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에 감춰진 두 그림자의 진실 ‘신의 아그네스’ 추리와 반전의 심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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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민호기자

서초동 예술의전당은 이번달 7일부터 29일까지 CJ 토월극장에서 연극 <신의 아그네스>를 개최한다. <신의 아그네스>는 현대 연극계의 수작으로 1982년 봄, 브로드웨이 무대에 처음 올려진 이래 ‘여배우의 에쿠우스’로 불리며 현재까지도 전 세계에서 성황리에 공연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존 필미어 원작으로 윤우영이 직접 연출을 맡고 박해미, 이수미, 이지혜 배우가 무대에 오른다. 본 공연에 앞서 지난 6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제작발표회를 진행하였다.

사진; 이민호기자

연극 <신의 아그네스>는 순수함 속에 광적인 모습이 내재된 ‘아그네스 수녀’, 그런 그녀를 신 가까이에서 보살피려는 ‘원장수녀’ 그리고 진실을 밝혀 아그네스를 구하려는 정신과 의사 ‘닥터 리빙스턴’. 서로 다른 상처를 가진 이 세 명의 등장인물 사이에 벌어지는 기적과 소통, 그리고 치유에 관한 이야기다.

현대연극의 화제작으로 손꼽히는 <신의 아그네스>는 예측불허 사건 전개, 최면술을 통한 과거 회상, 여의사의 독백 등 효과적인 극작술과 성가, 외설스러운 노래, 손바닥 출혈 등 극적인 무대 효과로 극을 엮어가며 시종일관 관객의 감성과 흥미를 자극한다. 세 명의 배우로 치밀한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연극 <신의 아그네스>의 이번 캐스팅은 공연 무대와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독보적인 매력을 가진 세 배우가 환상적인 호흡으로 소름끼치는 연기력을 선보인다.

사진: 이민호기자

자신이 낳은 아기를 살해한 젊은 수녀 아그네스. 수녀원의 기이한 사건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전개로 추리와 반전이 거듭되며 숨 막히는 심리게임이 120분간 계속된다. 여성만의 아픔과 슬픔을 그린 수작(秀作)이라 평가받고 있는 이 작품은 아그네스를 둘러싼 복잡하고 첨예한 갈등구조를 통해 어머니이자 딸, 아내로 살아가는 모든 여성들의 굴곡진 인생 여정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닥터 리빙스턴과 원장수녀가 아그네스를 통해 자신의 아픔과 슬픔을 위로 받듯 관객들도 이 작품을 통해 운명과 같은 번민의 긴 여행 속에서 자신의 삶을 재발견하게 되며, 기적이란 신과의 관계가 아닌 우리 삶 속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사진: 이민호기자

극중 해설자이자 인터뷰어 역할의 닥터 ‘리빙스턴’ 역에 정통연극 무대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박해미 배우는 이번 연극 무대에 서는 소감으로 “짧은 시간에 극을 이끌어 간다는 것이 쉽진 않치만, 환상적인 세명의 연기 케미로 좀더 짜임새있고 치밀한 내면의 진실을 나타내는 심리극을 관객들에게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아그네스가 가진 성스러움을 법으로부터 보듬고자 하는 ‘미리암’ 원장수녀 역에는 다양한 연극작품으로 동아연극상이 인정한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주는 이수미 배우가 맡았다. 순수함과 신비로움 속에 광적인 모습까지 폭넓은 연기력을 선보여야 하는 아그네스 역에는 신선한 마스크의 천의 얼굴의 소유자 배우 이지혜가 출연한다. 등·퇴장도 거의 없이 세 사람의 재능과 열정만으로 가득 채워질 이번 무대에서 펼쳐질 연기 호흡에 연극계의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