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출판사가 68혁명을 통해 정치혁명을 강조한 알랭 바디우의 신작 ‘반역은 옳다’를 출간했다.
1968년 5월 프랑스의 거리는 수많은 사람으로 뒤덮였다. 학생들의 시위에서 시작되어 프랑스 전역으로 퍼진 68혁명은 반전운동과 혁명운동의 분위기 속에서 촉발되어, 프랑스의 낡은 관습과 체제, 문화까지 바꾸는 계기를 만들었다. 한국도 그와 유사한 혁명이 2016년에 있었다. 2016년 10월 한국은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수많은 사람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광화문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박근혜’로 상징되는 ‘적폐’의 시대가 끝나고 정의롭고 공정한 새로운 사회가 시작되기를 열망했다. 촛불혁명은 한국 사회에 많은 변화를 이끌어냈다. 정치 영역이 아닌 일상 영역에서도 많은 변화가 뒤따랐다. 2017년 시작된 ‘미투 운동’이 대표적 예다. 그러나 촛불혁명 이후 3년이 지난 지금, 한국 사회는 과연 공평하고 정의로워졌을까?
평생 사회 변혁을 위해 노력해온 철학자 바디우가 1968년 5월 혁명 50주년을 맞아 출간한 ‘반역은 옳다(On a raison de se révolter)’는 이러한 혁명의 유산을 분석하고, 우리 삶에 필요한 ‘혁명성’을 되살리려 한다. 그렇다면 바디우는 50년 전에 벌어진 프랑스 68년 5월 혁명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며, 한국 사회에 접목할 부분은 무엇일까?
바디우의 신작 ‘반역은 옳다’는 1968년 5월 혁명 50주년을 기념해 2018년 5월 프랑스에서 출간되었고, 다시 1년이 지나 한국에 번역되었다. 바디우는 이 책에서 68년에는 영웅이었으나 지금은 평범한 정치인이 된 콘-벤디트(Daniel Cohn-Bendit) 같은 과거 세대가 이제는 ‘68혁명’이라는 단어에서 혁명성을 애써 제거해 기념품으로만 간직하려는 것을 비판하며, 멈추지 않는 정치혁명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바디우에 따르면 오늘날 우리는 자본주의를 떠받치는 억압적 정치의 명령의 시대에 살고 있다. 자본주의의 억압적 정치는 삶을 통제하고, 안전 담론을 확산시키며, 모든 인구를 단지 ‘자원’으로 관리하고 통제한다. 오늘날의 의회 민주주의 정치는 모든 인구를 이러한 단순하고 한심한 삶에 머무르게 한다. 고령의 철학자 바디우가 멈추지 않는 혁명적 변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현실 때문이다.
결국 바디우가 68혁명 혁명을 통해 주목하라고 말하는 것은 정치다. 온전한 삶의 변화를 실질적으로 만들 수 있는 힘은 혁명적 정치에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반복되기 마련이다.
프랑스는 68년 5월 이후, 대다수의 정치조직은 해체됐고, 그 주체들은 하나둘 의회주의 정치에 투항했고, 새로운 혁명적 정치는 포기되었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이다. 과거 노동운동과 사회운동에 앞장섰던 지도자들과 운동 세력은 고스란히 제도 정치권으로 자리를 옮겨 여전히 활발히 정치 활동을 하고 있지만, 정작 그 당시의 정신을 이어나가고 있는 이들은 거의 없다.
이러한 바디우의 외침은 촛불혁명의 성과를 이루고 한국 사회의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강한 울림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진정한 정치와 변화를 위해, 즉 지구 곳곳에서 방황하고 고통받는 대중을 위해 우리는 바디우의 통찰을 빌어 다시 한번 강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반역은 옳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