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의사국시 실기시험 추가 실시 … 국시거부 의대생에 재응시 기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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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열린 대한의사협회-보건복지부, 의정협의체 제1차 회의 개최(사진: 보건복지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의료진 부족 고려”
인턴전형시 비수도권·공공병원 정원 비중 확대

정부가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상·하반기로 나눠 2차례로 치르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시 실기시험을 거부한 전국의 의대 본과 4년생들이 내년 1월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인해 의료현장의 피로가 한계치에 달한 상황을 고려한 판단으로 사실상 시험을 거부했던 의대생들에게 재응시 기회를 부여하는 것에 대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의사 국시 시행방안’을 발표했다. 복지부는 “내년 의사 국가고시 실기 시험을 상·하반기로 나눠 2회 실시하고, 상반기 시험은 오는 1월에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실기시험을 2차례 나눠 실시하기로 한 결정과 관련해 “당초 인원 3200명과 응시 취소자 2700여명을 합쳐 총 6000여명을 대상으로 한번에 실기시험을 진행할 경우 시험 기간 장기화로 인해 발생할 고사운영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집단행동을 벌인 의대생에게 추가 시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공정성에 어긋나는 것으로 국민 여론을 먼저 살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의료진 부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사실상 이들에게 재응시 기회를 주기로 한 것이다.

복지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9월, 의사실기시험에 응시하지 않은 의대생은 2700명”이라며 “이로 인해 신규의사 2700명의 공백이 발생하고 특히 공중보건의 380명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어 “공중보건의는 공공의료기관과 취약지역의 필수 의료 인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실질적인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8월, 전국 의대 본과 4학년생들은 의대정원 확대·공공의대 신설 등을 골자로 한 정부의 의료정책에 항의하며 국시를 거부했다. 정부, 여당, 의료계가 ‘의정협의체’ 구성 등을 포함한 합의를 이루고 이들에게 두 차례 재접수 기회를 제공했지만 결국 응시대상자 3172명 가운데 최종 423명만 시험을 치렀다.

이에 따라 2021년 초 배출되는 신규 의사는 예년보다 2700명 가량 부족해진다. 특히 수련병원·군의관·공중보건의로 활동할 의사도 그만큼 감소해 이미 코로나19 장기화로 피로가 누적된 의료현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2021년 1월 실기시험을 통과해 의사면허를 취득한 자에 대해서는 인턴전형시 지역·공공의료 분야 인력충원 시급성을 고려해 비수도권·공공병원 정원의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인턴 모집은 2020년 실기시험 응시자와 2021년 상반기 응시자를 나눠 각각 2021년 1월 말, 2월 말에 실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