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가율, 2개월 연속 상승 … 전세 품귀로 경기도 집값 올라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변동률(그림: KB국민은행 리브온)

임대차법 개정으로 강남3구·마용성 전세 급등
비규제지역 김포 6.35% 증가, 파주도 증가세

전셋값 급등으로 서울 전세 수요가 수도권 아파트 매수로 돌아서면서 경기도 아파트값이 오르고 있다. 특히 서울과 인접한 비규제지역으로 대출이 용이한 경기도 김포와 파주에 수요가 몰려 불과 1∼2주일 사이에 집값이 1억∼2억원까지 오르는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15일,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이 발표한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4.2%로 8월 53.3%, 9월 53.6%에 이어 2개월 연속으로 상승했다. 상승 폭도 9월 0.3%p에서 10월 0.6%p로 확대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2개월 연속 상승한 것은 2016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이제까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 2016년 6월 75.1%을 기록한 이후 올해 8월 53.3%까지 하락세를 보여 왔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세 품귀로 인해 서울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학군 등의 이유로 고가 전세 수요가 몰리는 강남·서초·송파구의 경우, 전용면적 84㎡ 전셋값이 10억원을 상회하는 단지가 흔해졌다.

도심으로 이어지는 교통이 편리해 수요가 많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을 비롯해 주거 비용이 비교적 저렴한 서울 외곽 지역도 전세 품귀로 인한 전셋값 상승이 멈추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임대차법 개정으로 기존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면서 전세 품귀가 심해졌다”고 분석했다.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종로구로 63.0%를 기록했으며 가장 낮은 곳은 용산구로 46.2%로 집계됐다. 지난달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전세가율이 전달 대비 하락한 곳은 59.8%을 기록한 중랑구 한 곳뿐이다. 서울,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도 2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달 65.5%에 이르렀다.

반면 서울의 전세 품귀 현상으로 인해 수도권의 중저가 주택 매수에 나서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김포, 파주 등지의 아파트값이 최근 크게 오르고 있다. 특히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6·13 대책에서 비규제지역으로 남은 김포의 경우, 최근 2주 동안 아파트값이 4% 가까이 급등하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포 아파트값은 새 임대차 법 시행 후 주간 누적 기준으로 6.35% 상승했다.

국토교통부 부동산 실거래가 정보에 따르면 김포 운양동의 전용면적 84.97㎡ 아파트는 지난달 8일 4억6000만원에 매매된 이후 같은 달 31일에는 6억5000만원에 거래돼 불과 3주 만에 2억원 가깝게 올랐다. 김포 걸포동의 전용면적 84.89㎡ 아파트는 지난 9월 20일, 5억9000만원에서 지난 10일 7억5000만원을 1억5500만원이 올랐다.

역시 비규제지역인 파주도 비슷한 상황이다. 최근 2주간 파주 아파트값 상승률은 0.37%p, 0.47%p로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파주 목동동의 전용면적 60.02㎡ 아파트는 지난달 14일 5억원에서 이달 7일 5억5000만원으로 한 달도 안 돼 5000만원이 올랐다.

파주 와동동 전용면적 84.34㎡ 아파트는 지난달 30일 5억3000만원으로 한 달만에 3000만에서 1억원 가량 올랐고, 전용면적 101.05㎡ 아파트도 이달 7일 5억9500만원에 매매돼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한 달 동안 주간 누적 기준으로 경기도에서 아파트값이 1% 이상 오른 지역은 김포, 고양, 파주로 각각 5.04%, 1.13%, 1.01%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은 “서울의 전세난이 서울 외곽 지역을 비롯해 수도권 인접지역의 집값까지 밀어올리고 있다”며 “30대가 전세 품귀로 패닉바잉에 동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