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김홍덕 기자) 팔라완이 뜨고 있다. 보라카이, 세부로 이어지던 휴양지, 해양 스포츠의 천국 필리핀에 새로운 핫 플레이스로 부상하고 있는 팔라완.
팔라완은 크게 나누어 주도인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역, 거기에서 차로 6시간 정도를 달려가는 천헤의 무공해 엘니도 지역, 그리고 부수앙가 공항이 있는 코론 지역으로 분류된다. 팔라완을 잘 모르고 가게 되면 의례히 푸에르토 프렌세사로 향하게 된다. 그러나 다양한 섬 호핑 투어가 많은 푸에르토 프린세사는 라군이나 모래톱 등이 즐비한 엘니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코론은 코이카가 공항을 지어준 섬이다. 최근 2-3년 전부터 유럽인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코론섬은 필리핀의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개발이 덜 된 섬으로서 주변에 작은 섬들을 호핑하며 즐길 곳들이 널려 있기도 하다.
코론의 선착장에서 쾌속 보트를 타고 시퍼런 바다를 50분 정도 날아가다다보면 불랄라카오라는 작은 섬이 나온다. 이 섬의 절반은 현지의 부족민들에게 양해를 얻어 개발된 ‘투 시즌스 코론 아일랜드 리조트’가 운영하는 환상적인 휴양지이다. 코론에서는 단일 휴양지로서 최대의 규모.
숙박객들은 공항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친절하고 상냥한 서비스를 받는다. 선착장까지 가는 동안 리조트 전용 차량으로 물수건과 생수를 제공받게 되며 보트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웰컴 드링크와 츄러스 등으로 숙박객들의 입을 즐겁게 해준다. 공항 터미널을 나오는 순간부터 객실에 들어갈 때까지 모든 짐은 리조트 직원들이 다 들어주는 것은 기본.
이 리조트의 모든 숙박 시설은 대부분의 섬 리조트처럼 단독형 별채로 이루어져 있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바닷가를 비롯해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사장을 끼고 있는 이 리조트는 저녁놀을 감상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작은 동산 너머 이른 아침에 해뜨는 장면도 볼 수 있으며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서만 자라는 맹그로브 나무들도 환상적인 경관을 제공한다.
아쿠아 스포츠 센터에서는 4가지 해양 시설을 무료로 제공한다. 숙박객들을 위해 4대의 카약이 운영 중이며 10명까지 동시에 이용이 가능한 스노클링 장비를 비롯해 오끼나와 등 휴양지에서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탠드업 패들 보딩 (보드위에 서서 균형을 잡으며 한 개의 노를 이용해 앞으로 나아가는 스포츠. 안전을 위해 주로 수심이 얕은 곳에서만 가동) 또한 젊은 숙박객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작년에는 4대의 투명 카약을 들여와서 이 리조트의 최대 매력인 산호초와 물고기 감상에 최고의 기회를 제공한다. 11명의 안전 요원이 카야킹, 스노클링, 패들 보딩을 도와주기 위해 24시간 대기 중이다. 야외 풀장에서는 최대 70명이 수영과 썬탠을 즐길 수 있으며 따뜻한 샤워 시설은 당연.
수영을 못하거나 깊은 바다가 두려워 스노클링을 주저하는 여행객이라면 이 리조트에 반하지 않을 수없다. 50미터 이상을 걸어가도 무릎 정도까지밖에 차지 않는 맑고 깨끗한 바다, 아쿠아 슈즈를 신지 않아도 발을 다칠 염려가 없는 부드러운 산호초 바닥. 여기에 ‘니모를 찾아서’ 영화에 나오는 물고기들이 저마다 형형색색으로 떼를 지어 살고 있으니 말이다.
이 리조트의 숙박객들은 가족, 허니무너, 결혼 20, 30주년을 기념하려는 고객들이 대부분인데 주로 유럽인들이다. 최근에는 미국인 숙박객들이 서서히 늘고 있으며 외국에 사는 필리핀 교포들도 이 곳의 환상적인 경치에 반해 찾고 있는 편. 한국에서는 K 팝 연예인 딱 두 명과 화보를 찍는 여성 유튜버 한 명만 다녀간 상태. 그만큼 아직은 한국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 리조트에서는 결혼식을 위한 비치 가든도 운영하고 있다. 요즘처럼 ‘작은 결혼식’을 선호하는 추세에 딱 맞는 장소이기도 하다. 호젓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의 경치 못지 않게 최대 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채플도 운영 중이니 떠들썩하지 않은 결혼식과 주변의 청정 섬 지역 투어, 해양 스포츠를 귀한 사람들과 즐기고 싶다면 최고의 장소가 될 듯하다.
숙박객에게 제공되는 물과 모든 염수는 자체 정수된다. 삼투압 공정으로 정화된 물들은 2대의 파이프 시스템을 이용해 주변의 식물들에게 재사용되며 모든 쓰레기도 생분해를 통해 퇴비로 사용된다. ‘쓰레기 제로’를 표방하는 이 리조트는 태양광을 이용해 온수를 만들며 모든 시설을 가동하기에 충분한 발전기를 2대를 갖추고 있다. 이정도면 확실한 친환경 리조트인 셈.
2인 1실 기준으로 1박에 70 만원 정도의 숙박료가 들어가지만 이 섬으로의 육로 교통 및 보트 이용료, 무료 아침 식사, 무제한의 해양 스포츠 시설 등을 감안하면 어정쩡한 고급 호텔에 머무르며 각종 옵션으로 지불하는 추가 요금 등과 비교할 때 가성비가 높은 편이다. 외부로부터의 차단 (최대 숙박 인원도 80여명밖에 안됨), 너무 상냥해서 쑥스러울 정도의 친절한 미소와 응대는 덤이지만 부담스러워하지 말라. 이 나라 물가치고는 꽤 큰 돈을 지불했으니까.
사진제공: 투 시즌스 코른 아일랜드 리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