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신규 확진자 230명, 4일 연속 200명 넘어
정총리 “방역 위기 직면, 수도권 상황 매우 심각”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집단 감염이 전국적으로 속출하면서 17일 신규 확진자가 230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는 4일 연속으로 200명을 넘어서며 확산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정부는 19일 0시를 기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에서 1.5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코로나19 방역이 위기에 직면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특히 국민 절반 이상이 밀집한 수도권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최근 1주일간 수도권에서만 일일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고령 확진자 비율, 감염재생산지수 등 다른 지표도 계속 나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 시민들의 불편과 소상공인의 부담이 커지겠지만 우리는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큰 위기가 닥친다는 것을 여러 번의 경험으로 이미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는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등교 인원을 3분의2 이내로 하고 예배 등 종교 행사의 참석 인원을 좌석 수의 30% 이내로 제한한다. 일일 평균 신규 확진자가 전국 300명, 수도권 200명을 넘어설 경우 2단계를 시행하게 된다. 2단계가 시행되면 유흥주점이 문을 닫고 밤 9시 이후에는 배달과 포장을 제외한 식당 영업이 중단된다.
당초 정부는 강원도의 거리두기 단계도 함께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일단 수도권만 상향 조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강원도의 경우 향후 추이를 반영해 지자체가 판단하기로 했다.
정 총리는 “거리두기 단계 격상 조치에서 제외된 지역도 긴장을 늦추지 말아 달라”며 “우리나라는 전 국토가 하나의 생활권이기 때문에 오늘 확진자가 없다고 결코 안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렵게 이어온 방역과 일상의 균형이 다시 위기에 처한 만큼 모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방역수칙 준수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요양원, 의료기관, 직장, 카페, 지하철역, 가족·지인모임, 군부대 등 지역 사회에서 감염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학교, 동아리, 기도원, 백화점, 음식점 등 일상 공간에서 새로운 발병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신규 확진자는 전날 193명보다 9명 증가한 23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지역 감염자는 202명으로 7일 연속으로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지역 감염자가 200명을 넘은 것은 지난 9월 2일 이후 76일 만이다.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은 서울이 87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38명, 인천 12명 등 수도권이 137명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는 광주가 1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전남 16명, 강원 13명, 충남 9명, 경북·경남 각 3명, 대구 2명, 대전 1명의 순으로 나타났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수원대 미술대학원 동아리 14명, 경기 고양시 소재 백화점 9명, 경북 청송군 가족모임 19명, 전남 순천시 음식점 6명, 충북 음성군 벧엘기도원 10명 등 전국에 걸쳐 발생했다.
이외에 서울 동작구 카페 21명, 강서구 소재 병원 17명, 강원 철원군 장애인 요양원 11명, 강원도 교장 연수 18명, 전남 광양시 소재 기업 29명 등 추가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해외에서 유입된 확진자는 28명으로, 전날 30명 보다 2명 감소했다. 해외 유입 확진자는 지난달 28일, 7명을 기록한 이후 10~30명대 사이에서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28명 중 8명은 공항과 항만의 입국 검역 과정에서 확인됐고 나머지 20명은 경기 14명, 서울 3명, 대구·인천·세종 각 1명으로 지역 거주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 격리하던 중 양성 판정을 받았다.
유입 국가별로는 미국이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러시아가 8명, 방글라데시 2명, 필리핀·우즈베키스탄·인도네시아·아랍에미리트·우크라이나·스웨덴·멕시코 각 1명이다. 28명 중 내국인은 8명, 외국인은 20명이다.
지역 감염과 해외 입국을 합한 총 확진자 중 수도권은 155명으로 지역별로는 서울 90명, 경기 52명, 인천 13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추가로 발생하지 않아 494명을 유지했고 평균 치명률은 1.70%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