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조원 규모의 미 공군 차기 고등훈련기(Advanced Pilot Training)사업 수주 실패는 이른바
적폐청산에 대해 늦었지만 큰 깨달음을 준다.
적폐청산이 꼭 필요한 부분도 있고 명분도 있지만 대한민국의 미래와 경쟁력을 거덜내는 식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 식은 곤란하다.
왜곡된 방식은 적폐청산의 정당성에 흠을 남긴다.
KAI(한국항공우주산업)의 주가는 단 하루에
30%가 폭락했다.1년 전 주가는 6만원이 넘었다.
그동안의 KAI 측이 홍보해 온 주장으로 보면 약100조원에 달하는 미래가치가 날아가 버렸다.
수주를 내심 기대해 온 정부도 당혹스러워한다.
적폐 청산을 내세운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부사장은 자살을 택했고 KAI를 15년에 걸쳐
경쟁력 있는 항공기업으로 키워온
하성룡 사장은 구속되기에 이른다.
검찰은 국내 최대 방산업체의 경영 비리를
단죄한다고 했지만 1심 재판부는 주요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내렸다. 하 전 사장도 지난 21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KAI 새 사장은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일한 사람이 낙하산 보은(報恩) 인사로 내려왔다.
김조원 사장은 감사원 사무총장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다.
항공·방산 분야에 어뗜 전문성도 없으신 분을
코드인사로 내리 꽂은 것이다.
김조원 사장은 부임 후 임원 30여 명 가운데
10여 명을 내보내고 조직을 혁명적으로 개편한다.
방산 분야는 특히 인맥과 전문성이 중요한데,
그게 부족한 김 사장이 해외 수주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고 활동 자체도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안다는 애기가 흘러 나왔다.
수주실패의 책임을 신임 사장에게 다 물을 수는 없지만 어느 조직이나 수뇌의 책임성은 무한하다.
조선일보 유용원 군사전문기자는
전문가 답게 사건의 전말을 통찰력 있게 담아냈다.
아래는 기사 댓글 중 가장 공감이 많은 것이다.
“전 사장 시절 T-50 수출실적이 전혀 없을 때,
처음 수출할 나라에 싸게 팔았지. 그리고
수출실적이 생기자 다른 나라에는 제 값을 받고 팔았지. 성공적인 시장 진입이었지. 그런데 이를 가지고 처음 팔 때 싸게 팔았다고 배임 운운하며
엄청 조사를 했어. 그 결과 부사장인지, 전무인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그는 자살을 하였어. 문정부가 임명한 자가 KAI 사장이 되었을 때, 록히드마틴이 미군에겐 싸게 팔고 그 외 국가엔 비싸게 팔자고 했지만 KAI사장은 자기도 나중에 배임죄에 걸려 털릴까 싶어 단가를 낮추지 않았어. 수주실패”
진정한 적폐청산은 나라를 건강하게 살찌우는
‘유능함’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특히 과도한 인적청산이 인재나 엘리트 청산으로
방향이 빗나가면 안된다. 그런 식의 적폐청산은
승자의 전리품 챙기기나 다름없다.
유능함을 화두로 적폐청산의 뜻을 되새기며
기사를 일독해 보시기를 권한다.
http://naver.me/5qsgCqi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