치한 악어농장과 원주민 촌락도 바라데로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다 .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구아마 악어농장은 1 달러를 내면 새끼 악어를 안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 빽빽이 들어선 나무숲을 쾌속정으로 달려가다 보면 호수 한가운데 형성된 타이노 원주민 촌락도 방문할 수 있다 . 특히 이곳에 있는 방갈로에서 아름다운 자연 속 야경을 바라보며 하룻밤 묵는 것은 특히 추천하는 코스 .
아픈 과거를 잊게 하는 럼주 한잔의 취기
군살 없이 쭉쭉 뻗은 근육질의 남자와 세련된 옷차림의 여자들이 눈길을 사로잡고 , 순수한 영혼의 맑은 미소가 있는 곳 . 쿠바는 중독성 강한 신비로움이 가득한 나라다 . 빈부의 격차가 없음에 가난함이 주는 상대적 박탈감과 빈곤감이 없는 나라 , 그래서 행복한 나라 . 침입자에게 모든 걸 강탈당하고 , 자신마저 노예로 팔려갔던 아픔에도 그들을 향해 미소 지어줄 수 있는 사람들 .
그들의 삶은 슬픔과 고단함의 연속이었다 . 강대국에 맞서면서도 제 색깔을 잃지 않고 , 또 희망을 잃지 않았다 .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그들의 고난의 역사는 지금 카리브 해에 반짝이는 빛을 자아낸다 .
숨 가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시가의 연기에 취하고 , 한 모금 럼주에 취하고 , 흥겨우면서도 짙은 슬픔으로 가득 찬 음악에 취하며 쿠바인들은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
럼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칵테일
1. 럼 코크 (RUM&COKE)
럼 45mm, 콜라 적당히 ,
하이볼 글라스에 얼음을 2-3 개 넣고 럼을 따른 후 콜라를 채운다 .
레몬이나 라임조각으로 장식한다 .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
2. 그로그 (GROG)
골드럼 30mm, 설탕 1 티스푼 , 크로브 2 개 , 레몬주스 15mm, 시나몬스틱 1 병 ,
끊는 물 적당히 , 레몬슬라이스 1 장
손잡이가 달린 글라스에 재료를 따르고 끊는 물을 채운다 .
레몬을 글라스 가장자리에 장식 후 시나문 스틱을 곁들인다 .
색 레몬색 ,
추운계절에 즐길 수 있다 .
3. 럼 벅 (RUM BUCK)
럼 30mm, 라임주스 적당히
레몬이나 라임슬라이스 1 조각 셰이커에 얼음과 함께
럼과 라임주스를 넣고 잘 흔든 다음
얼음을 반쯤채운 잔에 따른다 .
진저엘을 첨가시키고 라임이나 레몬조각으로 장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