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서 K-방역, 한국판 뉴딜 강조
공수처 출범, 민생법안 처리 등 국회에 협조 요청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몸 수색에 거세게 항의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내년부터 우리 경제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본격적 경제활력 조치를 가동할 것”이라며 “한국판 뉴딜 등을 통해 위기극복과 함께 미래를 선도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2021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방역과 경제 모두 성공해 국민의 삶을 지키고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는 든든한 정부가 되겠다”며 “국회도 함께 힘을 모아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해 “한국이 위기에 강한 나라’임을 전 세계에 증명해 보였다”며 ”일상의 불편과 경제적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방역에 힘을 모아준 국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방역에서 확실한 안정을 이루었듯, 경제에서도 확실한 반등을 이루어야 할 시간”이라며 “3분기에 우리 경제가 만들어낸 희망을 살려 4분기에도 경제 반등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내년도 예산안은 중장기적 재정 건전성을 함께 고려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국난 극복과 선도국가 도약을 위해 555조8000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며 “적극적으로 재정을 투입하면서 지출구조조정을 병행해 재정 건전성을 지켜나가는 노력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을 위한 ‘한국판 뉴딜’의 추진과 관련해서는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고용·사회안전망을 확충해 혁신과 포용의 기조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미래차, 바이오헬스 등 미래성장동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시스템 반도체, 미래차, 바이오 헬스 등 3대 신산업에 4조원을 투자해 산업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코로나19의 악조건 속에서도 전기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이상, 수소차는 46% 이상 증가했다”며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우리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핵심소재·부품·장비 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일본을 넘어서겠다”며 “대일 100대 품목에서 글로벌 338개 품목으로 지원을 확대하여 소재·부품·장비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흔들림 없는 추진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 안정, 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 의지는 단호하다”며 “임대차 3법을 조기에 안착시키고 질 좋은 중형 공공임대아파트를 공급하여 전세 시장을 기필코 안정시키겠다”고 말했다.
국회를 향해서는 “성역 없는 수사와 권력기관 개혁이란 국민의 열망이 담긴 공수처의 출범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감염병예방법, 유통산업발전법, 소상공인보호법, 고용보험법 등 산적한 민생법안들에 대해서는 내년도 예산안을 법정 기한 내에 처리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본회의장은 국민의힘이 주호영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 경호처의 수색에 거세게 항의하면서 문 대통령 입장 전부터 시끄러웠다. 연설 중에도 여당에서는 26번에 달하는 박수가 나왔지만, 야당 쪽에서는 야유와 항의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 연설에 앞서 진행된 사전 환담을 위해 입장하려다 청와대 경호처로부터 몸수색을 당했다. 주 원내대표가 자신의 이름과 신분을 밝혔으나 경호처 직원이 스캐너로 신체 수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제1야당 원내대표를 대상으로 초유의 몸수색까지 하고 나섰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경제위기 등에 대한 대응책으로 한국형 뉴딜을 강조했지만 근본적인 철학을 알 수 없다”고 지적했고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은 “현 시국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이를 돌파할 결기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논평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시정연설 직후 논평을 내고 “협치에 대한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며 “초당적 협치를 강화함으로써 이를 뒷받침하겠다”고 발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