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糖尿(당뇨)’라 함은 사탕(당분)을 나타내는 糖(당)과 소변을 나타내는 尿(뇨)로 미루어 보듯이 당이 포함된 소변을 보는 현대인의 질병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 과거 조선시대 문헌에서 ‘소갈증이 생기면서 자꾸 살이 빠지고 눈이 멀어지며 죽어가는 병’이라고 소개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오래 전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원=이귀현 기자) 당뇨병을 고지방식과 고열량식을 섭취하는 서양인의 병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발간한 ‘Diabetes Fact Sheet 2016’을 보면 2000년대 이후 계속적으로 증가하여 30대 이상 성인의 13.7% 인 470만 명이 당뇨병 환자로 파악되고 있다.
더군다나 당뇨병 위험군이라고 불리우는 전당뇨단계(당뇨병 전기) 환자들까지 포함하면 전 인구의 1/4로 많아진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렇게 많은 당뇨병 환자들 중에서 자신이 당뇨병인줄도 모르는 사람들이 10명 중 3명이라는 통계이다. 지금부터라도 당뇨병이라는 질환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하기에 당뇨병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당뇨병의 원인은 무엇일까?
당뇨병을 알기 위해서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과 ‘포도당’이라는 영양소에 대해서 이해해야 한다. 포도당이란 우리가 밥을 먹고 나면 소화되고 분해되어 혈액 내에 나타나는 가장 근원적인 에너지로써 사람은 포도당을 통해서 숨을 쉬고 생각하고 움직인다. 이런 중요한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몸속 세포들에게 전달하고 먹여주는 일을 하는 것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다. 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에 이상이 생겨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흡수되지 못하고 혈액 내에 비정상적으로 많이 남아 있게 되는 것이 당뇨병이다.
당뇨병의 진단은 혈액 내 당 농도(혈당)로 진단하게 되는데, 8시간 이상 공복을 유지한 상태에서 혈당이 126mg/㎗ 이상이거나 75g의 당분을 섭취하고 2시간 후 200mg/㎗ 이상이거나 당화혈색소 6.5% 이상, 증상이 있으면서 200mg/㎗ 이상이 보일 때 당뇨병으로 진단하게 된다.
당뇨병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이 손상을 입어 더 이상 인슐린을 분비하지 못하게 되어 생기는 ‘1형 당뇨병’과 내장지방으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하여 생기는 ‘2형 당뇨병’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당뇨병의 원인으로는 유전적인 요인, 약물, 췌장 손상(췌장염, 췌장수술) 이외에도 환경적인 요인인 불규칙한 식사, 운동부족, 비만, 술, 임신, 고령, 감염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기에 한 가지 이유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패스트푸드와 같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게 되고 현대화로 인하여 운동부족이 만연화되면서 점차 비만인구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사실은 비만을 동반하는 당뇨병 환자가 2016년 기준으로 48%라는 보고가 뒷받침한다. 특히 일반적인 비만보다 복부비만의 비율이 58.9%로 당뇨병 환자의 반 이상이 복부비만을 동반한다는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당뇨병 중 상당 부분이 서구화된 식생활과 생활습관의 변화로 발생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또 한 가지 우리나라 당뇨병의 현황에 대해서 주의해서 봐야 할 사항은 65세 이상 노인 당뇨병의 폭발적인 증가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급격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인구의 증가가 두드러지는데, 현재 65세 이상 노인 3명 중 1명이 당뇨병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췌장의 인슐린 분비와 작용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는 기전으로 고령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당뇨병 인구도 같이 증가하고 있다.
당뇨병, 예방이 최선의 치료
당뇨병은 만성질환으로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질병인 만큼 예방이 최선의 치료인데, 당뇨병 예방의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철저한 식이조절이다. 당뇨병은 식이조절 없이는 그 어떤 방법으로도 예방과 치료를 할 수 없다고 할 만큼 식이조절이 중요하다. 자신의 체격에 적당한 하루 열량 섭취량을 알아야 하며,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고 단백질 섭취는 늘릴 것을 권장한다. 특히 지방의 경우 트랜스지방이나 포화지방은 가능한 섭취를 금하고 불포화지방과 같은 건강한 지방을 섭취해야 한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이 좋으며, 설탕이나 꿀, 아이스크림, 빵, 떡, 라면 같은 단당류와 탄수화물 위주의 음식은 삼가는 것이 좋다. 또한 췌장과 간에 독성물질로 작용하는 음주와 흡연은 반드시 중단해야 한다.
둘째, 꾸준한 운동이다. 운동은 몸에 혈당과 혈압을 낮추어 주며, 칼로리 소모를 통해 체중 감량과 콜레스테롤 감소, 심장기능을 높여주고, 혈액순환을 증가시키는 등 모든 면에서 당뇨병을 조절하고 예방해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특히 운동은 여러 암 예방 효과도 나타나는 만큼 최소 30분 이상 주 3회 이상 자신의 운동 강도나 몸 상태에 맞는 운동을 하여야 한다.
셋째, 당뇨병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증상이 거의 없는 질환임을 알아야 한다. 다음, 다뇨, 다갈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모두 상당히 당뇨병이 악화된 이후에야 나타나는 질환인 만큼 반드시 건강검진을 통해 당뇨병에 대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해야 하고 필요 시 전문가와 상담 및 치료가 꼭 필요하겠다.
당뇨병의 치료
당뇨병을 예방하고자 열심히 노력했어도 어쩔 수 없이 당뇨병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당뇨병 치료가 매우 발전하여 초기에 적극적으로 약물치료를 시작하면 충분히 어렵지 않게 치료를 통하여 적절한 혈당을 유지할 수 있다. 우선 약물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부작용은 적고 효과는 더 극대화하는 약물들이 개발되었다. 예를 들어 인크레틴이라는 장내 호르몬을 이용하는 약물이라든지, 소변에서 혈당 흡수를 억제하여 혈당 감소와 함께 체중까지 줄여줄 수 있는 약물 등이 개발되었고 여러 임상연구에서 췌장 보호 효과와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들이 입증되어 의료진이 환자에게 좀 더 다양하게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또한 인슐린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환자의 상황에 맞게 인슐린을 적절히 사용하여 좀 더 세밀한 혈당조절이 가능하게 되었고, 최근에는 무채혈 혈당 측정기, 연속혈당 측정기, 스마트 인슐린 펌프 등 최신기술이 도입되면서 당뇨환자들이 필연적으로 겪어왔던 채혈이나 인슐린 주사의 통증에서 벗어나는 길도 머지않아 올 것으로 확신한다. 또한 궁극적으로 췌장이식이나 인공 췌장을 이용해 당뇨병을 완치할 수 있는 길도 조금씩 열어가고 있기에 희망을 가져 볼 수 있겠다.
2035년이 되면 세계에서 5억9천만 명이 당뇨병에 걸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이 일종의 전염병처럼 대유행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일부 선진국들은 이에 대하여 국가 시스템으로 예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으며 현재 여러 분야에서 당뇨병을 예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그 중 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당뇨병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단어를 꼽으라고 한다면 ‘지피지기 백전불태’라고 하겠다. 당뇨병은 관심을 가져야만 진단되고 예방되는 질환이고, 의사가 치료하는 병이 아니며 환자 스스로가 생활습관의 교정을 통해 극복하는 병이다.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면 그 어렵다는 당뇨병도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다.
자료 제공 및 도움말: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