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이 동진기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19년 게임이용자 실태조사’가 화제가 됐다. 국내 게임 시장 ‘큰손’으로 꼽히던 30·40대들이 지갑을 닫았다는 통계가 나오면서다. 올해 흥행한 신작이 없고 경제 불황까지 이어진데다 게임을 직접 하기 보다 보는 추세가 생기면서 게임업계는 대책 마련에 시급해졌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게임 사용자 중 40대의 모바일 게임 이용비용은 한 달 평균 2만8579원으로 지난해보다 28.5% 줄었다. 30대는 2만4373원으로 26.6% 감소했다.
30·40대는 1985년 도스(디스크 운영체제)에서 플레이가 가능하던 ‘삼국지’를 시작으로 최근 모바일 게임까지 접하고 있는 세대다. 10·20대보다 나은 경제력을 기반으로 국내 게임 시장의 주요 소비자층이자 ‘현질’ 유저로 꼽혀왔다. 현질은 현금으로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 모바일 게임 아이템을 구입하는 비율 1위는 30대(46.9%)이며, 그 뒤를 40대(45.1%)가 잇는다. 직장인들과 자영업자들이 매출을 견인해온 셈이다. 이 중 40대의 모바일 게임 이용비용은 2016년 2만3473원, 2017년 2만7766원으로 매년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이번에 하락세를 보여주면서 게임 업계에 위기가 찾아 왔다는 분석이다.
게임업체들의 실적 지표에서 위기의 그림자가 아른거린다. 지난 2일 발표한 엔씨소프트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29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 줄었다. 지난 8일 발표한 넥슨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도 1377억원으로 19% 감소했다. 넷마블은 오는 12일 올해 2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지만, 영업이익이 약 25% 정도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게임업계는 최근 신작 흥행 부진과 전체적인 경기 불황 등으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직접 게임을 하는 것보다 유튜브를 통해 ‘e스포츠’를 보는 게 추세가 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이정엽 순천향대 한국문화콘텐츠 교수는 “최근 게임 유저들이 열심히 상호작용해야 하는 게임에 대한 피로가 쌓여 있다”며 “그 사이를 게임 관련 유튜브 영상 콘텐츠 등이 파고 들면서 모바일 게임 이용 비용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 같은 신작이 나오면 차츰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