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마이스=허중현 기자) 서울 동대문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규모의 패션 특구이자 ‘봉제산업의 1번지’, ‘패션산업의 메카’ 등 유독 패션과 관련된 수식어가 많은 곳이다. 이곳에 자리 잡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는 해마다 봄, 가을 두 차례 국내 최대의 패션 축제인 서울패션위크가 열리고 있다.
DDP가 개관 5주년을 맞이하여 영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 폴 스미스(Paul Smith)의 발자취와 그의 커리어를 기념하는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HELLO, MY NAME IS PAUL SMITH)’ 전을 지난 6일 개최했다.
‘폴 스미스’는 의류, 액세서리, 신발, 향수, 속옷 등을 제조 · 판매하는 영국의 유명 패션 브랜드다. 원색 컬러의 독특한 패턴을 넣은 디자인 콘셉트로 널리 알려진 폴 스미스는 오늘날 영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명품 패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2000년에는 영국 패션산업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Sir)를 받았다.
이번 전시는 런던디자인뮤지엄 역사상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은 전시회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는 전시를 국내로 옮겨와 개최하는 것으로 세계적인 디자이너 폴 스미스의 개성과 호기심, 그리고 에너지를 표현하고 있다. 또한 폴 스미스의 방대한 커리어에 걸맞게 그가 이끄는 디자인 하우스의 핵심 테마, 이벤트 및 역사를 보여주는 공간 시리즈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전시장에는 폴 스미스가 디자인한 의상, 사진, 페인팅, 오브제 등 약 540여 점과 수십 년간 수집한 명화, 팬들의 선물, 2019 봄여름 컬렉션 의상 등 1,500점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의 주요 테마는 3mx3m 남짓한 아주 작은 첫 번째 매장인 영국의 노팅엄 바이어드 레인 1호점을 그대로 전시장 내부에 재현한 것이다. 폴 스미스가 세계 여행을 하며 모은 책, 자전거, 기념품, 팬들에게 받은 선물로 가득 채워진 디자인 스튜디오와 사무실을 재현해낸 공간도 만나볼 수 있다. 이외에도 창조, 영감, 콜라보레이션, 위트와 뷰티가 어우러진, 폴 스미스 특유의 미디어 공간 구성을 통하여 관람객들로 하여금 그의 세계 속으로 떠나는 여행과 같은 전시를 선사한다.
폴 스미스의 디자인 아카이브와 2019 봄여름 컬렉션 및 패션쇼 주요 영상을 결합한 특별한 컬렉션도 주목할 만한 공간이다.

기자 간담회에서 폴 스미스는 자신의 패션 철학에 대한 많은 얘기를 털어 놓았다. “요즘 패션디자이너들은 아주 상업적이거나 하이패션을 많이 만드는 것 같다. 하지만 하이패션과 일상의 패션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패션을 배우는 학생들이 이 전시를 많이 보러왔으면 좋겠다. 세상은 패션과 관련된 일은 가득 차 있다. 하지만 대부분 비슷하고 차별화는 점점 없어지는 것 같다. 젊은 디자이너들이 전시를 보고 수평적인 사고를 했으면 좋겠다. 수평적인 사고는 패션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브랜드가 지금까지 이어오는 것에 대해서는 “나는 트랜드 보다는 나의 개성을 따른다. 대기업화는 디자인의 창의성이 억제된다. 나는 독립브랜드 이기에 나를 보면 된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아니라 나를 보면 된다. 폴 스미스는 폴 스미스의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전시 개막에 맞춰 런던디자인뮤지엄 관장 데얀 서드직이 폴 스미스와 함께 전시장을 찾았다.
이번 전시는 서울디자인재단(대표 최경란)과 런던디자인뮤지엄(관장 데얀 서드직)이 공동 주최하고, 지아이씨클라우드(대표 김화정) 주관으로 오는 8월 25일까지 DDP 배움터 2층 디자인박물관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