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김인철 기자) 여행이 아주 특별한 일이던 시절, 여행을 계획하고 떠나는 것은 큰 일 중의 하나였다. 국내 여행만 하더라도 어디로 떠날 것인지, 얼마나 체류할 것인지에서 부터 숙박과 식사 그리고 관광 일정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계획을 꾸리는 것은 상당한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
여행이 생활의 일반적인 영역으로 자리 잡기 전에는 해외여행은 물론 국내여행도 여행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 정보획득이 쉽지 않고 여행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항공과 호텔 예약 등이 사람의 손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니 계획없이 훌쩍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밀레니엄의 시작과 함께 여가시간의 증대, 가처분 소득의 확대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고 인터넷과 통신의 발달로 정보획득이 용이하게 되면서 여행사에 의존한 단체여행에서 개인이 중심이 된 개별여행으로 여행패턴이 획기적으로 바뀌었다.
최근에는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인의 일상에 ‘간편함’이 주요한 소비 기준으로 자리잡으면서, 쉽게 즐기는 여가 활동과 일과 속 사소한 불편함을 줄이는 방법들이 각광받고 있다. 이에 여행객 사이에서는 도심에서 즐기는 호캉스와 근거리 여행에 집중되었던 즉흥여행의 범위가 확장되는 추세다. 보다 간편한 예약 시스템과 여행 계획에 유용한 다양한 서비스들도 등장했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한국 여행객의 91.4%, 대략 10명 중 9명은 즉흥적으로 여행을 떠나 본 경험이 있는 등 흥미로운 결과를 나타냈다.
57.8% “일상이 바빠서 여행 준비에 피로감 느껴”
응답자 절반 이상(57.8%)은 바쁜 일상에서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 상당한 피로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색 시간과 상품 만족도가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53.4%), 과잉 정보가 오히려 실제 여행지에서 실망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47%)”는 의견도 있었다.
간편한 여행 준비를 추구하는 이들이 늘면서 편의성을 가져다 주는 제품과 서비스가 프리미엄의 기준으로 작용한다는 개념인 편리미엄서비스가 여행업계에서도 주목 받을 전망이다. 최저가 상품을 찾아 여러 사이트를 검색하는 것(58.2%)이 보편적인 구매 패턴으로 자리해 왔던 반면, 예약 과정을 간소화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10명 중 3명(30.4%)은 항공편과 호텔을 한 곳에서 결제하고 추가 할인 혜택을 챙기거나, 특정 브랜드를 꾸준히 이용해 멤버십 혜택을 받는 것을 선호한다(13%)는 의견을 보였다.
일사천리 한국인 여행객, 결심한 날 바로 예약 61.9%
한국인 여행객은 일단 여행을 결심하고 나면 항공편, 호텔 등 상품 구매에 대해서는 오래 고민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61.9%가 여행을 결심한 후 하루 안에 여행 상품을 결제했으며 11.2%은 1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상품을 고르는 데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응답자는 8.9%에 그쳤다.
“오늘은 제주로 퇴근합니다” 한국인 즉흥여행 패턴은?
즉흥여행의 패턴은 다양했다. 주로 당일(62.8%) 또는 2박 이내(57.8%) 일정으로 제주, 강릉, 부산 등 국내 여행이 많았지만 일부(33.2%)는 포르투갈, 런던 등 장거리 여행을 즉흥적으로 결정하기도 했다. 20대의 21.6%는 1주일 이상의 장기 여행을 즉흥적으로 결정했고, 30대 응답자 12.7%는 출장 전후 일정에 휴가를 더하는 블레저(Bleisure) 여행을 경험했다.
떠나는 이유는 다양했다. 날씨가 좋아서 제주로, 공강이 생겨서 경주로, 특가 알림이 떠서 방콕으로 떠났고 출장 김에 벨기에를 여행했다. 2명 중 1명 이상(53%)은 특별한 계기가 없어도 떠나고 싶으면 훌쩍 즉흥여행을 떠난다고 답했다. 바쁘고 반복적인 일상(49.9%)과 정신적 스트레스(43.8%)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도 컸다. 응답자 27.6%는 특가 항공권, 숙박 할인 쿠폰 등을 발견하면 계획에 없던 여행도 즉흥적으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세대별 즉흥여행의 이유? 20대 “경험 중시”, 30대 “간편한 준비”, 40대 “동행의 제안”
20대는 꼼꼼한 사전준비보다 여행 그 자체의 경험에 큰 가치를 두는 경향을 보였다. 계획된 일정 대신 매 순간 하고 싶은 경험을 하고(42.5%), 날씨 등 현지의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계획을 최소화(35.9%)하는 유연함을 보였다. 기대가 적을수록 만족감이 커진다(48.5%)는 의견도 많았다.
30대는 간편한 여행을 선호했다. 여행 준비에 대한 피로감이 가장 강한 30대(64.2%)는 준비에서 마칠 때까지 부담 없이 쉴 수 있는 여행(48.2%)을 희망했다. 동행이 필요 없는 나 홀로 여행(37.9%) 경험도 가장 많았다. 40대는 친구나 가족의 제안(56.9%)으로 즉흥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실시한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 마케팅팀 이은주 매니저는 “지나치게 많은 정보는 다양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현대인의 일상에 작은 불편을 야기하기도 한다”며 “익스피디아는 한국인의 특성에 맞게 여행준비와 예약에 소요시간과 피로감은 최소화하고 여행의 즐거움은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항공과 숙박을 원하는 조합으로 한 번에 예약할 수 있는 모바일 시스템을 갖췄으며, 상시 업데이트를 통해 간편한 예약을 돕는 다양한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