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이정찬 발행인) 전 MBS기자 김세의와 유명 시사만화가 윤서인의 고 백남기씨의 딸 백도라지의 명예훼손에 대한 소송의 1심 판결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최미복 판사는 26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윤씨와 김씨에게 각각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명예훼손죄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진 것은 추미애 박원순 임종석 등 현 정권의 실세들이 자신들에 대한 개인적이거나 혹은 공적인 일과 관련한 비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이미 일반화된 내용까지도 명예훼손을 이유로 소송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 것이 한 원인으로 볼 수도 있다.
이전까지 우리 사회는 명예훼손죄에 대해서 상당히 너그러운 편으로 특히 사법부의 경우 심각한 피해를 당한 경우에도 200 300만원의 벌금형으로 다스리고 민사소송에 있어서도 배상액수가 500만원을 넘어서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명예훼손의 경우 물질적 경제적인 피해가 수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인 고통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큰 것이 보통이지만 명예훼손죄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은 지나치게 관대했던 것 역시 사실이다.
이번 김세의 윤서인에 대한 판결은 이들이 유명 언론사에 상근 혹은 비상근으로 근무하는 언론인으로써 이들의 행위, 특히 ‘언론을 대상으로 사실적시에 대한 명예훼손 판결을 내릴 수 있는 가’로 판결 내용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집중 시켰다.
재판부의 700만원 벌금형의 선고가 판사 재량권을 지나치게 적용한 것이 아닌지 확인해 보기 위해 명예훼손죄를 살펴 본다.
명예훼손죄: 형법 307조
“공연히 구체적인 사실이나 허위 사실을 적시(摘示)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
명예훼손죄 면책: 진실성,공익성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 그 사실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310·312조).
내용이 공공의 이해와 관계있거나, 또는 다만 공익을 위한 목적에서 행했을 경우에는 표시된 내용의 진실성이 증명되는 한 벌하지 않는다.
국민의 공사인 공무원이나 공선(공직선거)에 의한 후보자에 대한 명예훼손은 진실의 증명이 있는 한 벌하지 않는다.
형법 제310조에서 말하는 공공의 이익에는 널리 국가, 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되고,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개인적인 목적 또는 동기가 내포되어 있거나 그 표현에 있어서 다소 모욕적인 표현이 들어 있다 하더라도 형법 제310조의 적용으로 배제할 수 있다.
나아가 공인이나 공적 기관의 공적 활동 혹은 정책에 대하여는 국민의 알 권리와 다양한 사상, 의견의 교환을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의 측면에서 그에 대한 감시와 비판기능이 보장되어야 하므로 명예를 훼손당한 자가 공인인지, 그 표현이 객관적으로 국민이 알아야 할 공공성, 사회성을 갖춘 공적 관심사안에 관한 것으로 사회의 여론형성 내지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것인지, 피해자가 그와 같은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것인지 여부 등의 사정도 적극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공적 관심사안에 관하여 진실하거나 진실이라고 봄에 상당한 사실을 공표한 경우에는 그것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에 해당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는 증명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상기의 형볍 제 307조에 의하면 김세의와 윤서인에 대한 판결은, “내용이 공공의 이해와 관계있거나, 또는 다만 공익을 위한 목적에서 행했을 경우에는 표시된 내용의 진실성이 증명되는 한 벌하지 않는다.”는 내용과 상반되이 결정되었으므로 충분한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김세의와 윤서인의 행동은 분명히 백도라지의 행위에 대한 경종을 울리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이는 공익에 합치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재판부의 이번 판결은 언론의 자유를 크게 제한하고 표현의 자유를 상당히 제한하고 더 나아가 억압하는 소위 “재갈 물리기”로 보여진다는 것이 다수 언론인들의 견해이다.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을 적극적으로 작용한다면 한국사회에서 언론은 모두 기능과 역할을 잃고 단기간에 도태되고 말 것이 자명하다. 언론사에서 정치인과 공무원을 제외한 다른 모든 사람들을 기사나 방송에서 언급할 수 조차 없다면 그외의 어떤 기능이 남을 수 있겠는가?
보도를 접한 시민들의 반응 역시 ‘놀랍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극심한 이념 대립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재 한국사회지만 이번 판결에 대해서는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해치는 재판부의 폭거라고 규정하는 시민들이 대다수였다.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가한 김정환(가명 37세)는 문재인대통령을 지지하지만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면서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언론사의 만평작가와 방송기자 페이스북 글을 범죄행위로 처벌하겠다는 발상도 용납될 수 없는데 벌금형의 유죄판결을 내린 것에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28일 동화면세점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예비역 김모 준장은 “27일 임종헌 전법원행정처차장이 사법행정권 남용 협의로 구속되었다. 도주나 증거인멸의 이유를 빼고는 구속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적용되는 법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법치국가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음을 안타까와하고 분노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민의 다수가 침묵하고 있다고 하여 그들이 무지하다고 생각하는 오만과 오판을 경계하고 더 이상의 신적폐가 자행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민들의 소리에 사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