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봉석 사장, MC사업본부 직원에 이메일
“경쟁력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
매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며 “미래 경쟁력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LG전자 권봉석 사장은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업의 운영 방향이 결정 되는대로 소통하겠다”며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고용은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LG전자의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후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5조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LG전자가 MC사업본부를 매각하거나 대폭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왔다.
LG전자는 누적 적자가 불어나면서 지난 2019년 평택공장을 폐쇄하면서 스마트폰의 국내 생산을 중단한데 이어 생산 공장을 베트남 하이퐁으로 이전했다. 당시 평택공장의 인력은 창원의 생활가전 공장으로 전환 배치했다. 이후에도 LG전자는 제조자개발생산(ODM) 생산 비율을 높이고 MC사업본부의 인력을 타 부서로 전환 배치해 왔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제품 포트폴리오 변화, LG윙 등 혁신제품 출시 등의 노력을 병행해 왔다. 하지만 모바일 사업의 규모를 줄이면서 영업 적자가 2019년 1조원에서 2020년 8000억원대로 감소한데 반해 스마트폰 판매량이 함께 줄어들어 매각 가능성까지 검토하게 됐다.
현재 LG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2%의 점유율로 10위권에 올라 있다. 프리미엄폰 시장에서는 애플과 삼성전자에 밀리고 중저가폰 시장에서는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업체의 물량 공세에 밀려 입지가 좁아진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이형 폼팩터폰 ‘LG윙’의 판매량이 10만대에 이르지 못하면서 이달로 예정된 ‘롤러블폰’의 출시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11~14일 나흘 간 열린 CES2021을 통해 LG롤러블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LG전자는 “현재는 결정된 것이 없다”며 “롤러블폰을 계속 개발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8년 취임한 구광모 회장은 신사업 집중 투자와 더불어 적자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등 그룹의 제칠 개선에 역점을 두고 있다. 2018년 LG디스플레이가 중국 BOE에 LCD) 1위 자리를 빼긴 뒤 대규모 적자를 내자 LCD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축소하거나 폐지할 경우, 스마트폰 앱 ‘씽큐(ThinQ)’를 기반으로 하는 생활가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면 LG전자의 가전제품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가 없어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LG전자가 MC사업본부의 폐지보다는 규모를 줄이고 중저가폰의 ODM 중심으로 사업을 개편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LG전자의 주가는 보도자료 배포 직후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전 거래일 대비 12.84% 오른 16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