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편당 환승객 200→30명 급감… 코로나 확인서 요구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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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텅 빈 공항 [출처 연합뉴스]

항공업계가 환승 수요 급감으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인천공항 통과 환승객에게도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는 정부에 환승 수요 유지를 위해 최소한의 조치를 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는 7월 20일부터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키르기즈스탄, 카자흐스탄, 방글라데시 출발 승객에게 코로나19(PCR) 검사 확인서를 요구하고 있다. 해당국 승객은 한국 입국·환승 시 현지 의료기관에서 발급한 코로나19 음성 판정서를 제출해야한다.

반면 에티하드항공, ANA항공, 싱가포르항공, 캐세이퍼시픽항공 등 미주 노선을 운항하는 해외 경쟁 항공사와 현지 공항은 PCR 검사서를 요구하지 않아 환승객 대부분이 이들 외항사로 빠져나가고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사의 관련 노선 수익도 함께 떨어지는 추세다. 두 항공사는 조치 완화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최근 국토부에 제출했다.

피해가 가장 큰 곳은 필리핀 노선이다. 필리핀에서 출발하는 장거리 여행객의 75%가 인천공항을 경유해 미주 등 제3국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제출 의무화 이후 대한항공의 필리핀~인천 노선 탑승객은 편당 200명에서 30~40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필리핀에서의 PCR 검사비는 4000~7000페소(80~140달러) 수준이다. 현지 대졸 초임 연봉이 2만페소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부담이 크다. 정부가 규정한 ‘48시간 이내 발급’ 기준도 현실적으로 맞추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여객 수요가 90% 이상 감소해 어려움이 큰 상황에서 환승 수요까지 줄어 고민이 크다”며 “환승객 대부분을 차지하는 필리핀만이라도 PCR 음성진단서 제출을 면제해달라는 것이 업계 입장”이라고 호소했다.

중국 노선은 ‘무비자 환승 불허’로 관련 수요가 급감했다.

정부는 지난 2월부터 중국을 출발해 인천공항을 경유하려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다 무비자 환승을 금지했다. 단, 해외를 출발해 인천공항을 경유하는 중국인은 환승이 가능하다.

당시 조치는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것이었다. 중국발 환승객 대부분은 무비자 제도를 운영하는 인근국가 허브 공항을 이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국적자에 한정해 한 방향으로만 무비자 환승을 금지한 사례는 중국이 유일하다”며 “환승수요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인 환승객 유치를 위해 양방향 모두 무비자 환승을 허용해야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