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가인 개당 3만3400달러(약 3600만원)를 을 넘어선데 이어 다음 달에는 5만달러선 돌파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요동치고 있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한국시간 3일 오후 6시 기준 비트코인이 전날 같은 시간에 비해 15.49% 상승해 최고가인 3만4254달러(약 3728만원)를 기록했다. 국내 거래소인 빗썸에서도 비트코인은 24시간 전에 비해 12.93% 올라 3879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거래돼 종가 개념이 없다.
지난해 연저점 대비 460%가량 급등했던 비트코인은 작년 12월6일 2만달러를 돌파한 지 한 달도 안 돼 66% 넘게 급등했다.
비트코인이 초강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암호화폐가 주류 자산시장에 편입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세계 최대 온라인 결제 플랫폼인 ‘페이팔’은 올해부터 암호화폐 매매와 결제 서비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2600만 가맹점에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으로 물건을 살 수 있게 된다. 페이팔 발표 직후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0% 넘게 올랐으며 암호화폐 시총 2위인 이더리움도 8% 넘게 급등하는 등 시총 상위 10개에 든 암호화폐가 덩달아 급등했다.
코로나 19로 인한 전 세계 정부와 중앙은행의 전례 없는 돈풀기와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헤지(회피) 수요를 부추긴 것도 암호화폐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을 했다.
실제 기관투자자들은 지난해부터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다. 미국 가상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 지난달 사들인 비트코인은 7만2950개로 같은 달 채굴량(2만8112개)의 약 3배에 달한다.
보험사도 투자 대열에 합류해 매스뮤추얼은 지난달 1억달러(약 1088억원)를 투자했다.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CEO)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기관투자자들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랠리는 이제 시작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제기된다. 블록체인 회사인 NEM의 니콜라스 펠레카노스 거래 책임자는 “우리는 지금 거대한 불마켓(Bull Market·강세장)의 시작에 들어섰다고 본다”며 다음 달에는 비트코인이 개당 5만달러선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콜 미너드 구겐하임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공급에 분명히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미 중앙은행은 엄청난 돈을 풀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40만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비관론도 여전히 만만치 않아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최근 “비트코인은 통화가 아니고 안정적인 가치 저장 수단도 아니다”며 “결국 거품이 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행보도 변수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암호화폐에 대한 입장은 행정부 내 관련 요직의 인물 성향에 달렸다”고 전했다. 재무장관 지명자인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수년간 암호화폐를 ‘투기성 자산’이라 표현하며 “익명의 통화는 테러 자금과 자금 세탁 등에 사용될 수 있다”고 비판해왔다.
일각에서는 2018년 겨울의 악몽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017년 급등한 비트코인은 당시 최고치였던 2만달러선을 돌파했지만, 중국이 암호화폐 사업을 단속하면서 그해 12월 3200달러 수준으로 폭락했다. 비트코인 역대 최저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