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송태영 칼럼니스트_ 필자의 스탠스는 知中國(지중국)이면서 철저한 反中共(반중공)이다. 그런 내가 지난 추석연휴 이후 두 개의 중국드라마에 푹 빠졌다가 나왔다. 하나는 <사마의1 -미완의 책사>와 <사마의2- 최후의 승자>이고 또 하나는 <신삼국지>이다. 삼국지는 이미 어릴 때부터 수차례 봤었고, 사마의를 별도로 다룬 책도 몇 권 본 적이 있어서 스토리면에서는 새로울게 별로 없지만, 둘다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한편으론 엄청난 물량을 투입했고, 또 한편으로는 한국의 드라마 영화 제작기술을 전수해 간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삼국지(연의)에서는 지나치게 유비가 미화되어 있는 걸 보지만, 이 두 드라마에서는 역시 조조가 단연 돋보이는 주인공이다. 그리고 그 조조야말로 철저한 마키아벨리스트이기도 하다. <사마의> 드라마의 조조 역할을 했던 위허웨이(于和伟)가 <신삼국지>에서는 유비 역할로 나오다 보니 잠시 럿갈리기도 하지만, 전혀 상반된 캐릭터를 소화해 내는 배우의 명연기가 볼만 하다.
아주 인상깊었던 장면이라 검색해보니 이 장면들만 동영상으로 인터넷 곳곳에 공유되어 있다. 역시 사람들 느낌은 다 비슷한게다.
신삼국지의 조조의 임종 장면에서는 조조는 먼저 아들 조비를 부른다. 그리고 당장에 죽일듯이 겁박한다. 조조는 가장 총애했던 아들 조충의 살해범으로 맏아들 조비를 줄곧 의심해 왔다. 뻔한 거짓말이라도 끝까지 부인하는 조비에게 죽임은 커녕 나라를 승계하게 해 준다. 리더는 그만큼 뻔뻔해야 한다는거다. 그리고 사마의를 이용할 것과 그를 경계해야한다는 유훈도 남긴다. 그리고 다시 신하들 앞에서 명대사가 나온다.
“죽는게 뭐가 두렵냐? 죽음이란 서늘한 여름 밤과도 같은 것…..세상 사람들이 어제도 나 조조를 잘못 보았지만 오늘도 또 잘못 보는구나. 어쩌면 내일도 또 잘못 보겠지..하지만 나는 여전히 나다. 남들이 날 잘못 보는 것 따윈 한번도 두렵지 않았느니라…..”
조조는 끝까지 사마의를 믿지 않았다. 끊임없이 의심하고 경계했다. “사람을 의심하면 쓰지 말고 썼거든 의심하지 말라”( 疑人勿用 用人勿疑)라는게 중국의 인사원칙임에도, 끝까지 그를 의심했지만, 결국 최후의 대업은 사마의에게 돌아가지 않았든가.
사마의 1 -미완의 책사, 동작대 위에서 조조 최후 장면이 장엄하게 펼쳐진다. 특히 술잔을 본인이 마시지 않고, 땅에 먼저 뿌리는 장면은 압권이다. 먼저간 부하들 참모들에게 바치는 것이다. 역시 “리더쉽은 쇼맨쉽이다”. 특히 그의 剑舞(검무) 아닌, 槍舞(창무) 또한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