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동성 배우자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 오늘(21일) 나왔다.
이에 장보람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조사관은 “이번 판결은 한국이 결혼평등에 한 걸음 다가서는 중요한 결정이다. LGBTI 커뮤니티에 대한 차별이 종식되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번 판결은 사랑이 혐오와 차별을 이길 수 있음을 증명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건강보험공단은 동성 배우자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동성 부부를 차별하고, 이성 배우자에게 부여되는 기본권을 부정해왔다. 이번 판결을 통해 이러한 잘못이 시정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국에서 최초로 동성 부부가 법원에 의해 법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하지만 군대 내 합의에 의한 남성 간 성적 행위는 군형법에 의해 여전히 범죄로 취급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은 오늘 평등을 향해 중요한 걸음을 내디뎠다. 하지만 LGBTI 커뮤니티에 대한 차별과 범죄화를 종식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며, “포괄적 차별금지법 도입과 군형법 92조의6 폐지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 되어야 할 것” 이라 강조했다.
배경
대한민국 고등법원은 오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동성 배우자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라고 판결했다.
2022년 1월 7일, 서울행정법원은 소성욱씨가 자신의 배우자 김용민씨의 피부양자 자격을 부정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원고 패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소성욱씨는 2022년 1월 21일 고등법원에 항소했다.
소씨 부부는 2019년 결혼식을 올리고 사실혼 관계로 함께 살아왔지만, 현행법상 부부로 인정받지 못한다. 이들은 동성 부부로서는 최초로 배우자를 국민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했지만, 공단은 그로부터 8개월 후 피부양자 자격을 취소했다.
2019년 5월, 대만은 아시아 최초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슬로베니아와 안도라에서는 동성 부부의 결혼을 인정하는 법률이 이번 달부터 시행되었다. 이로써 전 세계적으로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국가는 총 33개국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