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좋아하는 수염 난 피터팬? 일본 속 설국 ‘삿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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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삿포로는 일본 속 설국(雪國)

(미디어원=정인태 기자) 삿포로는 영화 러브레터와 철도원의 배경으로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홋카이도의 중심지다. 일본에서 가장 추운 이 지역의 1, 2월 평균기온은 영하 3.8도이고 3일에 한 번 꼴로 눈이 내려 연중 평균 강설량이 496㎝에 이른다. 이런 기후와 강설량에 힘입어 삿포로에서는 매년 2월초 눈 축제가 열리고 있다.

일본 대표 축제이자 홋카이도 최대 축제인 이 행사는 브라질의 리우 축제ㆍ독일 옥토버 축제와 함께 세계 3대 축제다.

삿포로의 눈축제는 1950년 이 지역의 고교생들이 6개의 설상을 오도리 공원에 설치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눈싸움, 설상 전시회, 카니발 등이 열렸는데, 5만 명이 넘는 인파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 후 점차 삿포로의 겨울 축제로 시민들 사이에 정착됐다.

1953년에는 높이 15m의 설상인 승천이 처음 만들어지고, 1955년에는 자위대까지 가세해 대규모 설상 만들기에 도전했다. 열 돌을 맞이하여 개최된 1959년의 설상 제작에는 2,500명이라는 대규모의 인원이 동원돼 사상 처음으로 각 텔레비전과 신문에도 소개됐다. 이런 계기로 유명세를 탄 탓에 혼슈로부터의 관광객이 급증해 대성황을 이루었는데, 이를 계기로 삿포로의 눈축제는 일본의 눈축제로 발전해 갔다.

그 후 동계 올림픽이 개최된 1972년 ‘WELCOME TO SAPPORO’라는 테마로 세계무대에 알려졌다.

삿포로의 중심부를 통과하는 오도리 공원과 스스키노ㆍ마코마나이ㆍ나카지마 공원 등 네 곳에서 매년 2월 초부터 1주일간 열린다. 특히 눈축제에 앞서 삿포로의 밤을 밝혀주는 ‘화이트 일루미네이션’은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화이트 일루미네이션은 매년 11월 하순부터 2월 중순까지 진행된다.

# 맥주부터 라멘까지, 식도락!

삿포로는 일본의 대표 간식, 미소라멘의 발상지다. 라멘요코쵸(라면 골목) 정문 다음 골목에 ‘게야키’ 라는 가게가 있다. 게야키는 ‘느티나무’ 라는 뜻으로 한국에서도 아주 유명한 라멘 집이다. 뜨겁고 진한 미소 국물과 돼지고기, 죽순, 양배추가 듬뿍 들어있다.

특히, 연중무휴에 평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새벽 4시까지 영업하니, 밤 문화를 즐기고 야참으로 먹기도 그만이다. 이곳 외에도 수많은 라멘집이 있으니, 다른 곳도 방문해 보자.

라면만 먹기에는 조금 텁텁하다면, 맥주 한잔 어떨까. 삿포로는 국내에도 잘 알려진 삿포로 맥주의 고장이다. 삿포로역 뒤편 2번 승강장에는 삿포로맥주박물관으로 가는 버스가 있다. 이곳은 1987년 7월에 개관했다.

건물은 1890년에 건설했는데, 구 홋카이도청사와 함께 메이지시대 문화재로 관리되고 있다. 박물관 외에도 공원, 식당 등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먼저 박물관에서는 1876년 일본의 첫 맥주회사인 삿포로가 세계의 맥주가 된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또, 홉 등의 재료와 예전의 맥주 공장을 미니어처로 제작해 그 공정을 상세히 보여준다. 견학의 하이라이트는 맥주 시음, 3잔을 400엔에 맛 볼 수 있다. 세 잔 모두 종류가 다른데, 블랙라벨, 에비수, 카이타쿠시를 마셔 볼 수 있다. 공장에서 막 생산된 신선한 맥주를 마시는 즐거움은 이곳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눈 축제와 맥주, 맛있는 음식까지, 삿포로는 즐거움이 넘치는 곳이다. 주머니 사정이 여유롭다면 특산품인 성게알과 대게도 먹어 볼 수 있다.

삿포로는 인천공항에서 신치토세공항까지 대한항공 직항으로 2시간 30분이 소요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