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건 화백의 글과 그림] 나를 존재하게 하는 것

나를 존재케 하는 것

꿈이라는 것이 있어 오늘도 나는 나를 이렇게 존재케 한다 . 소문에 의하면 , 大道 를 이룬 도인들은 꿈을 꾸지 않는다 하지만 , 우리 같은 서민들은 하루를 살더라도 배춧잎 포기 같은 푸른 꿈을 꾸지 않고서는 정말 인생이 덧없어 못 살 것 같다 . 아마도 이 세상을 하직하는 마지막 날이 오게 된다 할지라도 , 하다못해 저 세상으로 돌아가는 저승 꿈이라도 꾸어야만 비로소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다 .

그래서 나는 요즈음도 여명이 터 오는 새벽녘이면 눈을 뜨자마자 안개를 헤치며 내린천 변으로 달려간다 . 흐르는 여울물 소리들 들으며 싱그런 꿈을 꾸기 위함이다 . 할아버지와 어린아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손을 잡고 함께 흘러내리며 웃어대는 지혜롭고도 천진한 그 웃음을 여울물 속에서 찾기 위함이다 . 장차 언젠가는 내가 웃어야 할 웃음이기에 …… . 아 , 하하하하하하하 ….

글 그림: 최용건
그림: 이방인 수묵화 2003 35/7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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